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장중 1161.4원…2년 여만에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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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장중 1161.4원…2년 여만에 최고치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4.2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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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경기회복 자신감 피력에도 시장 불안감 여전... '당분간 상승' 전망
25일 원달러 환율이 2년 3개월 만에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연합뉴스
25일 원달러 환율이 2년 3개월 만에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원·달러 환율이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1분기 한국 경제가 전분기보다 역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경기 둔화세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9.6원 오른 1160.5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7.1원 오른 달러당 1158.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장중에는 1161.4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이 1160선을 넘어선 건 2017년 1월 31일(1162.1원) 이후 2년 3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장중 고점 기준으로도 이날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 정부 “하반기 경제 나아질 것”이라고 하지만...

한국은행은 이날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0.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7년 4분기(-0.2%) 이후 5분기 만의 역성장이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4분기(-3.3%) 이후 41분기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건 수출·투자 부진에 기저효과까지 겹친 탓이다. 지난해 투자가 감소한 가운데 하반기 들어서는 수출까지 줄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정부 부문 기여도가 높아 기저효과가 확대됐다.

1분기 실질 GDP의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에 따르면 정부 부문은 1.2%포인트에서 –0.7%포인트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민간 부문이 지난해 4분기 –0.3%포인트에서 0.4%로 올라선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정부는 재정집행률이 5년 내 최고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신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시간이 소요된다”며 “1분기에 지출이 쓰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1분기 GDP ‘쇼크(shock)’를 진정시키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당초 제시한 성장률 목표인 2.6∼2.7%를 달성할 수 있도록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 하방리스크 대응 과제 등을 발굴해 6월 중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넣는 등 경각심을 갖고 경기 개선 동력을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며 “경제가 어렵지만 1분기보다는 2분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더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원·달러 환율 수준 더 높아질 수도”

이처럼 정부가 ‘급한 불끄기’에 나섰지만 원·달러 환율 급등을 막지는 못했다. 시장의 우려대로 한국 경제의 역성장이 가시화한 만큼 원화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또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미국 경제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강(强) 달러’ 현상을 자극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 때문에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지난해에 비해 둔화됐지만 절대적인 측면에서 여전히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와 달리 미국 외 국가들에서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 부진이 확인되자 강 달러 흐름에 편승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미 경제지표가 원·달러 환율의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절상률을 선행하는 양국 간 GDP 성장률 격차가 1분기에 확대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 그간 원·달러 환율 흐름과 밀접했던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지수(DXY) 역시 강세 기조를 지속할 전망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원·달러 환율 상방 압력이 우위를 점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시장 전망보다 심각한 수준의 경기 부진이 1분기 GDP로 나타났다”며 “이와 함께 양호한 미국 경기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맞물린다면 원·달러 환율 수준이 높아질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채권·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채 금리 수준이 이미 상당히 낮아졌고 주식시장은 전통적으로 시장에 후행하는 GDP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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