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 사태' 한숨돌린 푸틴, 김정은에게 내 놀 선물 보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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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반도 사태' 한숨돌린 푸틴, 김정은에게 내 놀 선물 보따리는
  • 한동수 기자
  • 승인 2019.04.24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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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남북, 북미 정상회담 변수 될 수 있어"
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5일 정상회담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갖는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한동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북러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 

남·북, 북·미, 북·중 정상회담이 번갈아가며 잇따라 열린 와중에도 투명인간 취급을 받던 러시아가 끼어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 기간 중 정상간 공동기자회견은 예정돼 있지 않다. 공표할만한 합의 사항이 있는 정상간 만남이 아니라는 의미다.  양국간 친선을 우선으로 하고 이번 정상회담은 정상간 의견 교환 차원이라는 것을 대외에 공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미 회담이 두 차례나 진행되는 동안 특별한 견해를 내놓지 않았다.

김 위원장도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후 시진핑 주석은 만났어도 푸틴을 만나기 위한 적극적인 제스처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국제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양국 정상의 상견례정도 인식해선 안된다는 견해가 높다.

한국과 미국간 긴밀한 대화창구가 있다면 북한과 러시아도 한 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중립적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중국이나 이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크게 부각되지 않는 일본을 제끼고 러시아가 중앙 무대에 올라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북아에 공들이는 푸틴 전략은 

김 위원장의 이번 블라디보스토크 방문은 오는 27일 오전(현지시간)까지로 예정돼있다.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같이하는 공식 일정은 25일까지다.

푸틴대통령은 북러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중국 베이징에서 26일과 27일 양일간  열리는 일대일로(一 帶 一 路 ·육해상 신실크로드 개발사업)정상포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동안 동북아 정세에서 소외된 듯한 푸틴 대통령이 이처럼 동북아 현안에 적극 개입하는 것은 지난 2014년 발생한 크림반도 사태가 어느정도 매듭 지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크림반도 사태는 지난 2010년 당선됐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당시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에 러시아 군사기지 임차권을 준것에서 발발해 2014년부턴 러시아의 불법 점유로 번졌다. 이에 미국 등 서방국가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가 발생했으나 이후 우크라이나 정권이 여러차례 바뀌면서 크림반도 군사기지는 러시아에 복속됐다.   

최위정 금강대 교수는 “내전 상황까지 갔던 우크라이나 문제는 이 나라안의 지역갈등, 즉 동쪽지역의 친러세력과 서쪽지역의 친EU(유럽연합)세력간 갈등 때문”이었다면서 “결과론적으로 푸틴 대통령은 전략적 요충지인 크림반도 기지를 차지했고 천연가스 공급으로 흥정해 우크라이나의 EU가입 움직임을 차단 시키면서 진정한 승자가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챙길 것을 다 챙긴 푸틴의 승리는 EU 가입국들의 재정 부실과 브렉시트 등으로 힘빠진 EU와 우크라이나의 불안한 내정 때문에 어쩌면 쉽게 얻어낸 결과다. 
 
러시아 입장에선 이제 우크라이나 문제가 해결돼 한결 여유가 생겼다. 이젠 동북아에 공을 들여야 할 차례가 온 것이다.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기지를 복속 시키는 과정에서 미국과 서방국가의 경제재재와 저유가까지 겹쳐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은 물론 물가 상승률에도 못미치는 1%대에 머물고 있었다. 지난 5일 WB(세계은행)가 내놓은 ‘유럽과 중앙아시아 지역경제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 경제성장률은 1.4% 내외였다. 

내전을 겪은 우크라이나에 무색무취의 코미디언 출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러시아 입장에선 백지 상태에서 7년여를 끌어왔던 크림반도 사태 등을 매듭짓고 이제 경제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때가 된 것이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중국의 일대일로 포럼 참석은 물론 김 위원장을 만나 비핵화이후 동북아지역과 경제협력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는 북한에도 반가운 일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 역시 비핵화 이전 경제제재가 풀릴 경우 중국에 편중됐던 경제외교 노선을 러시아로 확대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간의 러시아 공식 방문을 위해 2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간의 러시아 공식 방문을 위해 2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 준비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러 정상회담 어떤 얘기 오갈까

그동안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순차적 비핵화와 경제제재 완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북한의 요구에 지지의사를 표한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이 같은 공유된 양국 정상의 인식이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또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북한을 지지하는 입장을 취해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일 수 있다. 

3차 북미회담이 이르면 올 상반기내 개최될 수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북러 정상회담시기를 늦춰선 안된다는 절실함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 비핵화로 인한 가장 큰 수혜국은 미국인만큼 푸틴 대통령도 강한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는 위치에 서있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라는 게 국제 정치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북미, 남북간 평화 화해 무드에 러시아의 등장이 악재만은 아니라는 것역시 공통된 의견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이제 한 숨 돌린 러시아의 필요에 의해서 북한 문제에 접근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북미, 남북 평화 프로세스에 숟가락을 얹기위한 제스처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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