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장기전 돌입하나...다음달 G20 정상회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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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 장기전 돌입하나...다음달 G20 정상회담 주목
  • 최원정 글로벌에디터
  • 승인 2019.05.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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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회복세 등에 업고 전면전 불사하며 압박 강화
G20회담서 양국정상 합의 가능성도 기대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항의 화물 컨테이너.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항의 화물 컨테이너. 사진=AP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최원정 글로벌에디터] 지난주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추가 협상의 여지를 남겨 놓았지만 한 치 양보도 없는 압박을 이어가고 있어 양국간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경기가 바닥을 치고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자 미ㆍ중 양국은 무역전쟁으로 인한 충격을 감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며 전면전에 나설 태세다. 

◆경제 자신감 바탕으로 대중 압박 강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중국에 대해 미국이 원하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 그들이 협상을 깨고 재협상을 시도했다는 것을 기억하라”며 “우리는 그들로부터 수백억 달러의 관세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가장 이상적인 것은 수입업자들이 미국에서 제조하는 것이고, 아니면 무관세 국가로부터 구매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는 무역협상으로 미국의 피해보다 중국이 훨씬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는 중국이 더 이상 지불하지 않게 될 금액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우리의 애국자인 농민들에게 지출할 것”이라며 무역전쟁으로 인해 예상되는 농민들의 피해도 정부가 해결해주겠다고 장담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수입으로 농산물을 사들여 해외 원조에 쓰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트위터에서 “중국이 최근 협상에서 심하게 당하고 있어, 다음 대선인 2020년까지 기다리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나의 두 번째 임기에 협상이 진행된다면 중국에는 더 안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주 고위급 회담이 끝난 직후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라며 추후 협상 가능성을 열어 놓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은 하지만 양보는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중국에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재 무역 규모면에서 미국의 수입 규모가 압도적으로 큰 만큼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보다는 중국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계산에서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말 기준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 규모는 4190억 달러 수준으로 전년대비 11.6% 증가했다. 미국은 지난 10일 오전 0시1분(미국 동부시간 기준)을 기점으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했고, 남아있는 3000억 달러의 수입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인상하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중국 측 역시 보복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중국이 수입하는 미국산 제품의 규모는 연간 1300억 달러 수준으로 현실적으로 전면전이 치뤄진다면 중국은 수세에 몰릴 수 밖에 없다. 중국은 관세보다는 미국 국채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반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현재 중국은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으로 1조1230억 달러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대량의 미국 국채 매도가 이뤄질 경우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압박을 받고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위안화 절하에 나서는 방안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질 경우 중국은 관세 인상으로 인한 가격 인상 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G20 정상회의에서 극적 타결 이뤄지나 

양국이 서로 엄포를 놓으며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로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과 중국 모두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세계 경제가 휘청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오는 6월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만나 합의점에 도달해 무역전쟁을 종결시킬 수 있을지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2일(현지시간) 폭스TV에 출연해 양국 정상이 G20회의에서 무역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중국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을 베이징으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관세 부과가 미국에 이익이라고 주장한 것과 달리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경제도 약간의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무역전쟁으로 미국 경제는 약간의 타격을 입겠지만 충분히 견딜 수 있는 수준이고, 무역협상으로 중국이 개방하면 얻게 될 혜택은 엄청나게 크다”며 “미중 무역전쟁은 비용대비 효과가 큰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협상 테이블은 열어놓지만 미국의 요구사항에 중국이 굴복하지 않으면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무역합의 내용을 법제화해 명문화 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측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그는 “지금 협상에서 어려운 부분은 합의사항을 중국이 입법화하는 것”이라며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며, 그 때까지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 후퇴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투자자 서한을 통해 “미중 무역협상이 연말쯤이나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성급한 기대를 거둘 것을 당부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중국 수출업체들이 관세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수출품 가격 인하에 나선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관세 부담은 결국 미국의 수입업자와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무역전쟁이 미국의 경제성장률에 최대 0.4% 가량의 타격을 입히고 금융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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