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머니 어디갔나…산유국 줄줄이 경제 위기
상태바
오일 머니 어디갔나…산유국 줄줄이 경제 위기
  • 김인영 발행인
  • 승인 2015.08.24 1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제유가 6년來 최저, 배럴당 40달러…베네주엘라 연내 디폴트 가능성

국제유가가 6년만에 최저인 배럴당 40달러대로 급락하면서 한때 막대한 부(富)를 자랑하던 산유국들이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했다. 석유수출로 재정의 대부분을 충당해온 산유국들이 재정 적자에 휩싸이고, 생활필수품 수입할 돈도 없어 국민들은 극힘한 물자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중동 산유국 가운데 이라크와 리비아등지에선 이슬람국가(IS) 반군의 공격을 받고 있지만, 전비를 마련할 돈이 모자라 궁지에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캐나다 투자은행인 RBC 캐피탈마켓은 국제유가 급락으로 최대의 위험에 빠진 5개국을 선정해 발표했다. ‘취약한 5개국(Fragile Five)으로 명명된 나라에는 알제리, 이라크, 리비아, 나이지리아, 베네주엘라가 포함됐다.

국제유가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세계적인 세일가스 생산에 따른 생산과잉으로 올들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2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87센트(2.1%) 떨어진 배럴당 40.45달러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WTI가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회복했다. 이는 2009년 3월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엔 중국경기 부진이 확연해지면서 국제유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시장전문가들은 WTI가 배럴당 32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① 베네수엘라 – 재정 적자 악화로 연내 디폴트 가능성

국제유가 폭락에 가장 치명타를 입고 있는 나라는 세계 2위의 원유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다. 베네수엘라는 전임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석유시장을 무기로 반미의 선봉에 섰고, 그 후임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도 반미 노선을 이어받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유가 폭락으로 재정이 비어가고, 국민들에게 필요한 생활물자를 살 돈이 없어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심지어 지폐 한 장의 값어치가 휴지보다 떨어져 냅킨 대신에 지폐를 사용해 음식을 집어먹는 촌극마저 빚어지고 있다.

최근 SNS 사이트인 레딧에 스페인식 파이 요리인 엠파나다를 냅킨 대신 2 볼리바르 지폐로 쥔 사진이 올라와 수천개의 댓글이 달려 화제가 된 일이 있다. 사진에는 "베네수엘라의 경제가 워낙 엉망이어서 냅킨을 사는 것보다 그냥 현금을 쓰는 게 더 싸다"는 설명이 붙었다.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1년에 볼리바르 환율은 1달러당 82 볼리바르였지만, 700% 이상 치솟아 1달러당 676 볼리바르를 기록고 있다. 통화가치가 1년 사이에 8분의1 이하로 폭락한 셈이다.

베네수엘라의 경제가 엉망진창으로 된 원인은 크게 ①국제유가 급락 ②정치 불안이다.

수출의 96%를 원유에 의존하는 나라에서 유가가 40달러 대로 떨어지자, 재정이 급격하게 취약해졌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1달러 떨어질 때마다 정부 수입이 7억 달러씩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밀가루, 유유, 종이등 생활필수품의 70%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데, 세수가 부족해지면서 물자 구입이 어려워졌다. 수도 카라카스에선 시민들이 식량배급을 기다리며 긴 행렬을 만들어 기다리고 있다.

정치적으로 마두로 대통령은 오는 12월 총선을 앞두고 야당을 탄압하면서 전임 차베스와 마찬가지로 권위주의적 행태를 유지하고 잇다. 지난 2월엔 수도 매점매석 혐의로 카라카스 시장인 안토니오 레데즈마를 체포했는데, 그는 정부 시책에 적극적 비판가였다. 정치 불안이 경제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대외부채 가운데 110억 달러를 연내에 상환해야 하는데, 이중 50억 달러의 만기가 10월중에 돌아온다. 많은 전문가들은 베네주엘라가 연내에 디폴트를 선언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②이라크, IS와 내전중 전비 마련 어려워

이라크는 ISIS의 공격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기름값이 떨어지면서 예산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전비를 마련하기 위해 급히 60억 달러의 채권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라크는 내전 속에 원유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는데, 지난 7월 생산량이 하루 418만 배럴이었던 것이 최근엔 342만 배럴로 급감했다. 내전 지역이 확대되면서 생산이 마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이라크의 재정 적자 비율은 올해 10%를 넘너설 것으로 국제신용평기가관인 피치가 전망했다

아울러 북부 쿠르드 자치주에선 원유 생산의 이라크 정부 관할권을 무시하고 자체적으로 생산해 수출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나라가 갈라지고 전국적인 통치권이 미치지 못하다보니, 북부 자치지역에선 원유 생산에서 거의 준독립적으로 운영하고 나선 것이다.

남부 유전지대에선 러시아 석유회사 루크오일이 위탁 생산하고 있는데, 주민들과 마찰이 심해 사화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주민들은 러시아 회사가 착취하고 있다며 저항하고 있다.대행하고 있는데,

 

③사우디, 재정잭자 20% 육박- 대규모 국채 발행

중동의 대표적인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상대적으로 악화된 상황은 아니다. 외환보유액이 넉넉하고 국제석유시장에서 일정한 비율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으므로, 즉각적인 위기를 격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사우디도 재정 악화를 격고 있다. 사우디의 재정적자는 GDP의 20%까지 치닫고 있어 해외채권 발행을 통해 부족분을 메워야 하는 실정이다.

사우디 정부는 연말까지 채권 발행으로 총 270억달러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한 바 있다.

사우디는 7월에 8년만에 처음으로 40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한데 이어 8월에 53억 달러 어치의 채권을 추가로 발행했다.

유가 하락세가 시작되면서 사우디는 정부 지출을 유지하고자 650억달러 규모의 외화보유액을 썼다. 현재 외화보유액은 지난해 8월 7,370억달러에서 6,720억달러로 줄었다.  

 

④카차흐스탄, 현지 렝게화 변동환율제 적용후 급락

지난 20일 중앙아시아 최대산유국인 카자흐스탄이 전격적으로 변동환율제를 도입하면서 통화가치가 하루만에 23%나 폭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통화인 텡게화의 환율은 이날 1달러당 257.21달러로 폭등했다. (가치는 폭락)

변동환율제 도입 후 현지 통화인 텡게화가 급락하자, 카자흐스탄 현지 외환시장은 거래가 중지됐다.

카자흐스탄은 그동안 당국이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었다. 중앙은행이 기준환율을 고시하면 시중은행은 당국이 정한 기준과 변동폭 내에서만 자체적인 환율을 정하는 식이다.

카자흐스탄은 저유가와 주요 교역국인 러시아, 중국의 통화가치 하락으로 최근 절하압박을 강하게 받으며 기존의 환율정책 유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⑤러시아, 리비아도 경제 위기 진행중

산유국인 러시아는 국제유가 폭락으로 지난해 11월 변동환율제를 채택한 이후 루블화는 12개월 기준으로 46% 하락했다. 러시아는 외환보유액에서 90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해 루블화를 방어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IS의 준동으로 극심한 내전을 겪고 있는 리비아는 원유 생산량이 급감했다. 카다피 정권때 하루 160만 배럴이던 원유생산량이 최근엔 4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내란 와중에 원유 생산시설이 파괴되고, 더 이상 생산을 할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