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선 지키나…미‧중 무역분쟁 여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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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선 지키나…미‧중 무역분쟁 여파는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5.13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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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역침체 우려에 투자심리 크게 위축...장중 2100선 내줘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코스피가 끝내 2100선 내줬다. 지난주 미‧중 무역협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한 탓이다. 이 가운데 무역분쟁 범위가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될 기미가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해 ‘검은 10월’ 당시 하락장이 재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3시 12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8.11포인트(1.33% 내린 2079.93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 美,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은 주말에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 12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합의를 깨고 재협상을 시도했다”며 지난주 무역협상에 대한 책임을 중국에 돌렸다. 대중(對中) 관세 부과, 무역협상 합의 실패 등에 이어 중국과의 무역분쟁 격화 우려를 더욱 키운 셈이다.

앞서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대표단은 지난 9일 워싱턴을 방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이끄는 대표단과 이틀간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빈손’으로 헤어지는 길을 택했다.

미국은 지난 10일 오전 0시 1분(미국 동부시간)을 기해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기도 했다. 이어 중국 측에 3~4주 내에 합의가 없을 경우 3250억달러 규모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선 약 한달간의 추가 협상 기간이 남아 있다. 

◆ 무역분쟁 장기화‧확산 전망

한달간 진행되는 미‧중 무역협상 전망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으려면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야 한다. 하지만 중국은 관세 압박에도 핵심 사안에 대해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또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미국 정부는 무역분쟁이 금융시장뿐 아니라 소비심리 등 전반적인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예상하면서도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히 통상 마찰이 아닌 중국과의 ‘패권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을 구성하는 요소 중에 통상마찰은 표면적인 사안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무역협상에서 합의문이 나오더라도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과 그에 도전하는 중국 다툼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미국이 글로벌 무역분쟁에 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확산된다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심리도 위축될 전망이다.

다음 타깃은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부터 다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유럽연합(EU) 관세를 걸고 넘어진 데 따른 것이다. 그는 지난달 9일 트위터를 통해 11억 달러 규모 EU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EU는 지난 몇 년간 무역활동에 미국을 이용해왔다”며 “이를 멈추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같은달 23일에는 “(EU 관세는) 미국에 너무 불공정하다”며 “우리가 보답하겠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 “美 연준, 완화 기조 지속”

전문가들은 지난해 10월 수준의 급락장이 재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당시에는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기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이 함께 어우러져 글로벌 금융시장의 하락를 부추겼다.

올 초 들어 뚜렷해진 연준의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색채가 유지될 전망이다. 미국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서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연준의 완화 기조에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올 하반기부터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무역정책이 연준의 통화 긴축 공포와 시너지를 내지 않고 있어 이번 조정은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연준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적정 수준보다 낮은 금리와 적정 수준 이상의 유동성이 금융시장에 머물도록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미·중 경기부양 카드 남아 있어

미국과 중국이 경기를 뒷받침할 만한 ‘무기’들을 지니고 있는 점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무역분쟁 여파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하뿐 아니라 재정정책을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달 초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이 합의한 2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사회간접자본) 재건 계획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 역시 오는 15일부터 중소은행에 대해 지급준비율(지준율‧RRR)을 낮추는 등 지준율 인하 카드를 꺼내든 데다 기준금리 인하 및 추가 경기 부양책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즉 재정‧금융당국의 경기부양 의지가 강해진 셈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모두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은 데다 무역협상을 지연시킬 만한 방어책들을 가지고 있다”며 “무역분쟁 확산에 따라 단기적으로 시장이 불안할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비관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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