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이 있었기에 전쟁을 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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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이 있었기에 전쟁을 막았습니다"
  • 조용경
  • 승인 2015.08.25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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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을 연기한 젊은이들! 그대들을 사랑합니다"

조용경씨기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본인의 양해를 받아 퍼온 글입니다.

조용경,
1951년생, 오랫 동안 정치 활동과 경제인을 함께 했다. 현재 인천 송도에 거주하며 강원도 춘천에 농가주택을 개조해 전원 생활을 겸하고 있다. ►포스코엔지니어링 상임고문 ►포스코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부회장 ►한국트라이애슬론연맹 부희장 ►포스코건설 부사장 송도신도시개발 사장 ►한국공정거래협회 하도급분쟁조정위원원 ►포스코개발 전무이사 ►민주자유당 총재비서실 차장 ►도서출판 한송 대표 ►한국은행 조사부

 

<전역을 연기한 젊은이들! 그대들을 사랑합니다>

 

 

눈을 뜨자마자 TV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보며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북한이 일으킨 목함 지뢰폭발과 연천의 포격 도발로 인해 극한적으로 고조된 

남북 간의 무력충돌의 긴장감 속에서, 지난 4일에 걸친 피를 말리는 남북고위급협상이 

타결됨으로써 그야말로 극적으로 해소가 되었다는 뉴스를 접하며

정말 모처럼만에 정부다운 정부의 역할을 보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들 사건에 대한 북한의 '유감 표명'과 '비정상적 사태의

재발방지라는 입장표명'을 이끌어 낸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협상단의

 

 

 

북한의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행태에 대해 

처음으로 강력하게 재갈을 물리고, 더 이상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낼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느낌이 드는 것 역시 상쾌한 일입니다.

 

이제 지난 일주일 동안의 피를 말리는 긴장감이 일단 해소가 된 상황에서

모두가 함께 잊지말고 기억하고 격려해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어쩌면 남과 북이 전쟁상황으로 들어가게 될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전역을 

나라를 지키겠다고 나선 병사의 수가 무려 50여 명이나 되었습니다.

 

정말 가슴이 뭉클한 감동을 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육군 15사단 GOP 대대의 강범석(22), 조기현(23)  병장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강 병장은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지난 21개월 간 생사고락을 함께 한 

를 떠나려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전역 연기를 신청했다고 합니다.

 

조 병장 역시 "GOP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전우가 부상당한 모습을 보며 분노와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적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진 시점에서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할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한다" 라며 중대장에게 이번 위기가 

종료될 때까지 전역을 연기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조 병장은 이미 취업에 성공해 9월 초 첫 출근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네요.

 

또 육군 7사단 독수리연대 소속인 전문균(22) 주찬준(22) 병장은 

같은 부대 동기생으로 21개월의 복무를 마치고 25일 전역을 앞두고 있지만 

역시 꼭 같은 이유로 전역연기를 신청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전역 다음날인 26, 먼저 전역한 선임 전우들과 함께 제주도로 

전역기념 여행을 떠나기 위해 항공권을 예매해 둔 상태였음에도 

예매해 둔 항공권을 취소하고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전우들과 함께 

북괴의 침략에 맞서 싸우겠다는굳은 결의를 표명했다고 합니다..

 

이들 외에도 육군 제3사단(백골사단)에서 전역을 맞게 된 

이준, 조민수,·안동국 병장들이 역시 그처럼 장하고 대견한 선택을 했습니다. 

 

 

육군 제5기갑여단의 정동호(22) 병장과 김서휘(23) 병장, 김동희(24) 병장

이종엽(23) 병장을 포함한 많은 장병 역시 위급상황 종료시까지 

전역하지 않고 북한을 응징하겠다는 전의를 불태웠다고 합니다.

이런 장병은 모두 다 거명은 못하지만 그 밖에도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정말 멋지고 대견하며, 참으로 자랑스러운 우리의 젊은이들입니다

가슴이 뭉클한 정도로 멋진 젊은이들의 뜨거운 나라사랑과 끈끈한 전우애를 보며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금년 들어 백골사단의 GOP에 근무하게 될 장병 1,000여 명을 포함,

각급 군 부대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대한민국은 지킬 가치가 있는 조국입니다"

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한 일도 있기에 제 마음이 더욱 뿌듯한 느낌입니다.

 

 

이런 젊은이들의 장한 모습을 보며 저는 오늘 한 가지 반성을 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몇 년 동안 대한민국은 자랑스러운 조국입니다또는 

대한민국은 지킬 가치가 있는 조국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약 30여 회에 걸쳐 

복무중인 군인, 대학생, 혹은 젊은 직장인들에게 특강을 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경우에 요즘 젊은이들은 매우 똑똑하지만, 너무 이기적이거나 

좀 나약한 측면이 있어서 걱정이라는 얘기를 해 왔습니다

 

그러나 6.25 이래로 남북이 가장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전역을 연기해 가면서까지 나라를 지키겠다고 나서는 젊은이들의 수가 우후죽순처럼 

늘어가는 모습을 보며 젊은이들의 이기적이고 나약한 모습을 걱정해 온 

저 자신의 생각은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우리 젊은이들은 북한의 무모하고 사악한 도발로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지금이야말로 나라를 위해 희생해야 할 때라는 

뜨거운 조국애와 최고참 병사로서 동고동락하던 전우들을 위기의 한 복판에 

버려두고 혼자만 나갈 수 없다는 감동적인 전우애를 보여 주었습니다.

 

이런 장병들이 하나둘이 아닌데, 제가 어떻게 요즘 젊은이들은 이기적이라고 

감히 제 입으로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은 북한이 앞으로 어떤 무모한 짓을 할지 모르는데, 그러한 결정으로 인해 

자신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데 적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진 시점에서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할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한다거나 

마지막으로 국가에 충성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라며 스스로 위기상황이 해소될 때까지 최전선에 남기를 자원했습니다.

 

이런 장병들이 하나둘이 아닌데, 어떻게 요즘 젊은이들은 나약하다고 

감히 제 입으로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들을 보면서, 비록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이 힘들고 고달프지만, 

그리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우리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진실로 반성을 합니다우리 젊은이들은 결코 이기적이지도 않고, 

나약하지도 않습니다결코 문제아들도 아닙니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그건 그들을 문제되는 길로 잘못 이끌어 온 

우리 사회와 우리 어른들의 문제일 뿐입니다.

 

우리 사회의 진짜 문제꺼리는 나라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도 정치적, 혹은 

이념적인 이유로 "무조건 북한을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한 술 더 떠서, 

"목함지뢰 폭발이나 연천 포격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증거를 내놔 봐라"는 식으로 

북의 주장에 동조하거나, 한 발 앞서서 떠들어대며 정부를 흔들어대는 

일부 정치인과 자칭 지식인들의 이해하기 어려운 언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설사 그런 의심의 여지가 없지 않다 해도, 정부 고위급 대표단이 나서서

북한 고위 당국자들과의 피를 말리는 혐상을 전개하고 있는 과정에서 

마구잡이로 그런 주장을 해대는 짓은 아무리 좋게 봐도 협상대표단의 발목을 잡고

 그위상을 흔들어대는 행위 그 이상의 어떤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제 북한 스스로도 어쩔 수 없이 도발을 사실상 시인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상황에서, 우리 사회에서 이런 비상식적인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이나 연유만큼은 

반드시 한 번 짚어보고 넘어가야 한다는 점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수천년 전 이집트 로제타 석()에 상형문자로 적혀져 있는 내용을 판독했더니 

요즘 젊은이들이 버릇이 없고 문제가 많다는 내용이 씌어 있었다고 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성세대는 자신들의 젊은 시절의 문제는 생각하지 않고 

항상 젊은이들을 탓하고 비난하는 경향이 있음을 드러내주는 얘기입니다.

 

저는 앞으로 그런 애기도 하지 않겠습니다. 제게 그럴 자격이 없는 것 같습니다.

 

대신, 이처럼 나라를 사랑하고, 전우들을 사랑하며, 자신의 책임 그 이상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대견한 젊은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이제는 저 자신도 

뭔가 좀 의미있고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젊은 장병 여러분!

 

여러분에게 보다 멋진 가능성과 보다 나은 미래를 물려주는 데 성공하지 못한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진정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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