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검은 목요일’…코스피, 3%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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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검은 목요일’…코스피, 3% 급락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5.09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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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9일 미·중 무역분쟁 우려에 3%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9일 미·중 무역분쟁 우려에 3%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지난해 10월 국내증시를 패닉에 빠뜨린 ‘검은 목요일’이 다시 돌아왔다. 이달 중 마무리될 줄 알았던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한 탓이다. 중국과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증시 또한 동반 하락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6.00포인트(3.04%) 내린 2102.01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하루 동안 89.94포인트(4.44%)나 하락한 지난해 10월 11일 이후 7개월 만에 ‘검은 목요일’이 재현된 셈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1월 15일(2097.18) 다음으로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수를 끌어내린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이었다.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시티비치에서 열린 대선 유세에서 “그들(중국)이 합의를 깨뜨렸다(broke the deal)”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무역대표단이 9·10일 무역협상을 위해 워싱턴을 찾는데 대해 “그들은 좋은 사람이지만 거래를 파기했기 때문에 관세를 내야할 것”이라고 강공을 날렸다.

미·중 무역협상을 하루 앞두고 고조됐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나아가 양국 간 무역분쟁이 심화할 수 있다는 공포감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날 코스피는 개장 직후부터 가파른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장중 최저치로 마감했다. 당분간 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달 들어 미·중 무역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류허 부총리 등과 무역협상을 진행했다. CNBC는 류허 부총리의 미국 방문 일정이 끝나는 오는 10일(현지시간) 무역협상 타결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오는 10일 관세 인상을 예고하면서 불안감이 확산됐다. 당시 그는 트위터에 “중국은 지난 10개월간 500억달러 규모 하이테크 제품에 25%, 2000억달러 규모의 다른 상품에는 10% 관세를 미국에 지불해왔다”며 “금요일에는 10%가 25%로 오를 것”이라고 올렸다. 이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8일 관보를 통해 10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중국도 강경 대응 방침으로 선회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류허 협상팀의 추가양보안에 대해 일축, 강경한 태도를 지키도록 주문했다. 관영 인민일보와 신화통신도 '전쟁 불사'를 촉구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강경한 발언을 퍼부으면서 이번 무역협상에서도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협상 결과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망감이 확산되면서 타격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국내증시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국 증시 또한 미·중 무역분쟁 우려에 동반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42.80포인트(1.48%) 하락한 2850.95로 장을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와 대만 자취안 지수는 각각 2.39%, 1.74% 내렸다. 일본 닛케이지수 역시 200.46포인트(0.93%) 떨어진 2만1402.13에 마쳤다. 특히 코스피의 낙폭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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