글로벌 왕따된 화웨이, 한국에 'SOS'...기회인가 위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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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왕따된 화웨이, 한국에 'SOS'...기회인가 위기인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5.28 15: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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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삼성전자-LG-SK 등에 부품 공급 지속 요청
피치사 "화웨이 사태, 삼성전자 등에 기회될 것"
미국이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에 올린 가운데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거취가 주목 된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에 올린 가운데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거취가 주목 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부품 공급 줄이지 말아달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소용돌이의 중심에 서 있는 중국의 화웨이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기업에 부품 공급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은 지난 16일 화웨이를 '수출제한 블랙리스트'에 올리며 한국 정부에 화웨이 제재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화웨이 모바일사업부 소속 고위 임원이 지난 23~24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대기업 임원진과 만나 부품 공급을 기존 계약대로 이행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자리에서 화웨이는 현재 29% 수준인 중국 내 모바일시장 점유율을 50%로 끌어 올릴 테니 반도체 등 부품 공급량을 줄이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의 한국 의존도는

화웨이가 구매하는 한국산 부품 규모는 연간 106억5000만달러(약 12조6000억원) 정도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주요 매출처로 애플, AT&T, 도이치텔레콤, 화웨이, 버라이즌 등을 꼽았다. SK하이닉스도 화웨이가 생산하는 스마트폰과 PC에 D램과 낸드플래시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를,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을 화웨이에 공급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대만, 영국 등에서 화웨이와 거래 제한을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대만, 영국 등에서 화웨이와 거래 제한을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왕따' 화웨이

미국 상무부는 지난 16일 화웨이 및 68개 계열사를 미국 거래제한 기업명단에 올렸다. 미국 기업도 대거 동참했다. 19일에는 구글이 화웨이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협업을 중단했다. 이어 인텔, 퀄컴, 자일링스, 브로드컴 등 미국 반도체 업체들도 화웨이와 거래 중단에 동참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온라인 스토어에서 화웨이 노트북 판매를 중단했으며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스택 소개 페이지에서도 화웨이와 화웨이 제품을 삭제했다. 

일본도 화웨이 제재에 동참했다. 일본 통신사 KDDI와 Y!모바일은 22일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 P20 판매를 보류했다. 24일에는 아마존 재팬 홈페이지에서 화웨이 제품을 '재고 없음'으로 표시하며 판매를 중단했다. 

대만 역시 마찬가지다. 대만의 중화텔레콤과 타이완모바일, 파이스톤 등 5개 이동통신사 역시 화웨이의 신규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했다.

글로벌 경제에서 미국과 보폭을 맞추고 있는 영국에서도 탈(脫)화웨이가 진행 중이다. 22일 영국의 반도체 기업 ARM은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화웨이의 5G 관련 제품은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한 제품이 많기 때문에 ARM과 거래는 치명적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같은 날 영국 통신사 EE와 보다폰 또한 화웨이의 신형 5G 스마트폰 메이트 20X의 사전판매를 중단했다.

이른바 '화웨이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화웨이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웨이 사태' 위기일까, 기회일까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 제재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화웨이 편에 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과 거래를 지속할 경우 미국의 보복이 우려된다. 반대로 마냥 미국과 보조를 맞추기도 어렵다.

미국 제재에 동참할 경우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제2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염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사태를 무작정 방관하는 것도 쉽지 않다.

"기회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28일 화웨이 사태를 이렇게 진단했다. 이어 박 연구위원은 ▲현지 진출 미국 기업에 대한 행정조치 ▲IT분야 수입 품목 제한 ▲희토류 수출 중단 ▲중국의 미국채 매각 압박 등을 거론하며 "미중 무역 분쟁의 본질은 미국과 중국의 헤게모니 충돌과 주력산업간 경쟁구도 심화"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통상으로 시작한 미중간 갈등은 결국 기술과 금융 대립으로 수렴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화웨이를 일반 통신회사로 보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화웨이 주주 구성 및 성장 배경을 보면 중국 정부가 있고, 중국의 '제조2025' 프로젝트와 산업 고도화 전략이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박 연구위원은 "미국이 전례 없는 행정 조치로 주변국과 기업에게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를 비롯해 밸류체인 전반에 위협을 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한국의 반사이익과 수혜 업종 선별이 우선돼야 겠지만 미중 갈등은 궁극적으로 기술·금융 패권전쟁으로 전개되면서 개별 산업 밸류체인 전반의 변화를 동반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테크 생태계 조성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국내 업체들도 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화웨이 사태가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화웨이 사태가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LG전자에 기회"

미국과 화웨이간 갈등이 국내 업계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 조치가 삼성전자에는 스마트폰 시장 입지를 강화할 최적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피치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시스템에 대한 접근권 상실은 화웨이의 중국 외 지역 스마트폰 판매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이는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치는 "안드로이드 운영시스템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화웨이 이외 다른 스마트폰 브랜드 구매를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는 특히 화웨이가 최근 성장한 유럽,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남아메리카 등 지역에서 시장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치는 "화웨이는 5G와 폴더블 폰 등 차세대 스마트폰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자"라며 "미국과 화웨이 간 무역 이슈가 이들 시장에서 초기 주도권을 잡을 기회를 삼성전자에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영국과 일본 업체들이 화웨이 5G 스마트폰 출시를 연기한 점도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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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llachi7 2019-05-28 18:29:44
중국 공산당을 어찌 믿고, 잘 지내다가도 우리 국익을 위한 사드배치 했다고 모든 경제를 끊은 국가입니다. 누구를 믿을수 있는지 판단이 안서는 겁니까? 중국이 부탁할만큼 우리랑 신뢰관계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