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국부펀드, 亞부동산에 눈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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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국부펀드, 亞부동산에 눈 돌린다
  • 김현민
  • 승인 2015.08.2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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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잠재력 크고, 공급이 상대적으로 적어 수익률 높다고 판단

단기성 투기자금이 아시아에서 빠져나가는 것과 대조적

국민연금도 수익률 높이기 위해 벤치마킹 해볼만 해

 

김현민

씨티그룹 글로벌캐피탈마켓 뉴욕투자은행부 차장 (前맥킨지&컴퍼니 컨설턴트)

 

 

 

세계적으로 저금리와 저성장이 장기화하면서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공공자금을 운영하는 각국의 국부펀드들이 아시아 부동산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경제 둔화의 우려에 상하이 증시가 폭락하고, 투기성이 크고 단기적으로 운용되는 자금은 아시아 시장에서 대규모로 이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장기적인 투자를 고려하는 국부펀드가 도리어 아시아 부동산 시장에 눈을 돌려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예를 들면, 960조원대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세계 1위 국부펀드 노르웨이 GPFG가 최근 장기 투자 위험 분산 및 수익률 제고를 위해 부동산 투자 비율을 5%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노르웨이의 경우 그동안 주식과 채권에 국한된 포트폴리오를 뒤로 하고 2010년부터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으며, 비교적 짧은 투자 역사에 비해 2015년 상반기 기준 부동산 투자 비중은 전체의 2.3%를 차지하고 투자 절대 규모로는 세계 3위를 차지하였다. 향후 투자 대상을 싱가포르와 도쿄로 좁힌 상태이고 프라임 오피스 빌딩 등 상업시설 위주로 검토하고 있다.

750조원대의 자산을 운용 중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투자청은 현재 보유 자산의 10%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이 국부펀드는 지난 5월 홍콩 호텔 3개를 24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아시아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이다. 앞으로도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부동산 투자비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 홍콩 센트럴 지역의 빌딩군. /연합뉴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Temasek)의 경우 지난 6월 인디아 부동산 회사에 투자했으며, 싱가포르 정부투자공사(GIC)는 일본 도쿄 시내 상업용 부동산을 17억달러에 인수했다. 그동안 미국 부동산 시장에 집중해왔던 카타르 투자청도 향후 5년간 200억 달러를 아시아 부동산에 투자할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지난해 노르웨이 GPFG의 평균 자산 수익률은 7.6%이었는데, 부동산 수익률이 10.4%로 평균 수익률을 크게 넘어섰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저금리 기조로 채권 투자에서 부진했던 수익률을 부동산에서 만회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세계 국부펀드들은 전략적 차원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고 상대적으로 공급은 적은 아시아를 중심으로10-15개 중심도시 부동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올해 도쿄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2.9% 상승했고, 싱가포르 중심 지구의 상업용 부동산은 작년 한해에 14% 증가했다.

펀드 투자 조사기관인 프레킨(Preqin)에 따르면 세계 펀드운용 자산 중 부동산 투자 비중은 10%에 달하는 2.7조 달러에 이른다. 또한 세계 부동산개발 및 인프라 시장은 향후 15년간 50조 달러 이상의 투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연금과 같은 장기 투자 연기금는 대형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의 파이넨싱 주체로 유리하기 때문에 이같은 시장을 눈여겨볼만 하다.

해외 펀드들의 이같은 행보는 우리나라 국부펀드인 국민연금이 본받아야 할 점이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수익률이 저조하고, 부동산을 포함한 대체투자 전략 및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12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주재한 재정전략협의회에서 국민연금 자산운용평가제도 개선방안이 논의된 바 있다. 그 자리에서 국민연금의 해외 선진펀드 대비 운용 성과가 시험대에 올랐다. 국민연금은 장기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해야 하는 특성상 해외 부동산 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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