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슬로바키아] 자동차산업 덕 '호황'...계속 이어질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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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슬로바키아] 자동차산업 덕 '호황'...계속 이어질수 있을까
  • 안소현 슬로바키아 통신원
  • 승인 2019.05.2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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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의 실업률 무너뜨린 효자상품 자동차 산업
국가적인 골치거리 `노동력부족`...해결 방안 시급
안소현 통신원
안소현 통신원

[오피니언뉴스=안소현 슬로바키아 통신원] 올해 4월 슬로바키아 노동부는 월간 실업률이 전년 동기 대비 0.52%p, 전월 대비 0.31%p 감소한 4.90%를 기록, 사상 최초로 5%아래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구직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만7262명, 전월 대비 3523명이 감소한 16만6256명을 기록했다.

펠레그리니(Peter Pellegrini) 총리는 얀 리히터(Jan Richter) 노동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슬로바키아 정부의 정책과 일자리를 만들어낸 고용주들이 역사적 실업률 감소를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리히터 장관은 올해 4월 일자리를 찾은 실업자들 중 40%가 1년 이상 실직 상태였던 '장기실업자'라는 점에서 이같은 결과를 환영한다고 언급했다. 고용시장이 완전고용 상황에 진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슬로바키아의 '효자' 자동차 산업
 

자동차 산업은 슬로바키아가 1993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분리 독립한 이후 지속적으로 외국인 투자유치를 통해 성장시킨 국가 최대의 산업이다. 자동차 산업은 생산에 기여하는 화학, IT, 기계 공학, 야금업 등 업종별 협력 업체와 기업들을 엮어주고 네트워크를 형성시키며 슬로바키아가 제조업에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슬로바키아에서 연간 생산되는 자동차 수는 1백만대 이상으로, 이는 전 세계 승용차 생산량의 약 1.5%를 차지한다.

슬로바키아에는 본래 기아 모터스, PSA 그룹, 폭스바겐 3사의 생산 공장이 있었고, 2018년 재규어랜드로버(JLR)가 니트라(Nitra)에 새로운 공장을 설립했다. 이후 슬로바키아의 자동차 산업과 경제는 큰 전환점을 맞았다.

니트라의 공장은 슬로바키아뿐만 아니라 재규어랜드로버의 세계 공장 중에서도 최대 규모와 진보한 기술을 자랑한다. 이를 통해 재규어랜드로버는 고품질을 요구하는 소비자 세그먼트에서 대량 생산이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했고 기존의 협력사는 물론 슬로바키아와 주변국의 협력사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지 금융정책연구원(IFP)은 재규어랜드로버의 슬로바키아 진출 덕에 올해 국가 GPD성장률이 4.55%에 이를 것으로 예견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슬로바키아의 견고한 경제성장과 재정건전성 개선을 높게 평가하지만, 자동차 산업에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기 호황과 노동력 부족이라는 '역설적 상황'

슬로바키아는 자동차 산업과 경제의 꾸준한 성장에도 불구, 심각한 노동력 부족문제에 직면해 있다.

유럽 통계청은 2020년과 2060년 사이 V4(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폴란드)의 인구가 약 650만명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과거 4국의 EU가입으로 인해 자국민들의 유출이 일어났고 2004년과 2016년 사이에는 이미 300만 명의 인구가 V4를 떠난 것으로 기록됐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력 부족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동력 부족문제가 나타날수록 임금은 빠르게 상승하고, V4의 주력 경제 모델인 저임금 경제 모델이 훼손될 뿐만 아니라, 슬로바키아에 진출하려는 한국기업은 물론 해외 기업들도 발길을 돌려 폴란드나 헝가리로 떠나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로 이전을 결정한 기업이 600개사에 불과했던 반면, 올해 3월까지만 총 193개의 기업들이 이전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헝가리의 낮은 단일법인세율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금 및 가벼운 행정 부담이 기업들을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슬로바키아의 최저임금은 월 520유로로, 지난해 대비 약 8.3% 상승했다. 그리고 자동차 수리 및 판매 부문에서 16.3%의 높은 임금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유로화 사용으로 인해 계속해서 국내 물가는 상승하고 있는데,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 때문에 파업을 감행하는 노조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슬로바키아 정부는 지난 10년간의 도제식 교육이 충분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정책들을 추진했다. 그 결과 외국인 노동자 고용 정책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 체류 및 노동허가 발급 기간 단축 및 노동력 부족 시 인력파견회사를 통한 제 3국의 노동력 수입 가능성 확대
- 인력이 부족한 일자리 및 기술센터 직원의 경우, 임시거주 신청 기간을 90일에서 30일로 단축
- 비EU 국적 노동자가 노동허가를 신청할 때 제출하는 서류 간소화 

 이러한 해결책이 제시된지는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두드러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6월에 일어나는 정권 교체에 따라, 새로운 대통령이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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