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고교생흡연율 2배 증가시킨 '쥴' 국내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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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고교생흡연율 2배 증가시킨 '쥴' 국내 상륙
  • 한동수 기자
  • 승인 2019.05.22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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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랩스코리아 22일 기자간담회 열어...24일 국내 출시 선언
중고생 자녀 둔 학부형 당분간 '쥴' 비상
정부, 기존담배와 형평성 문제...규제 쉽지 않아
서울 성수동에서 22일 열린 미국 액상전자담배 '쥴' 국내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설립자인 아담 보웬(왼쪽)과 제임스 몬시스(가운데)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성수동에서 22일 열린 미국 액상전자담배 '쥴' 국내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설립자인 아담 보웬(왼쪽)과 제임스 몬시스(가운데)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한동수 기자]  “국내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겠습니다”

신제품 출시를 앞 둔 미국 전자담배 쥴(JUUL) 판매를 총괄하는 쥴랩스코리아 이승재 대표의 공식 멘트다. 쥴랩스코리아가 2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연 기자간담회를 통해 나온 얘기다.

이 같은 이 대표의 말은 두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미국에서 신드롬을 일으킨바 있는 전자담배 쥴에 대한 자신감 혹은 쥴이 청소년 흡연율을 급상승 시키는 주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지 않기 위한 선제적 방어일 수도 있어서다.

국내 상륙 이전부터 쥴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적지 않았다. 미국서 쥴 출시 후 가파르게 상승한 청소년 흡연율 때문이다. 쥴은 샤프심통처럼 납작한 직육면체 모양이다. 얼핏보면 이제 생활용품 지위에 오른 USB와 닮은 꼴이다.

게다가 액상 전자담배인 쥴은 연기가 많이 나지 않고 기존 담배연기와는 다른 각종 향기가 첨가돼있어 미국에선 교실에서 수업중 쥴을 흡연하다 적발된 청소년까지 등장했다.

◆쥴 출시 후, 미국 고교생 흡연율 2배 증가

쥴이 미국에서 신드롬을 일으킨것과 비례해 청소년 흡연율도 급증했다. 미국 현지언론들은 최근 쥴 출시 이전과 이후 고교생 흡연율은 2배 가까이 늘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고교생 흡연율은 쥴 출시 이전이었던 2017년 11.7%에서 출시이후인 2018년 20.8%로 급상승했다.

쥴은 USB처럼 생긴 디바이스에 액상 카트리지인 일명 ‘팟(Pod)를 끼워 피는 방식이다. 1개 팟안에는 담배 1갑 분량의 니코친을 함유한 액상이 들어있다.

국내 시판 가격은 디바이스가 3만9000원, 교체형 액상 카트리지 한 개가 4500원이다. 청소년들의 접근성이 어렵지만은 않은 가격대다.

◆정부, 마땅한 규제책 내놓기 쉽지 않아

정부는 오는 24일 쥴 출시를 앞두고 신종담배 규제책을 지난 21일 내놨다. 신종담배 규제책을 보면 ▲궐련형 전자담배 등 신종담배에 대한 적극 대응 ▲국민건강 보호를 위해 간접흡연 적극 차단 ▲흡연조장 환경 근절을 통해 청소년·청년 시기의 흡연 적극 차단 ▲흡연예방교육 및 금연치료 강화 등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쥴 출시 후 청소년 흡연율 증가를 막기위한 구체적 대책은 없다.

보완책으로 내 놓은 것은 담배의 향을 결정하는 가향물질 첨가 규제다. 다만 당장 시행하진 않고 앞으로 단계적으로 담배에 들어가는 ’가향물질‘ 금지 방침만 내놨다.

이 같은 방침을 당장 시행하지 못하는 것은 기존 커피향이나 박하향을 포함시키고 있는 국내외 담배 제조사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쥴을 겨냥한 정부의 가향물질 금지 조치가 당장 시행되긴 어렵고 선언적 조치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쥴랩스, 바이럴 마케팅 자제 선언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를 연 쥴랩스는 청소년에게 노출될 수 있는 SNS를 통해 쥴에 대한 어떠한 바이럴마케팅도 삼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승재 쥴랩스 코리아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제품 판매가 시작되면 국내 담배사업·청소년보호법은 물론 기타 법령에 명시된 (판매)연령 제한을 전적으로 준수할 것”이라면서 “성인흡연자만을 위한 광고를 기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떤 종류의 소셜 마케팅도 진행하지 않겠다”며 “공식 홈페이지도 성인 인증을 마친 후 들어가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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