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수주vs노코멘트" LG화학·SK이노, 車배터리 수주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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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수주vs노코멘트" LG화학·SK이노, 車배터리 수주 신경전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4.25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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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경쟁사들 저가 전략으로 수주 뛰어들어…우리는 기술력으로"
SK이노 "외부에서 평가할 처지 아냐…실적으로 말할 것"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수주를 두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쳤다. LG화학은 "경쟁사가 저가 수주경쟁에 뛰어들고 있다"고 밝히자, SK이노베이션은 "외부에서 평가할 처지가 아니"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하루 간격을 두고 컨퍼런스콜을 진행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저가 수주 논란을 두고 각 사의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두 업체 모두 특정사를 거론하지 않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서로를 겨냥한 이야기라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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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저가 수주 논란을 두고 신경전을 펼쳤다. 사진=연합뉴스

◆ LG화학 "경쟁사 공격적 가격으로 수주 뛰어들어"

시작은 LG화학이었다. 

전날(24일) 1분기 경영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SK이노베이션 등 경쟁사들과 수주 경쟁이 심화되고 있나"라는 질문에 "일부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가격을 들고 수주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는 일관된 기술과 수익성,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수주하지 않는다"면서 "고객사 일부는 경쟁사의 가격이 공격적이기 때문에 경쟁사 대비 가격 차이가 크다고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지속적으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있다"며 "저가 공세가 아닌 (LG화학만의)제품 성능·특성과 기술 제품 구현의 유연성, 안전성 등에 평가가 종합적인 수주 의사결정에 중심으로 작용하고 있기 떄문에 앞으로 밸류와 수익성 중심으로 수주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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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올해 1~2월에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사상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했다. 사진=SNE리서치 홈페이지

◆ SK이노베이션 "저가수주? 외부에서 평가할 처지 아냐"

하루 뒤 컨퍼런스콜을 진행한 SK이노베이션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저가 수주 논란에 대해 "최근 경쟁사가 저가수주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했는데, 특정사를 지칭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말할 내용은 없다"며 "당사의 수주전략은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저가 수주는 외부에서 평가할 처지가 아니"라며 "우리는 배터리 경영 실적으로 답을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본격화되고 증설 중인 공장 양산이 본격화되는 2021년 이후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3월말 기준으로 SK이노베이션 수주 잔고 규모는 430GWh로 약 50조원, LG화학은 110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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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셀을 든 최태원 회장(가운데)이 김진영 배터리생산기술본부장(오른쪽)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 급성장하는 '후발주자' SK이노베이션

LG화학 관계자는 특정 기업을 콕 집어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최근 업계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급성장이 반가울 리 없다. 

배터리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에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SK이노베이션은 10위를 차지하며 사상 처음으로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SK이노베이션은 2개월 동안 약 206MWh로 전년 동기(62MWh) 대비 3.3배 이상 급증했고, 성장률은 시장 평균(129.4%)을 상회하는 232.2%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 역시 전년(1.1%)보다 0.7% 상승한 1.7%로 국내 업체 가운데 유일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LG화학은 약 1.3GWh로 전년 동기보다 한 계단 하락한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79.7MWh)과 비교해 65.7%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시장 평균은 넘어서지 못했다. 점유율 역시 전년 대비 4.1%(14.5%→10.4%) 하락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의 자국산 배터리 보조금이 폐지되는 2020년을 겨냥해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중국과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와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생산 공장 신설 발표는 물론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인 폭스바겐그룹과 미국 및 유럽향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그룹 총수의 전폭적인 지원도 SK이노베이션의 어깨를 가볍하게 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롭 회장은 자동차 배터리를 '제2의 반도체'로 낙점했고, 향후 시장 상황을 살펴본 뒤 50억달러(약 5조6000억원) 투자까지 고려하고 있다. 지난 19일 서산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현장 임직원을 격려할 정도로 배터리 사업에 큰 애착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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