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축복 아닌 재앙"…커지는 `고용쇼크` 공포
상태바
"미래차, 축복 아닌 재앙"…커지는 `고용쇼크` 공포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5.13 2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3일 울산에서 노사민정 자동차산업 고용변화 토론회 개최
완성차 업체, 부품업체, 노동자 모두에게 `위기감` 팽배
글로벌 기업들 이미 공장폐쇄, 고용 감축 들어가
친환경 미래차 시대를 맞아 대규모 인력감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친환경 미래차 시대를 맞아 대규모 인력감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현실로 다가오는 자율주행, 전기차 등 미래자동차 시대의 장밋빛 청사진 이면에 '미래차는 곧 고용쇼크'라며 어두운 미래도 예고되고 있다. 미래차가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기존 내연기관에서 전기나 수소연료전지로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바뀌면 대폭적인 인력 감축이 동반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동차산업 고용쇼크, "노사민정이 함께 극복하자"

한국 자동차산업은 미래차 시대 고용 쇼크에 대비하고 나섰다. 13일 울산시청에서 '자동차산업 미래전망과 고용변화 토론회'가 열린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이날 토론회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자동차산업의 급속한 패러다임 변화를 예측하고 선제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울산시와 현대자동차 노사가 함께 마련했다는 점에서 관계자들 모두가 갖고 있는 긴장감을 반증했다. 정책당국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토론회는 자동차 분야 전문가와 현대차 노사의 주제 발제에 이어 조형제 울산대 교수 사회로 김종철 울산고용노동지청장, 이상호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전문위원, 정찬윤 울산시 노동특보가 지정 토론자로 나섰다. 미래차 시대 고용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노사민정이 한 테이블에 앉은 것.  

울산시 관계자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친환경 미래형 자동차 시대에 선도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울산시가 가지고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자동차 업계의 자구적 노력과 노사민정이 함께 지역사회와 협력, 관련 인프라 구축과 연구개발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미래차 시대 예견되는 고용쇼크에 대응하기 위해 13일 울산시청에서 노사민정이 머리를 맞댔다. 사진=pixabay.com
미래차 시대 예견되는 고용쇼크에 대응하기 위해 13일 울산시청에서 노사민정이 머리를 맞댔다. 사진=pixabay.com

◆"2025년 '고용쇼크' 온다"...중소부품 업체들 미래차 변화 맞추기 힘들어

내연기관은 연료를 폭발하고 태워서 동력을 얻는 메카니즘이다. 엔진 관련 부품만 100여개에 달할 정도로 많은 안전장치와 복잡한 동력전달장치가 들어가는 반면, 미래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엔진과 변속기의 자리를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대신한다. 이때문에 파워트레인 부문 등에서 전면적인 고용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내연기관 관계자들의 우려다. 

또 미래차에 탄소강화섬유나 가벼운 합금 등 기존 철강을 대체하는 소재 사용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프레스나 차체, 도장 관련 인력도 대폭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협력업체 및 부품사 단계로 가면 정도가 더 심하다. 

이날 토론회에서 자료를 낸 민주노총 금속노조 김성혁 연구원은 "미래차 시대가 정착될 경우 새로운 아이템을 자체 연구 개발하는 기술력과 자본이 부족한 부품사들이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며 "대부분의 부품사가 지속적인 CR(납품단가 삭감) 등으로 물량을 늘려 수익을 유지하는 구조인 만큼 대연기관 자동차의 생산이 줄어들게 되면 글로벌 수출 및 복수 납품이 가능한 일부 부품사 외에는 심각한 충격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현대차 노조 관계자도 "2025년까지 현대차에서만 일자리 7053개가 줄고 1만곳에 이르는 국내 자동차 부품사중 28%(2886개)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부품 전장화, 차량 공유 등 확대로 2030년이면 자동차 산업에서 제조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73%에서 40%로 줄어 결국 제조사 외연이 25%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래차 시대를 대비해 도요타와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한창이다. 사진=pixabay.com
미래차 시대를 대비해 도요타와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한창이다. 사진=pixabay.com

◆"GM·도요타 등 미래차 시대 인력 구조조정 중"...근본적 대응엔 한계

미래차 개발에 한발 앞선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이미 이같은 움직임을 시작했다.  

금속노조 황현일 비상임연구위원은 지난달 공개한 '전기차 확산과 노종조합의 과제'라는 논문에 따르면, 미래차발(發) 고용쇼크는 GM과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황 연구위원은 "혼다 자동차는 매년 시빅 모델을 16만대 생산하는 영국 스윈던 공장을 2021년 폐쇄하기로 했고, 고용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폭스바겐도 최근 7000명 규모의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며 "GM·포드·혼다도 공장 폐쇄, 자회사 철수 등으로 미래차 시대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미래차 시대에 고용안정을 위한 대응 방안으로 '폭스바겐 노사협약' 등 독일 금속노조의 대응모델에 주목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16년 디젤 스캔들 이후 전기차를 2025년까지 총 생산량의 20~25%(200만~300만대) 비중으로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독일 노조는 이 경우 2만3000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폭스바겐만 놓고 보면 1만4000명이 유니폼을 벗어야 한다. 

폭스바겐 노사는 이에 따라 지난 2016년 '미래협약'을 체결했다. 노사는 2025년까지 경영상 이유로 해고하지 않기로 하는 한편, 대신에 고령자 파트너십 제도를 통해 임금보전 및 조기퇴직을 유도하는 한편 재교육과 전환배치 등을 통해 일자리 감소에 대응하기로 했다. 

독일 자동차 노조를 대표하는 독일 금속노조는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독일 금속노조는 유럽연합(EU)에 환경규제 속도 조절을 주문하는 한편, 전기차 배터리 셀 등 미래차 기술에 대한 완성차 업계의 주도권 확보 등 대응전략을 꾸리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