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리포트] 페이스북, 공동창업자까지 가세한 '해체론'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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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리포트] 페이스북, 공동창업자까지 가세한 '해체론' 시끌
  • 권혜미 뉴욕통신원
  • 승인 2019.05.16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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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독점 업체는 '규제 무풍지대' 위험 주장
페이스북 "몸집크다고 해체하라는 건 말도 안돼"
그래픽 사진=연합뉴스.
그래픽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혜미 뉴욕통신원] "페이스북은 소셜 미디어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만 아무런 감독을 받지 않는다. 마크 저커버그 1인 경영체제는 위험하다. 이젠 몸집이 너무 커졌다. 페이스북은 해체해야 한다"

최근 미국에서 소셜미디어 세계 1위인 페이스북의 독점적 지위를 허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이에 대한 찬반론자들의 논쟁이 점점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발단은 지난 9일 마크 저커버그의 하버드대 기숙사 룸메이트였고 페이스북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했던 크리스 휴즈 (Chris Hughes)가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칼럼에서 시작됐다.

휴즈는 칼럼에서 개인 사생활 보호와, 소셜 미디어 독점 제한, 기술 혁신을 위해 페이스북을 분사하고, 정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페이스북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부사장 닉 크레그 (Nick Clegg)의 명의로 같은날 뉴욕 타임즈를 통해 반박 칼럼을 내놨다. 페이스북은 개인 사생활 보장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고 정부 규제 강화에 협조하는 중이며, 향후 개인 데이터 보안 강화를 위해서 필요한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를 위해 페이스북이 규모의 경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 저커버그와 페이스북을 공동창업한 크리스 휴즈. 그는 최근 뉴욕타임즈에 페이스북은 해체돼야 한다는 주제로 칼럼을 통해 페이스북 독점적 지위와 1인 경영체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사진=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와 페이스북을 공동창업한 크리스 휴즈. 그는 최근 뉴욕타임즈에 페이스북은 해체돼야 한다는 주제로 칼럼을 통해 페이스북 독점적 지위와 1인 경영체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사진=연합뉴스.

저커버그 친구가 시작한 '페이스북 해체' 논란

저커버그와 하버드 재학 시절 페이스북을 공동 창업했고, 친구 사이인 휴즈는 저커버그란 한 개인이 전 세계 수십 억명이 사용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그리고 왓츠앱이라는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의 경영권을 홀로 손에쥐고 통제함으로써 시장과 정부의 그 누구보다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친구인 저커버그가 좋은 사람이지만 현재 그의 주변에 본인의 의견을 얘기하고 저커버그를 반대하는 사람보다 따르는 사람으로 둘러 쌓여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페이스북이 점점 정보 보안 보다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펴고 있어 경영측면에서도 문제도 있다고 비판했다.

휴즈는 미국은 독점을 저지하는 전통과 권력이 한 개인에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견제와 균형의 건국이념이 있는 국가 라면서, 저커버그란 개인에 부여된 강력한 힘은 미국적이지 않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2012년 페이스북의 주식을 매각하고 경영에서 물러난 크리스 휴즈는 또 페이스북이 시장에 경쟁사가 나타났을 때 기업을 인수하거나, 경쟁사 컨텐츠를 페이스 북에서 차단하거나, 또는 서비스를 카피하는 방식으로 경쟁을 억제하는 전략을 썼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을 조정해 경쟁사인 유튜브와 비메오(Vimeo)가 생성한 비디오보다 페이스북이 생성한 비디오가 우선 사용자에게 노출되도록 하고, 트위터가 새로 도입한 비디오 서비스인 바인(Vine)을 페이스북에서 보이지 않도록 차단해 4년만에 바인(Vine)서비스를 접게 만들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스냅챗의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베낀 서비스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도입한 것도 일례다. 그 결과, 스타트 업계와 벤처 캐피털의 폭팔적인 성장과 페이스북을 떠나고자 하는 대중의 니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 이후로 새로운 소셜미디어 서비스의 등장을 보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휴즈는 페이스북 입장에서 규제 강화가 무서운게 아니라, 정부가 반독점법으로 접근해 들어오는게 가장 두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약회사, 자동차, 카드 회사에 대해서는 따로 감시 기구를 두면서 왜 소셜 미디어 시장에는 시장 독점적 지위에 대해 미국 정부가 적극 관여하지 않는 것인지에 대해 반문했다.

이에 따라 휴즈는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의 인수 허가를 취소하여 기업 분리를 강제하고 향후 몇 년 동안 페이스북의 인수 합병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해체가 정부 입장에서는 돈이 안드는 데다가 온라인 광고 업체 입장에서는 유치할 고객사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 같은 조치를 하면 페이스북의 주식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주주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 할 근거로는 반독점 법 적용을 받았던 스탠다드 오일 주가는 기업 해체 5년 만에 규제 이전주가보다 5배로 상승했고, AT&T도 1984년 분리 후 주식 가치가 3배로 뛰어 오른 사례가 있다.

페이스북 "몸집 커졌다고 해체하라니...말도 안돼"

페이스북은 영국 부총리 출신 닉 크레그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의 반박 칼럼을 내고 기업 사이즈가 크다고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은 말도 안된다며 휴즈 칼럼을 반박했다. 

크레그 부사장은 페이스북을 해체하더라도 여론 조작, 선거 개입, 개인 정보 보호 문제가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비판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큰 성공에 걸맞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고객의 권리를 보호하고 정부와 규제 노력에 적극 협조하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지난 2018년 1월에 저커버그는 믿을 수 있는 뉴스 소스와, 친구간에 공유된 뉴스 콘텐츠을 우선 노출 시키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페이스북 직원들이 개인 정보를 확인하지 못하도록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사설 업체를 고용해 페이스북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폭력적이고 선동적인 콘텐츠를 적발해 삭제하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스로 내부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선제적으로 규제 강화를 적극 유도해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크레그 부사장은 칼럼에서 '지난 2년 동안 테러리즘과 증오를 조장하는 컨텐츠를 삭제하고, 러시아의 미국내 선거 개입을 차단하는 보안 조치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면서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12년 IPO(주식상장)시 페이스북의 연간 매출액보다 많은 비용을 올해 쏟아 부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지속적인 보안 투자를 위해선 휴즈의 주장처럼 페이스북을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매출을 더 늘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세계에서 월간 23억명의 사용자를 가진 페이스북은 전 세계 소셜 네트워크 매출의 80%에 해당하는 500억 달러의 가치를 가진 절대적인 1인자다. 미국 소셜 미디어 사용자 중 3분의 2가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3분의 1이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인스타그램, 그리고 5분이 1이왓츠앱을 사용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 시장에서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핀터레스트, 링크드인과 스냅챗의 사용자를 합쳐도 페이스북과 관계사 가입자 수의 3분의 1 수준이다. 문제는 이용자들이 페이스북 사용을 중단하고 싶어도 대체제가 없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페이스북이 민주주의에서 여론 형성과 개인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이 커지면서 전통적인 미디어와 같은 공적인 역활을 하므로 이에 대한 이에 대한 책임과 개인 정보 보호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의 독과점 논란을 대하는 향후 미국 규제 당국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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