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리포트] 러시아 장비 수출, '리스 시장'을 뚫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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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리포트] 러시아 장비 수출, '리스 시장'을 뚫어라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4.18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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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정부, 경제활성화 위해 리스 활성화 앞장...지난해 20% 가까이 성장
KOTRA 블라디보스톡 무역관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러시아가 경기진작, 제조업 육성 등의 목적으로 기업들의 리스 활용을 확대하고자 하는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이 지역에 장비를 수출하려면 리스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KOTRA 블라디보스톡무역관은 18일 러시아 조사기관인 엑스퍼트 RA(Expert RA)를 인용, 러시아 리스 시장규모가 2017년 1조 루블(신규 장비 도입액 기준)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20% 가까이 늘어난 1조 3100억 루블(218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신규 리스 계약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2조 루블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러시아 리스 시장규모 추이(단위=십억루블). 자료=Expert RA

러시아 리스 시장은 전통적으로 철도차량, 일반차량, 항공기, 선박 등 운송부문의 비중이 높다. 신규장비도입 기준으로 73%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지난해에도 선박의 신규 장비 도입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자동차(승용차와 상용차 전체) 부문 역시 리스 지원 보조금 축소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19% 성장한 4530억 루블로 가장 큰 비중(34.5%)을 차지했다.

◆ 러 정부, 경제활성화 위해 리스시장 적극 지원

러시아 정부가 리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행중인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리스 계약시 보조금 지급과 산업개발펀드를 통한 저리융자다.

러시아 자동차산업 분석기관인 ‘아브토스탓(Autostat)’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러시아에서 15년 이상 된 경상용차는 43.6%, 중대형 트럭은 65%에 달해 교체가 시급하다.

러시아 정부는 2015년부터 경상용차 리스 보조금 제도인 ‘온비지니스(Own Business)’, 중대형 트럭 리스 보조금 제도인  ‘러시안트랙터(Russian Tractor)’ , 농기계 리스 보조금 제도인 ‘러시안파머(Russian Farmer)’ 제도를 도입했다.

도입초엔 리스 대상 자산 가치의 10%(단, 50만 루블 이하)까지 보조금을 지원했으나 2017년 하반기부터는 12.5%(단, 62만 5000루블 이하)로 확대됐고 현재는 지원기간이 2020년까지 연장된 상태다

러시아의 트럭 리스회사 중 하나인 카케이드(Carcade)에 따르면 전체 트럭 판매 중 70% 이상은 리스 형태로 판매되고 있으며, 그 중 절반 이상은 국가 보조금을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제조업 육성을 위해 2014년 설립한 산업개발펀드는 개발프로젝트, 기계설비, 합작프로젝트, 임대 프로그램 등 4개의 파이낸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임대 프로그램은 기업들이 고가 장비 구입 시 리스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리스 회사를 통해 장비를 임차한 러시아 업체에게 리스 금액의 50%까지 저리로 융자해준다.

◆ 리스사 보다 장비공급 기업 공략이 효과적

현재 러시아에서 활동중인 리스회사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스베르뱅크(Sberbank), VTB, VEB 등 금융회사가 모태인 곳과 지멘스(Siemens0, 캐터필라(Caterpillar) 같은 장비 생산회사가 자사 제품의 판매 진작을 위해 금융상품을 운영하는 형태다.

130여개 업체중 상위 20개사가 연간 전체 신규 장비 도입액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운송수단 전반을 취급하고 있는 STLC가 시장 점유율 16%로 가장 앞서 있고 스베르뱅크 리싱(Sberbank Leasing), VTB Leasing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관구 대통령 전권대표는 지난 2월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 투자자의 날'에서 러시아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을 전폭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관구 대통령 전권대표는 지난 2월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 투자자의 날'에서 러시아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을 전폭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블라디보스톡무역관은 “러시아가 제조업 육성, 산업시설·의료시설 현대화 등을 추진 중이나,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고가 장비를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아 필요한 장비를 임차하려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멘스 파이낸스(Siemens Finance) 블라디보스톡 지사의 옥사나 분야크(Oksana Bunyak) 부장 역시 “ 러시아에서 고가 장비 구입을 위해 큰 금액을 한꺼번에 지불하기 보다는 여러가지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리스를 이용하는 회사가 많아지고 있다”며 러시아 리스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무역관은 “러시아 정부가 건설장비, 의료기기 등의 정부 및 공공발주 사업에는 자국산으로 입찰을 제한하고 있어 공공조달 시장 진출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리스 시장을 통한 민간조달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에도 리스 회사를 직접 공략하는 것보다는 리스 회사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들 기업은 러시아 주요 도시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는 데다 의료장비, 일반장비, 산업설비 등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는 만큼 우리 중소중견 제조 수출기업의 다양한 제품의 진출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 기사는 KOTRA 러시아 블라디보스톡무역관(작성자 우상민)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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