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호재 `말 잔치`로 끝나나…통신주, 5G 터질 날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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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호재 `말 잔치`로 끝나나…통신주, 5G 터질 날은 언제?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5.08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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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3사, 1분기 실적호조 "주가에 이미 반영"
5G 투자 부담, 주가 상승 눌러...전문가, 목표주가 안 올려
"5G 가입자 증가세 확인 시점돼야...이르면 올 4분기"
사진제공=연합뉴스
사진제공=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이동통신 3사가 1분기 양호한 성적표를 발표했다. 그러나 통신주(株)를 바라보는 증권업계의 시각은 제자리 수준이다. 5세대 이동통신(5G)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단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오후 2시 2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SK텔레콤은 26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이달 들어 회복세를 탔으나 지난 1월 2일 연초(27만2500원) 대비 3.1% 가량 하락했다. KT, LG유플러스는 같은 시각 각각 1만5800원, 2만8550원을 기록, 연초보다 12%, 6.1% 내렸다.

◆ SK텔레콤, 이동통신 사업 부진

통신 3사는 1분기 무난한 실적을 달성했다. KT는 시장 예상치(컨센서스·영업이익 3579억원)를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KT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5조8344억원, 402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2.2%, 1.3% 증가했다. 특히 경쟁사와 달리 이동통신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Average Revenue per User)이 3만1496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0.1% 올라 눈길을 끌었다.

LG유플러스는 시장 예상치(영업이익 1852억원)에 부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유플러스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 늘어난 3조204억원, 영업이익은 3.7% 늘어난 1946억원이었다. 이동통신 ARPU는 3만1051원으로 전분기보다 1.6%% 내렸으나 가입자 수가 같은 기간 1.4% 늘어나면서 실적이 ‘선방’할 수 있었다.

다만 SK텔레콤의 경우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3.7% 증가한 4조33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0.9% 줄어든 3226억원이었다. 특히 경쟁사와 달리 분기당 300억원 규모인 3.5기가헤르츠(GHz) 대역에 대한 주파수 상각비용(분기당 300억원)을 반영하지 않았는데도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3347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또 이동통신사업 매출액이 지난해 1분기보다 6.1% 감소한 2조4130억원에 그쳤다. 이동통신 가입자당 평균매출(APRU)는 3만64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전분기보다 2.2% 하락하며 경쟁사 수준에 못 미쳤다. 본업의 빈자리를 채운 건 지난해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한 ADT캡스·11번가 등 자회사였다.

◆ 5G 초기 투자비용 부담

1분기 실적만 보면 통신 3사는 같은 기간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잇달아 ‘어닝 쇼크’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그럼에도 증권업계에서는 통신주에 대한 눈높이를 쉽게 높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실적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탓이다. 이달 들어 통신 3사의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가 높아진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당장 통신 3사 모두 5G 서비스를 위한 설비투자(CAPEX)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 비용 지출도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통신주에 기대감을 불어넣었던 5G 서비스가 단기적인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KT가 연간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지난해보다 1.7배 가량 늘어난 3조3000억원으로 제시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2.7% 하향 조정했다”며 “다만 올해 실적 전망은 올 초부터 하락한 주가에 반영됐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아직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공개하지 않았다.

황성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 연말까지 전국 85개시에 8만개 기지국을 목표로 네트워크 투자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며 “이로써 설비투자 비용 증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SK텔레콤의 경우 본업보다 자회사 실적이 주목받고 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비통신 사업을 영위하는 연결 자회사 실적이 꾸준히 좋아질 전망”이라며  이동통신 사업 관련 실적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5G 서비스, 내년부터 실적에 기여

특히 5G 서비스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미지수다. 앞서 통신 3사는 지난달 5일부터 5G 상용화에 나섰다.

5G 서비스 확대를 위해서는 서비스 가능 지역이 더 넓어져야 하지만 여전히 제한된 영역에서만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어 가입자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5G 서비스를 지원하는 단말기도 현재 ‘갤럭시 S10 5G’ 1종에 불과하다. 오는 10일 LG전자가 ‘V50 씽큐’를 출시하지만 5G 단말기를 ‘대세’로 만들기엔 역부족이다. 이 가운데 속도 등 5G 서비스 본질을 둘러싼 각종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5G 서비스 가능 지역과 단말기 출시가 늘어나는 올 4분기 이후에야 5G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보급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통신 3사의 주가 역시 5G 서비스 가입자 증가세가 가시화할 때에야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5G 서비스를 통한 이동통신 사업의 실적 개선은 이르면 내년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황 연구원은 “5G 서비스가 확대되려면 먼저 서비스 가능 지역 확대와 단말기 추가 등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내년 이후에야 5G 서비스 효과가 발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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