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 수천억씩 순익 낸 4대 금융지주, 비은행 M&A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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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 수천억씩 순익 낸 4대 금융지주, 비은행 M&A '눈독'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4.26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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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오렌지라이프 편입에 2분기 연속 '리딩뱅크'
우리금융, 올해 지주사 출범 이후 광폭 M&A 행보
하나금융, 7년 만에 M&A 추진
KB금융, 업종 제한 없이 인수 기업 물색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리딩뱅크를 향한 금융지주사들의 몸집 불리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한금융그룹이 오렌지라이프 인수 효과를 톡톡히 보며 리딩뱅크를 수성한 가운데 금융지주사들은 인수·합병(M&A)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금융권은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지주사 본연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그동안 특정사업부문에 집중됐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지주사 수익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은행이 과다 경쟁으로 인해 사업 포트폴리오 한계에 다다르면서 수익원 다변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비은행 M&A(인수합병)는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지주사 한 관계자는 "지주사들은 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비은행 M&A는 은행 비중을 낮추는 동시에 그룹 자산 규모와 실적까지 챙길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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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인수 효과를 본 가운데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M&A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 신한금융, 리딩뱅크 수성…오렌지라이프 직·간접 효과

4대 금융지주사들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신한금융(당기순이익 9184억원)이 리딩뱅크 타이틀을 차지했다. KB금융(8457억원)이 뒤를 이었고, 우리금융(5686억원), 하나금융(5560억원)이 각각 3, 4위에 자리했다.  4대 금융지주사 1분기 순익을 합치면 2조8887억원이다.

신한금융이 2분기 연속 리딩뱅크를 유지한 배경에는 오렌지라이프의 편입이 그룹 순익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9월 신한금융으로 인수가 확정된 오렌지라이프는 지난 2월1일부로 그룹에 정식으로 편입됐다. 

올해 1분기 오렌지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은 804억원으로 신한금융(지분율 59.15%)에 반영된 순이익은 476억이다. 

신한금융은 성공적인 M&A(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를 통해 그룹 이익 기반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오렌지라이프 편입으로 그룹 순익 증가는 물론 비은행 부문 손익기여도도 31%에서 36%로 확대됐다.

회사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가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더욱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면서 "안정적인 보험이익이 시현됐고, 비은행 부문의 견조한 손익 흐름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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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은 올해 2월에 편입된 오렌지라이프에 힘입어 1분기 리딩뱅크를 달성했다. 사진=연합뉴스

◆ 신한금융 M&A 작업은 현재진행형

금융사들의 M&A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물론 올해 지주사로 출범한 우리금융,  하나금융, KB금융까지 M&A를 진행중이거나 인수 대상을 찾고 있다.  

당장, 오렌지라이프 인수 효과를 톡톡히 본 신한금융은 지난 17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부동산신탁사인 아시아신탁 편입을 최종 승인받았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0월 아시아신탁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의결했고, 지분 60%를 취득했다. 

또한,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를 이른 시일 내에 오렌지라이프를 완전한 자회사로 만들 계획이다. 류승헌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은 25일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59.15%의 지분을 가진 오렌지라이프의 잔여 지분 인수에 대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가지진 않았지만, 신속하게 완전 자회사를 고려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박우혁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 부사장 역시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은 고객층이나 사업이 중첩되지 않아 확장성이나 시너지가 날 수 있다"며 오렌지라이프의 100% 자회사 편입에 힘을 실었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이시아신탁 등 신규사업 라인과 기존  자회사들과 협업을 통해 차별적인 성과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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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주사로 출범한 우리금융은 지주사 가운데 M&A에 가장 적극적이다. 사진=연합뉴스

◆ '지주사 출범' 우리은행, 몸집 불리기 '광폭 행보'

우리금융은 지주사 체제를 갖추기 위해 업계에서 M&A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 8일에는 동양자산운용 및 ABL글로벌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고, 앞서 지난 3일에는 국제자산신탁 대주주인 유재은 회장 측과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부동산 신탁사 M&A도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주캐피탈의 최대주주(지분율 74%)인 사모펀드 웰투시제3호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은 향후 아주캐피탈은 물론 아주캐피탈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아주저축은행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주사 출범 당시부터 비은행 부문 M&A에 의지를 확고히 했던 손태승 회장은 "부동산신탁, 캐피탈, 저축은행을 비롯해 증권사, 보험사 등으로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범위를 확장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과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동양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 등 비은행부문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본격적으로 비은행부문 성장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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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은 롯데카드 인수가 유력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 '7년 만에 M&A' 하나금융, 롯데카드 인수 '유력'

올해 1분기에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하나금융은 지난 2012년 외환은행 이후 무려 7년 만에 M&A에 나섰다. 

당장 롯데카드 인수가 유력한 상황이다. 애초 롯데카드 인수 기업으로 유력하게 꼽혔던 한화그룹이 최종 입찰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그룹 전체 순이익 가운데 90% 이상이 KEB하나은행에 쏠려 있는 하나금융지주는 비은행 부문 수익 비중 확대를 위해 일찌감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롯데카드 인수전에 의욕을 드러냈다.  
기존 하나카드가 있지만, 업계 존재감이 크지 않을뿐더러 롯데카드와 주요 타깃층이 중복되지 않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롯데카드를 품게 된다면 업계 점유율 역시 단숨에 상위권(2~3위권)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또한, 하나금융은 급변하는 디지털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SK텔레콤, 키움증권과 함께 제3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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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인수설이 돌고 있는 KB금융은 업종 제한 없이 기존 회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대상을 찾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리딩뱅크 내 준 'KB금융', 업종 제한 없이 '예의주시'

LIG손해보험과 현대카드의 M&A 효과로 2017년 리딩뱅크를 차지했던 KB금융 역시 인수 기업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쟁사와 비교해 조용한 행보를 걷고 있는 KB금융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오렌지라이프와 롯데캐피탈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KB금융이 타사와 비교해 취약한 생명보험사 인수설이 돌고 있다. 

김기환 KB금융지주 부사장은 24일 컨퍼런스콜에서 "생보사는 포트폴리오상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1~2년 사이 자본규제가 본격화되면 좋은 인수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KB금융이 M&A 대상을 생보사로 한정하진 않았다.

KB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M&A 시장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타 지주사와 비교해 약한 생보사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업종 제한 없이 기존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대상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업계 안팎에서 이야기가 들리고 있는 교보생명과 관련해선 "그쪽 상황(신창재 회장과 재무적 투자자(FI)들간 투자금 회수 갈등)이 해결돼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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