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곤 칼럼] 문대통령 취임 2주년, 지류보다 본류에 집중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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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곤 칼럼] 문대통령 취임 2주년, 지류보다 본류에 집중할 때
  • 윤태곤 정치분석가(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 승인 2019.05.10 16:2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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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속도가 다르기 마련이다'
윤태곤 정치분석가
윤태곤 정치분석가

[윤태곤 정치분석가] ‘당신과는 천천히’라는 노래가 있다. ‘여수 밤바다’로 널리 알려진 가수 장범준의 곡이다.

“평일 일과 중에는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가는데 왜 주말만 되면 시간이 너무 빨라서 아쉬워 제대로 못 자고… 그냥 시간이 똑같이 흘러가기만이라도…사랑의 꿈에 취해 뒤척이는 밤이라도 당신과 함께 순간만은 천천히 당신과는 천천히”라는 가사가 많은 사람들에게 와닿아 꽤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런데 꼭 지루한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행복한 시간은 빨리 지나가는 건 아니다. 축구경기 후반전, 응원팀이 이길 땐 너무 느리고 지고 있을 땐 후딱 지나간다.

10일로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이 됐다. 임기의 40%가 지난 셈이다. 여름을 지내고 날씨가 싸늘해지는 11월이 오면 임기 반환점을 돌게 된다. 그러고 나면 내년 총선(4월)이 눈 앞에 다가온다.

야당 지지자 입장에선 시간이 더디게 느껴지겠지만 청와대에선 달력 넘어가는 속도가 점점 빠르게 느껴질 것이다.

정부 출범 2년을 맞아 여러 여론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동일한 포맷의 여론조사를 진행해 시계열적 비교치를 내놓는 한국갤럽에 따르면 취임 2주년 기준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2위에 달한다.

45%를 기록해 민주화 이후 6명의 대통령 가운데 김대중 전 대통령(49%)과 이명박 전 대통령(44%) 사이에 섰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대동소이하다. 대통령 지지율은 대체로 45~50% 정도.

하지만 최근 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 마이너스를 기록한 경제 성장률, 벽에 부딪힌 모습을 보이고 있는 대북 관계, 최악의 충돌상을 노출하고 있는 국내 정치 등이 그러하다. 정치적 가치판단이나 현 정부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 객관적 상황이 이렇다.  한국당 지지율은 민주당 턱밑까지 올라왔다. 

 이런 복기와 계가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성찰과 수정은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의 몫이다.

취임2주년 특별대담이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 남은 임기동안 문대통령의 시간은 더 빠르게 흐를 것이다. 사진= 청와대제공·연합뉴스
취임2주년 특별대담이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 남은 임기동안 문대통령의 시간은 더 빠르게 흐를 것이다. 사진= 청와대제공·연합뉴스

예컨대 최근 원로 간담회 이후 논란이 된 적폐청산 문제가 그렇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래서 빨리 진상을 규명하고 청산이 이루어진 다음, 그 성찰 위에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나가자는 데 대해서 공감이 있다면 그 구체적인 방안들에 대해 얼마든지 협치하고 타협도 할 수 있을 것인데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 그 자체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입장이나 시각이 다르니까 그런 것에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선 적폐청산-후 협치’라는 해석이 쏟아지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선-후’관계가 아니라면서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청산이 이뤄진 뒤 그 성찰 위에서 협치와 타협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무슨 차이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대통령과 청와대의 적폐청산에 대한 의지나 훼손 시도에 대한 거부감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따져보면 적폐청산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두 전직 대통령이나 전 대법원장 사안 관련 사안에 대해선 공감대가 훨씬 높다. 논쟁이 그리 뜨겁지도 않다. 이 사안들에 대해선 대통령이 구체적 언급을 한 적도 없다.

시끄러운 것들은 이런 것들이다.  이영렬 전 중앙지검장 회식 사건, 박찬주 전 육군대장 갑질 논란, 촛불집회 계엄령 문건 등. 대통령이 직접 언급을 한 것들인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태산명동서일필`로 비친 것들이다.  ‘적폐청산의 피로감’은 아마 이런 지류들 때문일 것이다.

적폐청산도 경제나 안보 문제도 중요한 것은 본류다. 사람들 이목을 끄는  사안이라서, 혹은 결과를 내기 쉬워 보여서 지류에 힘을 쏟으면 안 된다. 그러면 결국 본류도 손상을 입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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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영 2019-05-20 00:20:17
하나마나한소리~~~더깊이생각하고 공부하고. 그리고 글쓰는 연습좀더하세요 윤태곤씨

이종찬 2019-05-11 10:09:09
당신도 참 깃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