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던 '쥴' 상륙…KT&G‧편의점 주가 희비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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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던 '쥴' 상륙…KT&G‧편의점 주가 희비교차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5.24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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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액상형 신제품 '릴 베이퍼'로 맞불 예고
KT&G주가 24일 약보합 면치못해
편의점·면세점주, 쥴 수혜 업종으로 두각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신종 액상 전자담배 ‘쥴(JUUL)’이 24일 마침내 한국에 상륙했다. 주식시장에선 KT&G가 쥴 출시 여파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축소 우려가 시장에 퍼지고 있어서다. KT&G가 당장 쥴의 인기를 뒤엎을 만한 비장의 무기를 갖고 있진 않지만 영영 반전 포인트가 없진 않다.   

쥴과 맞붙기 위해 KT&G는 액상형 신제품 ‘릴 베이퍼(Lil Vapor)’를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새롭게 출시될 릴 베이퍼 전망을 분석하기 위해 분주하다. 

쥴은 KT&G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또 다른 업종에는 호재로도 작용하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확대로 편의점‧면세점 업종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4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KT&G는 0.49% 떨어진 10만15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하루만 놓고 보면 약보합이지만 KT&G주가는 지난 3월12일이후 우하향 곡선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12일은 쥴 제조업체인 쥴 랩스(JUUL Labs)가 아시아에서 최초로 한국에 쥴을 출시한다고 공식 발표한 날이다.  

◆ 냄새·담뱃재 없어 인기...청소년 흡연율 증가 우려 

액상형 전자담배인 쥴은 ‘미국 전자담배 1위’ 타이틀을 갖고 있다. 2015년 처음 출시된 후 2년 만인 2017년 시장 점유율 70%를 넘겼다. 미국에서는 ‘쥴을 피운다’는 의미로 ‘쥴링(JULLing)’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사용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쥴랩스는 지난해 9월부터 한국 진출을 추진하며 ‘현지화’에 공을 들였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쥴의 액상 카트리지 ‘포드(POD)’는 니코틴 함량이 1.7%~5%다. 이와 달리 한국 제품은 ‘유해화학물질 영업허가의 면제에 관한 규정’에 따라 니코틴 함량을 0.7%로 낮췄다. 이 때문에 타격감(담배 연기가 목을 넘어가는 느낌)과 연무량(담배 연기의 양)이 줄었으나 온도 조절 시스템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 특유의 ‘찐 냄새’가 나지 않는 데다 담뱃재가 없는 점이 쥴의 강점으로 꼽힌다. 담배 같지 않은 이동식저장장치(USB) 형태의 세련된 디자인도 인기 요인이다. 

반면 쥴은 미국에서 청소년 흡연율을 높였다는 오명도 갖고 있다. 정부도 쥴 출시와 함께 청소년 판매에대해 적극적인 단속의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또 흡연금지장소에서 쥴 흡연을 철저하게 단속하고 일반 담배 흡연시 부과하는 과태료 규정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금연구역서 쥴 흡연 적발시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 KT&G 시장 점유율 축소 우려

소비자들은 한국 출시 전부터 쥴에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그간 쥴랩스 측이 특별한 홍보 활동을 진행하지 않았으나 입소문만으로 쥴이 젊은 애연가들의 주목을 받은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해 유튜브에서는 쥴을 ‘직구’한 소비자들의 후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국내 1위 담배업체인 KT&G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급상승한 KT&G의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이 다시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지난 1분기 KT&G의 시장 점유율은 34%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보다 23%포인트 높아졌다. 만약 쥴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시장 점유율을 반납해야 하는 셈이다. 특히 KT&G는 2017년 6월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 출시 당시 보수적으로 대응해 초기 시장 선점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KT&G가 ‘이번에는 다르다’고 보고 있다. 오는 27일 쥴과의 정면승부를 위해 액상형 전자담배 신제품 ‘릴 베이퍼(Lil Vapor)’를 선보이는 만큼 아이코스 때와 같은 상황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주가 역시 단기적으로 쥴 출시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받더라도 점차 릴 베이퍼의 파급효과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릴 베이퍼는 출시 직후부터 바로 수익에 기여할 수 있다”며 “릴 베이퍼 판매 성과에 따라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 높다”고 설명했다.

◆ 편의점 수익성에 긍정적 효과

시장에서는 이들 액상형 전자담배를 유통하는 편의점·면세점주에도 주목하고 있다. 쥴랩스는 24일부터 서울 지역 GS25‧세븐일레븐 편의점을 비롯해 롯데면세점·신라면세점에서 쥴 본체와 포드를 판매한다. 릴 베이퍼의 경우 KT&G가 서울·부산·대구 등 전국 주요 도시 CU 편의점에 한해 공급할 예정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쥴'이 24일부터 서울지역 GS25‧세븐일레븐 편의점과 롯데면세점·신라면세점에서 판매된다. 사진=연합뉴스

물론 아이코스 출시 초반 CU만 3개월간 독점판매로 매출 증대 효과를 본 사례가 재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쥴과 릴 베이퍼가 거의 동시에 출시되는 데다 각 제품별 독점판매 기간이 한달 가량으로 짧아서다. 다만 편의점 객수(Traffic) 회복은 기대할 만 하다는 분석이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쥴과 릴 베이퍼가 잇달아 출시되면서 GS25의 우선 판매 효과는 크지 않다”며 “다만 액상형 전자담배 출시로 편의점 전반의 산업 객수 회복이 예상되므로 편의점주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일반 담배보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상품이익률이 높아 편의점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과세기준이 낮아 상품이익률이 높졌다는 분석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액상형 전자담배는 편의점 업체들의 매출보다는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며 “쥴의 경우 유통 마진이 기존 담배보다 높아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편의점의 매출총이익률이 개선된다”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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