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 장기화 우려에 채권 수익률 급락...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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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 장기화 우려에 채권 수익률 급락...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고조
  • 최원정 글로벌에디터
  • 승인 2019.05.2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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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부 산둥성 칭다오항에 정박한 미국 컨테이너 화물선. 사진=AFP연합뉴스
중국 동부 산둥성 칭다오항에 정박한 미국 컨테이너 화물선. 사진=AFP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최원정 글로벌에디터] 채권 시장이 또다시 불황의 경고음을 보내기 시작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 우려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급락하며 단기 금리와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수익률은 급격히 하락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며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을 휩쓸며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던지고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은 0.08%포인트(8bp) 떨어진 2.29%에 거래되며 지난 2017년 10월래 최저점을 기록했다. 하루 하락폭으로 지난 4월 1일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 

10년물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며 1년물과의 금리 역전 현상(일드커브)도 일어났다. 올해 들어 두번째다. 장기물과 단기물의 금리 역전 현상은 일반적으로 경기 불황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 들여진다. 3개월물 금리와의 역전 현상도 지난 15일이 이어 또 다시 나타났다. 

월가에서는 조만간 트럼프 행정부가 3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부터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나머지 325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해서도 조만간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실제 관세 부과의 효과가 나타나기 이전에 양국이 협상을 재개해 무역전쟁을 종결시킬 합의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양국이 한 치 양보없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이 같은 기대감이 무너진 것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전으로 돌입할 경우 경제가 타격을 입게 되는 만큼 연준(Fed)이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강해지고 있다. 전일 공개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는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암시하는 내용이 전혀 없었지만, 지난 FOMC회의(4월30일~5월1일)가 열린 이후 시장 상황이 급변한만큼 향후 연준의 입장에도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선물시장은 이미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베팅하고 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내년 중반까지 두 차례, 내년 하반기에 또 한 차례에 걸쳐 2020년말까지 총 3차례 각각 0.2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CME그룹의 페드워치는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올해 하반기까지 금리인하를 한 차례 단행할 가능성이 41.1%, 두 차례 인하는 25.3%로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는 한달전의 32.4%, 6.7%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단기금리 수석 전략가인 마크 카바나는“시장은 이제 모든 중국산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는 전면적인 무역전쟁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믿는다”며 “시장의 우려는 우리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향해 가고 있으며, 이것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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