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리포트] 홍콩도 우리나라처럼?...뜨거운 '최저임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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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리포트] 홍콩도 우리나라처럼?...뜨거운 '최저임금' 논란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4.27 2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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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부터 8.7% 인상키로..."더 올려야" vs "경제에 부담"
KOTRA 홍콩무역관
홍콩이 내달 1일부터 최저임금을 사상 최고 수준인 8.7% 인상키로 하면 찬반양론으로 뜨겁다. 사진은 홍콩의 금융중심지. 사진=연합뉴스
홍콩이 내달 1일부터 최저임금을 사상 최고 수준인 8.7% 인상키로 하면서 찬반양론으로 뜨겁다. 사진은 홍콩의 금융중심지 센트럴지역.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우리나라가 지난해 ‘최저임금’ 논란을 겪었던 것처럼 홍콩도 최근 사상 최고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률로 찬반논란이 뜨겁다.

KOTRA 홍콩무역관에 따르면 홍콩은 다음달 1일부터 최저임금을 현행 시간당 34.5홍콩달러에서 37.5홍콩달러(약 4.8달러)로 올리기로 했다.

지난 2011년 5월부터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홍콩은 2년에 한번씩 최저임금을 인상해왔다. 2013년에 2홍콩달러, 2015년에는 2.5홍콩달러, 2017년에 2홍콩달러를 인상해왔는데 이번에는 2017년에 비해 8.7%나 올리기로 한 것이다.

◆ 홍콩, 2년에 한번씩 최저임금 인상

홍콩 최저임금위원회는 2년에 1회씩 최저임금 관련 보고서를 행정장관 회의에 제출한다. 해당 보고서를 토대로 경제 상황, 노동 시장, 경쟁력, 사회 융합 등 요소를 고려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결정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홍콩 입법회에서 제정한 기관으로 홍콩의 사회 발전과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사회의 균형을 맞추도록 만들어진 정부 부처다. 부당하게 낮은 임금과 일자리 축소를 막는 정책입안을 목표로 한다.

홍콩의 직종별 임금중위수.
홍콩의 직종별 임금중위수. 자료=홍콩 통계청, KOTRA 홍콩무역관

홍콩 통계청은 매년 직종별 임금 중위수(中位數·중앙치)를 계산하는데 지난해 가장 높은 임금 증가율을 기록한 직종은 5.8% 상승한 ‘정보 및 통신’ 분야였다. 반면 가장 낮은 증가율이 낮은 곳은 ‘행정 및 지원 서비스 활동’ 분야로 1.9% 오르는 데 그쳤다.

홍콩 신문사 ‘애플 데일리’에 따르면 임금이 가장 낮은 직종은 청소용역 서비스로 중위수가 월 9200홍콩달러(약 1174달러)다. 패스트푸드점과 퀵서비스 산업이 각각 월 9700홍콩달러(약 1237달러)와 월 1만600홍콩달러(약 1352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내달부터 적용되는 대폭적인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찬반의견이 분분하다.

베라 윙한 위엔(Vera Wing-han Yuen) 홍콩대 경제학과 강사는 “홍콩 재무부 찬 모포(Paul Chan) 장관이 2019년 재정예산안을 발표했을 때 현재 전 세계 경제가 침체되는 요소가 많아 홍콩 경제도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최저임금이 너무 높게 책정된다면 홍콩 기업과 경제는 하방 경제 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노동력 부족 ▲낮은 실업률 ▲높은 구직 경쟁의 사회에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직종별 임금도 인상될 것이며 이는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 노조관련 단체 "더 올려야" vs 상공인 단체 "결국 경제에 부담"

반면 노조관련 단체들은 최저임금이 더 올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콩 노동조합연맹의 간부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이지만, 하루 8시간 일해서 기존에 받던 시급보다 24홍콩달러(약 3달러)를 더 받는 것”이라며 “‘도시락 반 개’를 사기에도 모자란 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기본 생활급을 제시하며 최저임금 인상을 1년에 한 번씩 수정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하고 최저임금은 40홍콩달러(약 5달러) 이상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캐더린 얀(Catherine Yan) 홍콩 환경위생업계 대연맹 의장은 “현재 노동인구 부족 현상으로 기초 노동 시급은 이미 40홍콩달러에 달한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노동보험, MPF(홍콩 연금·퇴직금) 등도 인상될 것이며, 아파트 및 상가 관리비도 13~14%씩 증가하게 되어 결국 시장 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얀 의장은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유연하게 시급 인상을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홍콩무역관은 “글로벌 경제 침체로 홍콩 경제 상황이 계속 어려워진다면 최저임금 인상은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물가 상승도 뒤따르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 이 기사는 KOTRA 홍콩무역관(작성자  RebeccaJiIn Hui)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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