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리포트] '경제위기' 아르헨티나에 부는 '따릉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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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리포트] '경제위기' 아르헨티나에 부는 '따릉이' 열풍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5.13 2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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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교통비와 불편한 대중교통 대안...市 정부도 적극 육성 나서
KOTRA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무역관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정부는 무료 자전거 대여시스템인 에코비시(ecobici) 확산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부에노스아이레스 시정부 홈페이지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 등으로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자전거 시장은 10%대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시의 '따릉이'같은 무료 자전거 대여시스템이 친환경· 생활비 절감의 '일석이조' 효과로 각광을 받으면서 관련 산업도 '뜨고' 있는 것이다.

KOTRA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무역관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자전거산업진흥협회(COMMBI)의 조사 결과 자전거 출하량은 2017년 14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150만대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 가성비 높은 교통수단으로 인기

자전거 시장이 단기간에 급성장한 이뉴는 ▲환율 불안정 ▲인플레이션에 따른 교통비 인상 ▲불편한 대중교통의 대안으로 자전거가 가성비가 높은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아르헨티나 회사원의 월 평균 교통비는 2018년 2월 10.4 달러에서 2019년 2월 23 달러로 급상승했다. 현지에서 잘 팔리는 자전거 가격이 대략  8000페소 (200 달러) ~ 2만 페소 (500달러) 사이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교통비가 중저가 자전거 한대 가격과 맞먹는 수준이라 많은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자전거 구매에 관심이 쏠린 것이다.

지난해 출하된 150만대 중 현지조립·생산은 120만대로 전체의 80% 육박하고 나머지 20%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자국내 생산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산 제품에 한해 6·12·18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는 등 정책적 뒷받침에 나서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라플라타, 멘도사, 산타페와 같은 아르헨티나 주요 도시들도 자전거 전용 도로인 ‘Ciclovías’ 를 구축해 자전거 사용자의 안전과 편의성을 보장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시 자전거 전용차선 및 대여소 위치 지도. 자료=부에노스아이레스 시 정부
부에노스아이레스 시 자전거 전용차선 및 대여소 위치 지도. 자료=부에노스아이레스 시정부 지도서비스

현재 부에노스아이레스시에는 230Km에 달하는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있으며 올해 안에 30Km 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지난 2017년 위러브사이클링(welovecycling)에서 발표한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순위’ 에서 9위에 오를 만큼 인프라 수준은 매우 높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는 특히 무료 자전거 대여 서비스 에코비시(Ecobici)를 통해 친환경 교통을 위해 자전거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2009년 도입 당시만 해도 자전거가 이동수단 중 차지하는 비중은 0.4%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말에는 3.5%까지 껑충 높아졌다.

에코비시는 그동안 200개의 대여소와 자전거 2500대를 운영해왔으나 노후화된 설비와 비효율적인 예산사용으로 인해 서비스 질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자 시 정부는 과감하게 민영화를 추진했고 공개입찰을 통해 브라질 업체 템비시(Tembici)에 운영권을 양도했다.

여전히 정부의 보조금을 받으며 무료로 제공되는 이 서비스는 모든 대여소와 자전거를 교체하는 작업을 거쳐 3월에 공식 시작됐다. 시 정부는 올 6월까지는 대여소 400개에 자전거 4000대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 자전거 수입시장도 덩달아 성장

이처럼 자전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입시장도 달라지고 있다. 2014년까지는 정권 차원의 수입규제와 주요 자전거 생산국인 중국과 대만에 반덤핑세 부과로 인해 수입규모는 150만 달러 안팎에 그쳤다. 그러다 2015년 12월 정권교체 후 부터는 정부가 시장개방에 나서면서 수입규모가 대폭 증가했다.

지금의 마끄리 정권 출범과 함께 도입된 수입 간편화 정책과 자전거 수요 증가에 힘입어 아르헨티나 대형마트와 자전거 산업 종사자들이 적극 수입에 나서면서 지난해 수입액이 2600만달러를 돌파했다. 수입업체도 2016년 20개사에서 2018년 47개사로 증가했다.

자전거 생산강국인 대만이 굳건히 1위를 지키고 있는데 반덤핑세 폐지로 인한 효과로 중국과 함께 수입액의 90%이상을 차지한다. 그외 캄보디아,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독일, 폴란드 등에서 수입 실적도 있으나 미미한 편이며 한국의 자전거 수출은 현재 없는 상태다.

KOTRA 부에노스아이레스무역관에 따르면 “현지 자전거 관련단체들도 전반적인 경기침체 현상에도 불구하고 10% 내외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다”며 “현지 소비자는 더 많은 모델과 스펙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니즈(needs)를 정확히 파악하여 대처할 경우 한국산 자전거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이 기사는 KOTRA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무역관(작성자 이진성)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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