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대신 대한항공? M&A시장에 뜬 두 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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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대신 대한항공? M&A시장에 뜬 두 항공사
  • 문주용 기자
  • 승인 2019.04.25 10: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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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가치 더 높다` 판단...KCGI와 손잡을 경우 `성공 가능성`
대한항공 경영권 방어 실패 `시나리오` "누군가는 그리고 있다"
채권단 대규모 지원, 아시아나 3자매각 가능성 떨어뜨려

[오피니언뉴스=문주용 기자] 1,2위 국적항공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자기의 영역이 아닌 인수합병(M&A) 시장 하늘에 떴다.

"차라리 아시아나항공보단 대한항공이 더 낫지 않을까" 최근 만난 대기업 임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대한항공이 가격면에서 더 매력적이라는 의견까지 내놨다. 여객운송사업에 진출하려는 대기업이 보기엔 `아시아나항공`의 매력이 약하다는 의견이다. 여기에 KCGI가 한진칼 추가지분 매입에 나서 대한항공 M&A전이 가시화하고 있다.

M&A 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대한항공의 인수가능성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1대주주 한진그룹과 2대주주 KCGI측 머리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 연합뉴스
M&A 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대한항공의 인수가능성 아이디어가 회자되고 있다. 1대주주 한진그룹과 2대주주 KCGI측 머리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 연합뉴스

 

1위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이 인수 가시권에 들어갈 만한 상황일까. 가능성이 어느정도 있다면, 채권단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흥행은 더욱 저조해질 전망이다.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에는 난기류가 될 전망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 후보들은 글로벌 경기 위축에 대응하고, 국내 투자보다 동남아등 해외 신시장 개척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유동성 지원이 인수 후보들의 부담만 더 키웠다는 게 투자시장의 판단이다.  

◆대한항공이나 한진칼이 더 매력적인 이유

이 재계 인사는 "아마 항공사 사업에 관심이 있는 대기업이라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구조가 어떤지, 특히 금융리스나 운용리스 부분 부채에 대해서 채권단이 어느정도 떠안을지를 지켜본 후에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뛰어들지는 한참 후의 일이라는 것. 

항공산업 구조를 조금이라도 아는 전문가들은 누구나 대한항공의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대한항공` 인수가 가능할까.   

정확한 타깃은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경영권이다. 그리고 방법으로는 적대적 M&A가 예상된다.  

이미 2대주주 KCGI(강성부 펀드)가 움직임을 시작했다. 한진칼 지분은 우호지분을 포함 조씨일가가 28.9%를 보유중이다. 2대주주인 KCGI의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분을 추가 매입, 14.98%로 늘렸다. 양측 차이는 15%로 좁혀졌다.  

인수 의사가 있는 대기업이나 대형 투자자라면 KCGI를 먼저 접촉, 공동경영 합의를 끌어낸 후 한진칼 지분 15% 정도를 시장에서 매입하면 된다.

지난 25일 오전현재 시가총액 2조2633억원의 15%인 3400억원 정도다. 일각에서는 조씨 일가가 차명 지분도 더 있다는 얘기도 있어, 최대 두배 가량 필요하다.  

한진칼 경영권을 장악하면 이를 토대로 한진칼 등 특수관계인이 33.35%의 지분을 갖고 있는 대한항공을 잇달아 확보하는 방식이다. 대한항공 지분 11.15%를 보유한 2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이같은 적대적 M&A를 막을 수 없어 보인다.    

KCGI가 이를 주도할까, 아니면 다른 투자자의 M&A에 가담할까.

한진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KCGI는 스스로 경영권을 장악해 항공사업을 운영하겠다는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항공사업을 운영하고 싶은 기업이 KCGI와 손을 잡으려 한다면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수 주체가 KCGI측에 내밀 카드는 충분하다. 한진그룹 우량자산 매각, 배당 확대 등 투자수익을 약속하고 이사회 자리를 한두석 내주면 된다. 이후 KCGI가 투자이익을 실현하고 지분을 매각하려 한다면, 인수 주체가 이를 우선 인수하는 것으로 경영권 안정을 꾀할 수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KCGI를 운용하고 있는 강성부씨 뒤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반대 상황도 가능하다. 한진의 조씨 일가가 입장을 바꿔 KCGI와 협력키로 하고, 이사회를 개방하는 등 지배구조를 개선한다면 든든한 우호세력을 맞게 된다.  

◆문제는 조원태 회장 일가 `의결권 결집력`

한진그룹 내에서도 이같은 우려에 대응하고 있을 것이다. 한진은 지난 24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한진그룹 신임회장으로 올렸다. 조양호 전회장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직원들을 다독이기 시작했다. 

조양호 전회장의 유언과 조씨 일가의 협의에 따라 경영권이 조 신임회장에게 넘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안도 없었다. 그러나 상속세 납부에 따라 경영권 방어 체력이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병세를 이미 알았던 조 전회장은 타계전 상속과 관련한 유언장을 작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유추하면 ▲아들 조원태에게 회장 자리를 넘기며 경영권을 지키고 ▲미망인 이명희씨와 조현아, 조현민씨에게 지분 일부분을 상속하는 내용일 것이다. 

만일 유언장이 없었다면 상속인 간에 협의로 상속재산을 분할하게 된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법이 정한 대로 미망인인 이명희씨가 자녀들보다 50% 더 많이 갖는다. 그리고 이들은 상속받는 재산중 최대 65%의 상속세를 최대 5년간 분할 납부해야 한다. 조 전회장 타계 일주일만에 신속하게 그룹회장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유언장의 존재 또는 가족간 협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을 승계받았다지만 `의결권 결집력` 문제는 별도로 남는다. 차명 주식의 의결권도 결집 대상이다. 
    
최근 세계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이혼에 따른 경영권 불안 문제를 극적으로 해결한 적이 있다. 아내인 맥켄지 베조스에게 아마존 지분의 4분의 1인 4% 가량을 위자료로 지급하면서 대신 주식 의결권을 위임받았다.   

아들인 조 신임회장은 조 전회장이 보유했던 한진칼, 대한항공 지분을 모친과 누나(조현아), 동생(조현민)과 나눠야 한다. 현재 조 신임회장의 한진칼 지분 2.34%, 조현아 전대한항공 부사장은 2.31%, 조현민 전 전무는 2.30%다. 아버지가 보유한 17.84%를 상속받는 것과 경영권을 몰아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여기서 `의결권 결집력` 이슈가 발생한다.

상속재산 분할 합의에 실패 법정 지분으로 나누기로 한다면, 조 신임회장은 모친인 이명희씨보다 지분이 적게 된다. (조 신임회장, 조현아, 조현민이 각각 1씩 갖고, 미망인은 1에다 0.5를 더 갖게 된다.)  

베조스 사례처럼 조씨 일가가 경영권 안정을 꾀하려면 우선 가족들이 `의결권 결집력`을 이뤄야한다. 차명주식까지 포함해서다. 조씨 일가 가풍에서 그게 언제까지 가능할까?    

◆대한항공 적대적 M&A 쉽지 않을 듯

투자시장은 불가능한 것조차 이뤄내는 `창의력`이 있는 시장이다. 시나리오상으로 가능한 이 시나리오는 현실에서 여러가지 난관을 만날 것이다.

조 신임회장 일가가 의결권을 결집하지 못했다더라도, 2000억원의 상속세로 지분이 더 줄어들 것이라 하더라도. 

적대적 M&A를 방어하는 기법중 하나는 `여론전`이다. 조 신임회장은 부친이 타계한 틈을 타 국적항공사를 싼 값에 인수하려한다는 비난 여론을 확산시켜 인수세력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자본시장법 등도 현재의 경영권자에 유리하다. 인수세력은 15%라는 큰 지분을 한꺼번에 사긴 쉽지 않다. 집중 매집 움직임은 포착되기 쉬운데다 5%이상 매입하는 순간 보유 목적 등을 공시를 해야 한다. 소위 5%룰이다. 1%씩 늘릴 때마다 계속 공시해야 한다. 시장 매입인 만큼 주가는 계속 올라갈 수 밖에 없어, M&A 비용이 급증하게 되고, 끝내 실패한다면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투자시장 관계자는 "대형 프라이빗에쿼티PE)나 행동주의 외국계 투자자들은 이를 개의치 않을 것"이라며 간단히 봤다. 한진그룹 조씨 일가는 계속 이같은 시장의 위협에 시달려야 한다. KCGI의 주장대로 한진칼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 됐다고 믿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인허가 당국인 정부 역시 적대적 M&A를 방관하지 않겠지만, 해외 투자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해외든 국내든 사모펀드에게 제1국적 항공사가 넘어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 다양한 견제구를 날릴 가능성이 있다. 그런 사이 조 신임회장은 경영권을 지켜줄 `백기사`를 찾아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장기전` 들어가나     

이런 시나리오가 가시화된다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흥행 부진에 빠질 수 있다. 대한항공은 보다 싼 가격이고, 밸런스 시트도 안정적이다. 채권단은 어떻게든 잠재매물이 있다는 사실을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또, 가격 잇점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정부와 채권단은 지난 23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1조6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발표했는데, 시장의 반응이 냉랭하다.

투자시장 관계자는 "차라리 인수할 대기업에 지원을 해주는 방법이 맞지 않았나 싶다"며 "신용등급이 높은 대기업이 나서도록 하고, 이에 더해 인수후 지원 약속을 할 때 매각이 쉬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선(先)매각 후(後)지원` 이었어야 했다는 것. 

이번 지원 결정으로 제3자 매각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것이 투자시장 한쪽의 시각이다. 가뜩이나 현금흐름 대비 부채가 많은데, 지원결정으로 부채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어 인수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인수가격은 더 하락한다는 것.

롯데카드 입찰을 포기한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은 큰 근거가 없어보인다. 금융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고객 정보가 가득한 롯데카드를 백화점 사업을 하고 있는 한화그룹에 넘기는 것을 꺼려 불참을 요청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다른 투자시장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사실상 `퍼주기식` 지원으로 급한 불을 끄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하며, 흥행이 가능한 조건들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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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없는기사 2019-04-25 13:19:28
대한항공 매각한다고도 안했는데 무슨수로 M&A?? 망상이. 큼. 국적항공회사를 적대적 M&A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 무슨 수로 대한항공이 M&A?? 현실성 전혀 없는 저런 기사가 나오는 것 조차 이해 불가./ 아시아나항공은 채무때문에 어쩔 수 없이 M&A 시장에 나온거고, 대한항공은 매각할 이유조차 없는데.. 대한항공 M&A는 거론조차 할 이유가 없음. 삼성전자도 대주주 지분21%라고 M&A한다고 해보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