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리포트]인도네시아서 8년 만에 철수한 세븐일레븐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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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리포트]인도네시아서 8년 만에 철수한 세븐일레븐의 교훈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5.07 11: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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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초기엔 승승장구...정부의 규제변화와 현지 시장 이해부족으로 결국 폐쇄
KOTRA 인도네시아 수라바야무역관
일본 도쿄 세븐일레븐 매장. 사진=연합뉴스
일본 도쿄 세븐일레븐 매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전 세계적으로 약 6만개의 점포를 운영 중인 세븐일레븐은 지난 2009년 인도네시아 편의점 시장에 뛰어 들어 사업 초기에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성공의 기쁨도 잠시. 8년 만인 2017년 6월에 완전 철수하는 비운을 맞은 바 있다.

KOTRA 인도네시아 수라바야무역관은 세븐일레븐의 인도네시아 진출 사례를 분석하며 글로벌 기업들도 현지 정부의 갑작스런 규제 변화나 시장, 소비자에 대한 충분한 스터디 없이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세븐일레븐은 2009년부터 본사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하는 방식으로 현지법인 모던 인터내셔널(PT. Modern International)을 설립하며 편의점 사업을 시작했다.

세븐일레븐은 당시 인도네시아에서 흔하지 않았던 24시간 운영과 무료 와이파이(Wifi) 서비스, 야외 테라스를 제공해 현지 청년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 진출 초기에 돌풍 일으키며 고속 성장

자카르타 시내 요지마다 매장을 개설해 젊은 세대의 약속 장소이자 단순한 편의점 이상의 문화 및 사교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일과 후 세븐일레븐의 야외테라스에서 친구들과 맥주를 즐기는 것이 자카르타 청년층의 문화로 번졌다.

미니미 인사이트(Mini Me Insights) 자료에 따르면 2010년 21개였던 점포 수가 2014년에는 190개로 빠르게 증가했으며, 매출액의 경우 2010년 720억 루피아에서 2014년에는 9718억 루피아로 13배 가까이 성장했다.

순풍에 돛단 듯 쾌속항진하던 세븐일레븐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정부기관의 주류 유통규제 때문이었다. 2015년 발효된 인도네시아 무역부의 ‘알코올 함유 음료 공급∙유통∙판매 관리 감독에 관한 법령’에 따라 그해 4월 16일 일자로 대형 마트를 제외한 편의점에서 알코올 도수 5% 이하 음료 판매가 금지된 것이다.

세븐일레븐 매출의 15%를 차지하던 주류 판매가 금지되자 함께 판매되던 안주 및 간식 판매량 역시 줄었고 결국 주류 법안 발효 이후 매출이 24%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소매점·레스토랑·카페에 별도의 영업허가를 내주고 있었으며 세븐일레븐처럼 카페와 소매점을 결합한 형태의 매장은 관광청의 특별 허가가 가능한 자카르타에서만 사업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세븐일레븐은 2009년 진출 당시 인도네시아 관광청으로부터 요식업 프렌차이즈 사업자 허가를 통해 들어오게 되었는데 자카르타 외부로의 사업 확장 조짐을 보이자 현지에서 규제를 이용한 단속 등으로 마찰이 발생한 것이다.

◆ 갑작스런 정부 규제 정책에 '휘청'

2010년 발효된 대통령령 36호는 400제곱미터 이하의 소매점은 반드시 현지 기업이 소유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세븐일레븐은 자카르타 이외 지역으로 사업 확장에 필요한 정부의 승인을 받기가 어려워졌다.

정식 소매 사업자 허가가 없는 세븐일레븐이 고속 성장하자 인니 정부 당국은 취급 상품을 비롯한 당초 미비한 부분에 대해 규제와 단속에 나섰고 자연히 시장대응력이 떨어졌다.

반면 알파마트(Alfamart), 인도마렛(Indomaret) 등 로칼 편의점 체인은 이러한 제재와 무관했고, 세븐일레븐의 사업에 제동이 걸리는 동안 성공모델을 현지에 맞도록 벤치마킹하여 인도네시아 전역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 갔다.

결국 2016년 기준 알파마트와 인도마렛이 각각 1만여 개, 1만5000여 개에 달하는 매장 수로 편의점 시장에서 총 85%의 점포를 차지할 동안 세븐일레븐은 규제에 발이 묶여 0.7%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세븐일레븐이 초기에 대성공을 거뒀지만 결국 최종승자는 인도마렛, 알파마트 같은 현지업체였다. 사진=인도마렛 홈페이지 캡쳐
세븐일레븐이 초기에 대성공을 거뒀지만 결국 최종승자는 인도마렛, 알파마트 같은 현지업체였다. 사진=인도마렛 홈페이지 캡쳐

◆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도 한몫

현지 소비자에 대한 이해 부족도 세븐일레븐의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무료 Wifi와 야외 테라스, 좋은 입지조건은 사업 초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생수 하나만 구입한 채 수 시간 동안 편의점에 머무르거나 Wifi만 무료로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나타났다.

세븐일레븐의 진열 상품 대부분 수입 비중이 높은 데다 로칼 편의점에 비해 높은 가격의 프리미엄 상품 위주로 구성하다 보니 구매력이 떨어지는 현지 소비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세븐일레븐은 ‘항상 붐비기만 하는’ 편의점이 되었으며 정부의 주류 판매 금지 이후 매출 악화는 더욱 심해졌다. 급기야 2015년부터 문을 닫는 점포들이 생겨났다.

결국 세븐일레븐은 2016~17년에만 매출 부진 점포 55개 폐쇄를 결정하며 철수 수순을 밟았다. PT. Charoen Pokphand Indonesia Tbk에 사업권을 1조 루피아에 양도하며 2017년 6월 30일부로 남은 136개 매장 폐점과 함께 공식 철수했다. 철수 후에도 지난해까지 직원들의 퇴직금 요구 등으로 현지 노조와 마찰을 빚었다.

◆ 최종 승자는 토박이 업체

로칼 편의점인 인도마렛 관계자는 세븐일레븐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비결에 대해 “고객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위치에서 저렴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키포인트”라며 “단시간, 대규모 투자로 점포 수를 빠르게 늘려 고객 접근성을 확보했고 유통비용 또한 절감하여 고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내수 침체가 편의점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소비자들은 불경기로 인해 대형마트에서 한번에 많은 양의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며 편의점에서의 소량 구매를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KOTRA 인도네시아 수라바야무역관은 “외국 기업을 겨냥한 각종 장벽을 도입한 사례가 많으며 다른 산업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 정부가 규제 및 단속 구실을 삼을 수 없도록 진입 초기부터 해당 부처에서 적합한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무역관은 “인니 식약청(BPOM) 인증 역시 까다로운 분야로 취급할 식음료품의 허가 및 갱신에 문제가 없도록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며 “한류 효과를 기대한 ‘묻지마식” 사업 진출은 지양해야 하며, 반드시 현지 시장, 문화 그리고 경쟁사 분석이 철저하게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 기사는 KOTRA 인도네시아 수라바야무역관(작성자 김희철)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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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눈혈통권화숙 2019-12-20 10:17:40
해외창업방해에대해서 70년대시점청와대에입성했던 찌라시하야박근혜박근령박지만에대해서 수사진행신청합니다 안동기시점부여는요 박근혜와이명숙의공간은 명동영락교회로추정됨0244777646 01064135344 공범교사범김희숙김부원의병원찌라시활동028957179 /시물레이터헌법재판소와 국제법담당형법재판소에 고지진정신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