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유럽의 재정위기로 수출이 힘들었던 2012년(2.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에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6%에서 2.4%로 낮췄다.

KDI는 22일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대외경제 상황이 빠르게 둔화하면서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낮아져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게 됐다"며 "우리 경제의 전반적 경기가 수출에 좌우된다"고 밝혔다.

KDI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2.6∼2.7%)나 한국은행(2.5%), 국제통화기금(IMF,2.6%)보다 낮다. 외국 투자은행들의 전망치도 하향조정되는 추세다. 

김현욱 경제전망실장은 "잠재성장률은 2.6∼2.7%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성장률 전망은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수준"이라며 "올해 4분기나 내년 상반기가 저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KDI는 올해 수출은 금액 기준으로 6.0% 감소할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작년 하반기 4.6% 증가 전망에서 마이너스 전망으로 돌아선 것이다. 수출은 내년에도 2.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582억 달러에서 내년에는 559억 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감소와 교역조건 악화 때문이다.

설비투자 역시 4.8%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작년 하반기의 '1.3% 증가' 전망에서 바뀌었다.

건설투자의 경우 올해 4.3%에 이어 내년에도 3.1% 각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축부문이 주택건설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보이면서 부진이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민간소비는 경제성장률 하락과 교역조건 악화 등으로 실질구매력이 제한되면서 올해 2.2%, 내년 2.4%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 물가는 올해 0.7%, 내년에는 1.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실업률은 경기 부진에도 정부 일자리정책 등의 영향으로 올해 3.9%, 내년 3.8%로 지난해(3.8%)와 유사한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자 증가폭도 종전의 10만명 내외에서 20만명 내외로 두배 가량 높아졌다. 그러나 내년에는 10만명대 중반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KDI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과 반도체 호황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세가 작년 하반기부터 약화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저하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우리 경제의 성장세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 반도체 수요 회복시기와 정도 등을 꼽았다. 대내적으로는 노동시장 정책 변경에 따른 단기적 부작용을 하방위험으로, 사회안전망 강화 정책의 가시적 성과 확산을 상방위험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0.1∼0.2%포인트 상·하방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KDI는 이같은 대내외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는 대내외 수요 위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조합을 확장적 기조로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실장은 "최근 경제상황을 판단했을 때 여러 위험요인이 산재한 상황이기에 2분기 성장률이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금리인하를 포함한 적극적 툴(수단)을 시행하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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