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리포트] 크로아티아, 1위 기업 회생에 '반색'...국가신용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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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리포트] 크로아티아, 1위 기업 회생에 '반색'...국가신용도도 ↑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5.09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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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로코르그룹 법정관리 졸업...국가신용도 상향 조정에 해외투자유치 적극 나서
KOTRA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무역관
아그로코르그룹은 크로아티아 뿐만 아니라 남동유럽 지역에서 최대 식품·유통기업이다. 자료=아그로코르그룹 홈페이지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크로아티아내 최대 기업이 2년만에 성공적으로 법정관리를 벗어나면서 국가 전체의 경제리스크도 크게 줄고 있다. 

국가신인도도 6년 만에 상향조정되자 자신감을 얻은 크로아티아 정부는 해외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KOTRA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무역관에 따르면 크로아티아 뿐만 아니라 남동유럽 지역에서 최대 식품·유통기업인 아그로코르그룹(Agrokor Grupa)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2년만에 구조조정을 완료하고 지난 4월 1일부로 포르테노바 그룹(Fortenova Grupa)로 새 출발했다.

아그로코르 그룹은 총 매출이 78억 달러에 육박하며 크로아티아 GDP의 약 15%를 차지하는 대표기업이다. 159개의 계열사를 통해 크로아티아에서 약 4만 명, 남동유럽 지역 전체에서 약 6만 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아그로코르에 먹구름이 낀 것은 공격적인 몸집 불리기로 2014년 슬로베니아의 경쟁업체 메르카토르(Mercator)를 무리하게 인수하면서 거액의 부채를 떠안으면서 부터다. 2017년 초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높은 부채비율 및 유동성 위기를 문제삼아 3차례에 걸쳐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파산위기에 내몰렸다.

아그로코르 그룹 파산이 국가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한 크로아티아 정부는 2017년 4월 특별관리법을 도입해 법정관리를 진행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그룹 소유주인 이비짜 토도리치(Ivica Todoric) 부정이 드러나고 유력 정치인들이 얽힌 대형 스캔들로 이어졌다.

결국 크로아티아 및 인근지역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대형 유통사의 몰락은 크로아티아 국가 전체를 위협하는 대형사건으로 비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지난해 7월 채권단은 채무조정과 출자전환을 통한 기업회생에 대해 찬성 80.2%로 가결하면서 사태는 해결국면으로 접어 들었다.

아그로코르그룹은 지난 4월1일부로 포르테노바 그룹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4월 아그로코르 기업회생절차는 공식 종료됐고 포르테노바 그룹으로 재탄생했다. 채권단 합의에 따라 러시아 국영은행 스베르방크(Sberbank)가 39.2%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고 미국 헤지펀드 나이트헤드 캐피탈(24.9%), 크로아티아 자국 금융기관(15.3%), 러시아 은행 VTB(7.5%)가 주요주주로 참여했다.

채권단이 러시아 은행들의 총 지분을 46.7%로 합의함으로써 미국과 EU의 러시아 기업 제재도 피하게 됐다.

하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계열사 159개사의 이전 및 합병 등의 절차가 남아있어 상황이 완전히 마무리되기까지는 몇 개월이 더 걸릴 전망이다.

크로아티아에 있는 법정관리 77개사는 우선적으로 포르테노바 그룹으로 이전될 예정이지만 법정관리 상태가 아닌 외국 소재 계열사 82개 기업은 현지법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계열사 이전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포르테노바 그룹은 비핵심자산의 매각과 기존 채권자들의 롤오버(roll over:만기채무 상환 연장) 투자 논의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스베르방크는 올 상반기중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어서 소유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아그로크로그룹 주요 계열사. 자료=KOTRA 자그레브무역관
아그로크로그룹 주요 계열사. 자료=KOTRA 자그레브무역관

몇가지 숙제가 남아 있으나 크로아티아의 경제 리스크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어보다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된 것이 청신호다.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지난 3월 22일에 크로아티아 국가 신용등급을 BB+/B(투자주의 등급)에서 BBB-/A-3(투자적격 등급)으로 상향조정했다. S&P의 투자적격 등급 부여는 2012년 12월 이후 6년만의 일이다.

무디스는 Ba2(투자 부적격 등급)을 유지했으나, 지난 4월 26일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에서 긍정으로 바꿨다.

크로아티아 정부 역시 아그로코르의 성공적인 회생절차를 통해 구조개혁이나 경제정책에 대한 대내외 신뢰를 얻었다고 판단하에 공공부문 개혁, 세제개편, 연금개혁 및 관광산업 육성 및 민간소비 촉진과 같은 현 경제정책 유지할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했다.

솅겐협약(유럽국가들이 여행과 통행의 편의를 위해 만든 협약), 유로존 가입과 같은 장기 추진과제 역시 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네이버 지도

KOTRA 자그레브 무역관은 아그로코르 그룹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그로크로 그룹이 법정관리 기간 중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등에서 시장지배력을 상당부분 상실했기 때문에 이전의 영향력을 회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성공적인 기업회생으로 크로아티아내에서 그룹의 영향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대규모 실업, 주요 벤더 도산과 같은 악재의 발생 가능성을 차단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무역관은 또 크로아티아 정부가 해외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러시아 영향력 견제, 서유럽 의존도 완화를 위해 아시아권의 투자유치를 적극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이 적극적인 반면 한국·일본의 투자는 저조한 상태인데 크로아티아 정부가 중점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호텔/리조트, 인프라프로젝트 참여를 고려하는 것도 긍정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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