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튀니지] 중산층이 무너진 나라, 튀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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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튀니지] 중산층이 무너진 나라, 튀니지
  • 김수린 튀니지 통신원
  • 승인 2019.04.20 10:3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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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각...경제 활력 없어 젊은 튀니지청년 유럽으로
김수린 튀니지 통신원
김수린 튀니지 통신원

[김수린 튀니지 통신원] 저번 글에 튀니지는 아랍의 봄을 부흥시킨 최초의 나라라고 간단하게 알려드렸는데요, 오늘은 아랍의 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그 이후 상황을 알아볼까요.

아랍의 봄은 2010년 12월 18일에 튀니지에서 노점상을 하던 모하메드 부아지지라는 청년의 분신자살을 기점으로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된 반정부 시위운동입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은 경제 인플레이션과 정치적 부패, 권위주의와 실업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서인데요. 제일 먼저 튀니지에서 민주적인 교체를 위해 일어났습니다.

수십 년을 통해 세상의 통신수단이 급진적으로 발달하면서 젊은 세대들이 인터넷을 통해 세상을 알 수 있게 되었고 정보를 보다 쉽게 접하게 되자 현재 자신의 나라의 정치적 시스템이 불합리하고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은 거죠. 이런 사회적 상황에 대해 불만족스러움을 느낀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아랍의 봄은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움직인 운동이라 뜻깊은 의미가 있는데요. 튀니지는 정권 교체에 성공했습니다. 아랍의 봄을 제일 먼저 시작했고 유일하게 성공한 나라입니다.

독재자 자인 엘아비딘 벤 알리 튀니지 대통령은 25년의 장기 통치 끝에 사퇴하는 결과도 이루어냈고 2015년에 국민 4자 대화기구(TNDQ)가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랍의 봄`을 이끈 튀니지 국민들. 민주주의를 위한 개혁 열망으로 시민들마다 눈이 빛났다.
`아랍의 봄`을 이끈 튀니지 국민들. 민주주의를 위한 개혁 열망으로 시민들마다 눈이 빛났다.

 

하지만 튀니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민주정부 수립에 실패해서 안타까운 운동으로 남아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예멘과 리비아는 국가가 분열되고 무장조직(IS)들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테러의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시리아는 이후 내전으로 전보다 오히려 후퇴된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실패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집권 정부의 강력한 군대 진압으로 인해 무력압력을 받아서 새로운 정부를 만들기도 힘들었고 그것을 유지하지 못했던 것이 제일 큰 실패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의 봄`이 왔으나 `경제의 봄`은 여전히 멀기만...

그 이후 상황이 악화되면서 사람들이 유럽으로 넘어가는 수가 급증했습니다. 실업과 시리아 내전이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는데요. 유럽연합 국경관리청 (EU Frontex)에 따르면 2015년도에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의 수가 38만 명이었지만 2016년에는 180만 명으로 엄청난 증가속도를 보였습니다.

튀니지에 살고 있는 튀니지 친구한테 아랍의 봄에 대한 의견을 구해보았는데요. 아랍의 봄 이후 사람들은 그들의 정치적 성향과 의견에 대해 좀 더 자유롭게 피력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직접 참여하고 정부의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랍의 봄 5주년을 맞아 시내로 나온 튀니지 국민들. 일자리가 늘어나고, 물가가 안정되는 `경제의 봄`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
아랍의 봄 5주년을 맞아 시내로 나온 튀니지 국민들. 일자리가 늘어나고, 물가가 안정되는 `경제의 봄`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

또 외국인들의 관광 수 또한 늘었는데요, 아랍의 봄이 시작된 나라이다 보니 궁금증을 가지고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실제로 유럽만큼은 아니지만 몇몇 여행사들이 관광투어를 진행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권 교체가 경제적 불황까지 바꿀 수 없었나봅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1디나르 튀니지 화폐가치가 한국 돈으로 600원 정도했는데, 현재는 370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환율은 떨어지지만 음식이나 재료값은 환율 대비 잘 떨어지지 않기에 못사는 사람들은 계속 못 살고, 잘 사는 사람들은 계속 잘 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납니다. 1인당 GDP는 3142 달러로 아프리카 국가중에는 높은 수준이지만 실업률이 13.9%나 됩니다. 중산층은 없고 극단적인 부유층과 빈곤층만 있는 `모래시계`형의 사회구조 형태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따라서 저소득층의 빈곤함은 더 많은 범죄와 폭력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여기서 만난 몇몇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다들 여기서 일하기보다는 유럽에서 일하려고 많이 넘어가는데요. 경제 문제 때문에 튀니지 사회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청년층들이 나가려고 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튀니지의 사람들은 여러모로 한국과 비슷한 면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주체적인 시민운동도 비슷하고정(정)도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튀니지의 경제가 하루빨리 안정되기를 바랍니다.

● 김수린 튀니지 통신원은 단국대 중동학과·영어과 재학중인 학생으로, 현재 튀니지 부르기바 어학원에서 수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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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고현거주자 2019-05-19 00:47:21
경제적 문제로 떠나는 청년층이라니...안타까운 글 입니다 ㅠㅠ

당신청바지 2019-04-28 05:31:51
피력이란 단어가 참 멋지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