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원가 상승에도 현대차 강판값 못 올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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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원가 상승에도 현대차 강판값 못 올리는 이유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4.30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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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가격 상승에 실적 악화...현대·기아차와 가격 협상 지지부진
수직계열화 부작용 논란에 "대형 구매자에 원가 인상분 전가 어려워"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현대제철이 올해 1분기에 전분기·전년동기 대비 부진한 실적을 냈고, 2분기 상황 역시 녹록지 않은 가운데 현대·기아차와 자동차 강판 인상에 좀처럼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대제철이 현대자동차그룹 수직계열화에 따라 협상 테이블에서 경제 논리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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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30일 전분기 대비 부진한 2019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원재료 가격 상승이 실적 악화 요인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제철은 30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1분기에 매출 5조715억원, 영업이익 212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6.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7.6%나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4.5 %↓)과 영업이익(16.7%↓)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철강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급등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주간 광물가격 동향에 따르면 4월 4주차 철광석 가격은 톤당 94.10달러로 3월 4주차(톤당 85.53달러)보다 약 9달러 올랐다. 

현대제철은 1분기 실적 부진에 대해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 확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면서 "원재료가격 상승분을 시장가격에 전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현재 1분기보다 양적, 질적 측면에서 원료가에 대한 스프레드(원료와 최종제품의 가격 차이)를 확대하는 쪽으로 노력하고 있다"이라고 덧붙였다. 

◆ 현대차그룹 수직계열화의 부작용?

자동차 강판은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인하 또는 동결을 요구하는 현대·기아차와 가격협상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지난해 현대제철 철강 제품 가운데 자동차 강판 생산 비중은 약 48%이고, 이 가운데 약 90%를 현대·기아차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자동차 강판은 연 500만톤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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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현대·기아차와 자동차 강판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그룹 수직계열화에 따른 부작용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제철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국내 자동차 강판 협상은 진행중"이라며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완성차 업체에) 톤당 30달러 인상을 제시했지만,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으로 스프레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협상은 길어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와 협상에서 경제 논리가 아닌 다른 논리가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현실적인 답을 내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직계열화 요소”라며 “자동차 산업의 지원을 위한 차원에서 강판 인상 계획은 따로 있지 않다"라고 말한 바 있다. 현대제철이 지분관계로 얽혀있는 그룹의 압박에 협상 테이블에서 작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이다. 

현대제철은 마냥 '아니오'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지분관계가 없고, 수직회사가 아니더라도' 대량 공급자에 원가상승 요인을 전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판매자과 공급자에 순수한 논리로 정해져야 하지만, 대량을 공급하는 대형 구매자에 원가 인상분을 전가하기는 어렵다"면서 "수직계열화에 따른 다양한 장점도 고려해야 한다. 자동차 업황 등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바오산(중국 초대 철강사), 포스코 등 국제 고로사들의 강판 공급 가격에 준해서 현대·기아차에도 시장 수준에 맞는 가격으로 협상하면 접점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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