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Vs.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쟁...'시장 급성장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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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Vs.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쟁...'시장 급성장 때문?'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5.03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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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핵심인력 빼가 영업비밀 획득"
SK이노베이션 "정당하고 투명한 공개 채용"
업계 "시장 급성장에 인력 넉넉지 않아"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인력·영업비밀 유출을 두고 법적 분쟁까지 불사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고속 성장이 시발점이 됐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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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인력·영업비밀 유출을 두고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유출'을 두고 연일 반박과 재반박을 오가며 치열한 기싸움을 펼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30일 오전,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 등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곧바로 LG화학의 법적 대응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정당한 영업활동'이라는 반박했다. 

이후 2일과 3일에 각각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서로의 입장을 재반박하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것을 멈추지 않으면 법적 조치 등을 포함한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인력 유출로 시작된 분쟁

사건의 발단은 인력 유출이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017년부터 불과 2년 만에 자사 전지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생산, 품질관리, 구매, 영업 등 전 분야에서 76명의 핵심인력을 대거 빼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입사지원 서류에 자사 2차전지 양산 기술 및 핵심 공정기술 등과 관련된 주요 영업비밀이 상세하게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투명한 공개채용을 통해 경력직을 채용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경력직으로의 이동은 당연히 처우 개선과 미래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한 이동 인력 당사자 의사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며 "(2차 면접시)경력직에 대한 포트폴리오 제출은 일반적인 채용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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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연구개발, 재료, 영업 등 핵심인력을 SK이노베이션에 빼앗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제공=LG화학  

◆ 성장 속도 못 따라가지 시장 인력 

업계 일부에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인력 유치 경쟁이 법적 대응이라는 화를 불렀다고 보고 있다. 한정된 시장안에 인력 규모가 급성장하는 배터리 시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연구는 1990년대 시작됐지만, 실질적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면서 "배터리사들이 최근 급격히 생산 시설 등을 증설하기 시작하면서 관련 인력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성장 속도가 워낙 빠르기 떄문에 인력이 넉넉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절대적인 인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 없지만, 배터리 쪽이 고속성장 사업이다 보니 박사, 경력직 등 핵심 기술 인력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 역시 "최근 배터리사가 공격적으로 증설을 진행하면서 인력 수요와 이직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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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정당하고 투명한 공재 채용을 통해 경력직을 채용했다고 해명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 급성장하는 전기차·배터리 시장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110만대 규모였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40년에는 약 6000만대까지 급성장해 모든 신차 판매의 55%, 전세계 차량의 33%가 전기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도 급성장이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산하 에너지트렌드는 올해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155GWh로 지난해와 비교해 63%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세계 배터리시장 규모를 2017년 330억달러에서 2025년에는 16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급성장하는 시장 속도에 맞춰 생산시설 증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미국·중국·폴란드'로 이어지는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구축한 LG화학은 중국과 폴란드에 생산시설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35GWh의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고 LG화학은 올해 70GWh, 내년 100Gwh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또 중국·헝가리·미국에 약 3조원을 투입해 생산설비 신·증설에 한창이다. 지난해 4.7GWh 규모였던 생산능력을 2022년에는 60GWh로 늘리고 2025년에는 100GWh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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