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리포트] ‘발칸의 허브’ 세르비아에서…’난 이렇게 취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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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리포트] ‘발칸의 허브’ 세르비아에서…’난 이렇게 취업했다’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4.17 2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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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지사·국제기구·프로리그·공립학교 등 다양...언어로는 불충분, 문화도 이해해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무역관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유럽의 발칸반도 중남부에 있는 세르비아는 아직 우리에겐 생소한 나라다. 한국 교민수가 120명 정도이고 한국과의 교역규모가 2018년 기준 2억3000만달러에 불과한 미개척 시장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제 발전과 함께 점점 한국 제품의 시장 진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진출 기업의 발길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청년들이 정부 지원 사업을 활용하여 국제기구 또는 세르비아 기관에서 일하거나 세르비아에 새롭게 진출하는 한국기업에 취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KOTRA 베오그라드 무역관은 유럽의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는 세르비아에서 미래를 대비하는 청년 4명을 만나 취업 성공기를 들어 봤다.
 

한국타이어 세르비아 지사 김상일 사원. 사진제공=KOTRA 베오그라드 무역관

◆한국타이어 세르비아 지사, 김상일 사원
대학에서 세르비아어를 전공한 김상일씨는 세르비아 에티하드 항공사를 다닌 적이 있으며 현재는 한국타이어 세르비아 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에티하드항공사에서 항공권 발권, EMD(기내식, 마일리지 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김씨는 세르비아에 새롭게 진출하는 한국타이어에 입사 기회를 얻어 초기 지사 설립과 시장진입에 필요한 행정 및 세일즈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김씨는 대학생이던 3년전에 KOTRA 베오그라드 무역관에서 청년인턴으로 일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비자 및 워킹퍼밋 등의 서류문제를 직접 해결해줄 수 있는 세르비아의 취업 에이전시를 통해 취업을 준비했다. 항공에도 관심이 있던 그는 에티하드 항공사에서 아시아인을 채용 수요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해 입사에 성공했다. 

김 씨는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오는 것 같다”고 말한다. 학부에서 세르비아어를 배울 때부터 세르비아라는 나라에 대해 더 알려고 노력했고, 언어 뿐만 아니라 아니라, 지역학 전문가가 되고자 했다.

세르비아 지도를 그려서 각 지역에 대한 정보를 외우기도 했고, 여러 세르비아 사람들을 만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세르비아의 각 지역에 대한 공부를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공부했던 것이 좋은 기회가 찾아오는 데에 큰 역할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 씨는 “세르비아어의 특성상 영어로 번역이 되지 않는 독특한 문장과 독특한 사고방식이 있다”며 “통번역가 수준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현지어를 구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세르비아어 하나만 잘해서는 충분치 않다. 영어도 함께 할 줄 알아야 하고 그런 바탕 위에 세르비아어를 덧붙여야 세르비아에서 외국인으로서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김 씨의 경험담이다.

UNHCR 세르비아. 사진제공=UNHCR
UNHCR 세르비아. 사진제공=UNHCR

◆ UNHCR 세르비아, Associate Field Officer, 안진호
안진호씨는 현재 외교부에서 시행하는 유엔전문봉사단 파견 프로그램을 통해 2017년 9월부터 UNHCR 세르비아 사무소에서 Associate Field Officer로 일하고 있다. 주요 업무는 난민보호 및 보고서 작성이며 그 외 파트너 관리, 각종 행사 업무(컨퍼런스, 트레이닝 등)를 담당하고 있다.

안 씨는 학창시절부터 구조적 폭력과 더불어 난민보호와 관련한 업무에 관심이 많았는데 당시 유럽난민사태가 끝나가는 시기에 지정학적으로 가장 흥미로울 수 있겠다고 판단해서 세르비아를 선택했다.

그는 세르비아에서 근무하는 데 따른 어려움으로 본격적으로 업무에 투입이 되는 준비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데 반해 적응하고 습득해야 할 것이 많은 점을 꼽았다. 담당업무를 진행할 때 정치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서 여러 관계자와 잦은 업무교류와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수적이다.

안 씨는 취업희망자들에게 한국 정부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여 우선 경험을 많이 쌓을 것을 조언했다.

Borac Cacak 의 경기 모습. 사진제공=KOTRA 베오그라드 무역관
Borac Cacak 의 경기 모습. 사진제공=KOTRA 베오그라드 무역관

◆세르비아 2부리그 Borac Cacak 이은수 인턴
이은수씨는 세르비아 2부 리그에 소속된 Borac Cacak이라는 구단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의 업무는 한국의 에이전시·프로축구 구단·Borac Cacak 사이에서 서로 필요로 하는 자료들을 수집 및 제작하는 일이다.

그는 “유럽은 축구 강국이며 유럽 내의 국가와 유럽 외의 국가의 궁합을 살린 플랫폼 비즈니스가 한창”이라고 소개했다.

그중 세르비아는 ▲저렴한 물가 ▲유럽의 선진 축구 ▲비교적 안전한 수준의 치안 등 현재 한국 유소년 선수들의 유럽 진출 발판의 새로운 대안이 되기에 충분한 매력을 지녔다고 판단해 축구 플랫폼 비즈니스를 배우고자 세르비아에 오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가 세르비아에 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Borac Cacak구단이 한국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 참여하면서다. 마침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해외 구단 인턴쉽 지원시 체류비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과 연계돼 어렵지 않게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영어 이력서와 소개서 그리고 영어인터뷰까지 모든 과정이 영어로 진행되긴 했지만 국내 취업과정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그는 다만 언어, 문화적 차이 때문에 이력서나 인터뷰 등으로는 자신을 어필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포트폴리오를 따로 제출했는데 그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겸손이 미덕'인 한국과는 달리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입사 후 어려웠던 점으로 ‘언어’를 꼽았다. 세르비아가 영어권국가가 아니고, 또 수도가 아닌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생활하는 것 때문에 직원 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아 생활면에서 많은 불편함이 따랐다는 것이다. 

그는 세르비아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세르비아어를 익힌 후 도전한다면 언어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소한 면접관에게 자신을 어필하고 좋은 인상을 남기는데 충분할 것이라는 게 이씨의 경험담이다.

최고임 교사가 공립고등학교 교실에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사진제공=KOTRA 베오그라드 무역관
최고임 교사가 공립고등학교 교실에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사진제공=KOTRA 베오그라드 무역관

◆세르비아 공립 고등학교 한국어 교사, 최고임
최고임씨는 국립국제교육원에서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어 교원으로 파견돼 현재 세르비아 공립 고등학교 네 곳에서 한국어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최 씨는 우리나라 역시 어려웠던 시절 선진국의 도움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다양한 형태의 도움 중에서도 교육적 원조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이 들어 이 사업에 지원하게 됐다.

그가 한국어 교원을 지원할 때 국가를 희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여러 곳 있었는데 그 중에서 세르비아라는 곳은 가장 생소한 곳이었다.  한국어 교원이 이 파견되어 있는 곳 보다는 그동안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드물었던 학생들을 가르친다면 좀 더 보람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세르비아를 선택하게 됐다.

처음 지역을 배정받았을 때 이곳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급선무였는데 정보가 부족한 데더 기존에 파견자가 있는 상황도 아니라 막막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공부 중인 세르비아인 정부초청장학생의 도움으로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고, 나아가 세르비아어 기초 회화를 배우게 된 것이 큰 힘이 됐다. 

최 씨는 현재 세르비아 공립 고등학교 네 곳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아직은 방과후 수업 형태로 진행되고 있어서 더 많은 학생들을 참여시킬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차츰 확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학교에서의 한국어 교육이 처음 실시되다 보니 수업 교실 배정 및 수강생 모집 등 사소한 것에서부터 비자 발급 등에 이르기까지 혼자 헤쳐 나가야 할 부분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는 게 그의 소감이다.

그는 “세르비아는 ODA 국가이지만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국가”라며 “시야를 넓혀 취업을 준비한다면 나아가 발칸반도, 유럽 내 다른 국가로의 취업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KOTRA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무역관(작성자 박경민)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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