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인수 8천억이면 가능"...`창의적 해법`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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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 8천억이면 가능"...`창의적 해법` 뭘까
  • 문주용 기자
  • 승인 2019.04.17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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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박삼구, 인수기업 `3자 창의적 해법`으로 마무리 가능
`단기 이익` 급급 말고 `정상화후 이익 분배` 장기관점 가져야
"박 전회장 `경영권 프리미엄` 논란 없애는 것이 `시장 정의`"

[오피니언뉴스=문주용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산업은행등 채권단이 시장 조성에 나섰다. 지난 16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현 차입금은 3조7000억원으로 부채가 7조원이라는 얘기는 부풀려진 것"이라며 "구주 일부를 인수하고 나머지 제3자배정 증자에 참여, 신주를 인수하는 식으로 하면 된다"고 운을 뗐다.

`구주-신주` 병형방식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지분을 매각할 금호 그룹측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는 인수희망자, 차입금을 회수하려는 채권단은 각각 자신들의 단기적 이익보다는 `경영정상화후 이익을 분배하는` 장기적 안목도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3자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조화될 경우는 인수자금은 1조원 미만으로도 해결이 가능하다는게 투자시장 업계의 전망이다. 이들 3자 이해를 조정할 `보이지 않는 손`의 현명한 지혜도 활용될 필요가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한 매각에 박삼구 전회장측, 채권단, 인수자등이 `창의적 방법`으로 돌파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한 매각에 박삼구 전회장측, 채권단, 인수자등이 `창의적 방법`으로 돌파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 연합뉴스

 

   

◆박삼구 회장측, 경영권 프리미엄 기대말아야

투자시장 업계 전문가는 "경영을 잘못해 부도 직전에 몰린 회사를 두고, 경영책임자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가질 수 있다는  언론보도는 정말 무지한 것"이라며 "행여 박 전회장이 오판할까 두렵다"고 지적했다.

통상 우량 기업이면서 저평가된 기업을 인수할 경우 대주주는 당연히 경영권 프리미엄을 요구한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박 전회장의 경영 잘못이 큰 원인이었다는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이 전문가는 "적자회사 인수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있다는게 말이 되겠느냐"고 주장했다.

많은 기업인수합병(M&A) 사례를 봐도 적자가 심각한 기업의 인수합병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이 인정된 사례는 흔치 않다. 이를 경우 인수기업은 "현금을 더 얹혀서 팔아라"는 식이었고, 매각하는 쪽은 "회사가치를 플러스 1원이라도 인정해달라"고 매달렸다. 경영자에게 `1원`은 자신의 자존심 가치다.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동의한 박 전회장측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받겠다고 나설 경우, 시장에서 공감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그룹 매출의 60%를 차지한 아시아나항공의 현금을 계열사 지원에 이러저리 동원한 만큼, 부실경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채권단, 채권 회수대신 정상화 도와야

매각을 종용했던 산업은행 등 채권단도 경영정상화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인수자금 유입에 대해 차입금 회수 욕심을 버리고, 신용등급 상향시 차입금 금리 인하등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채권단의 차입금이 4000억원 수준이다. 금리는 3~5.5%에 제공하고 있다. 아직 부도난 상태가 아닌 만큼, 출자전환해 지분을 갖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의 미래현금흐름이 양호하다는 논리로 좋은 인수자를 모으려 한다면, 채권단 역시 합당한 성의를 보여야 한다. 장기차입금 상환 요구 대신 차입금 만기연장은 물론 금리인하 등 자기희생을 병행해야 한다.

투자시장 전문가는 "대부분 은행들이 은행장의 치적을 만들기 위해, 또 미래 리스크를 우려해 기업매각후에도 인수자금중 일부를 회수하는 바람에 피인수 기업이 경영정상화에 더 애를 먹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국가경제를 관리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경영권 승계 문제로 혼돈의 시기에 접어들었는데, 여기에 아시아나항공마저 흔들릴 경우 국가경제 차원의 혼란이 올 수도 있다. 단순히 일개 부실기업 경영권 매각으로 볼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신용도가 높은 우량기업이 인수자로 결정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올라가는 만큼 채권회수 필요성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 경영정상화엔 신주인수 방식이 더 큰 도움 

PE는 기업인수시 대주주의 지분 전부를 인수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PE는 대신 현재의 경영진을 활용하고자 지분 일부를 보유하게 하고 경영도 일부를 맡긴다. 단지 재무책임자인 CFO만 파견해 경영감시를 한다. 관련사업을 경영할 목적이 없기 때문이다. 

PE는 대신 대주주의 지분 일부만 인수,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장악한다. 추후 정상화에 성공, 기업가치가 상승할 때 나머지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기존 대주주에게 보상한다.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여객운송비지니스 경험이 없는 만큼, 경영할 고급인력을 갖추지 않은 PE와 별반 다르지 않다. 

투자시장 전문가는 "PE가 부실회사를 인수하거나 대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은 대동소이한 것"이라며 "박 전회장 지분 전부를 인수하기 보다는 일부 지분은 그대로 보유하게 하고 추후에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는 것도 생각해볼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조기 경영정상화에 더 좋은 방법은 신주 참여로만 인수하는 방식이다. 

구주매각을 배제하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만 인수자금 100% 투입하는 방식이다. 신주 발행에 따라 금호측 지분이 희석돼 2대주주로 내려앉고 인수기업이 최대주주가 돼 경영권을 갖는다.

전문가는 "인수자금이 회사에 최대한 투입되는 것이 정상화에 제일 좋다"면서 "매각의사를 수용한 만큼 박 전 회장이 더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인수자금이 최대한 많이 회사로 들어오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회장측이 당장 손에 쥐는 이득이 없는 듯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경영이 정상화되면 주가는 오를 수 밖에 없다. 비록 지분율이 희석되거나 당장 현금화 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자신이 경영할 때보다 더 많은 주식가치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실현이 좀 늦을 뿐이다.   

◆창의적 방법과 인내력, 인수가 낮추는데 결정적 역할할 듯

인수자 역시 자격이 필요하고 인내도 필요하다. 자격면에서는 충분한 자금과 함께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여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신용을 보강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자본시장 전문가는 "만일 신용등급이 A등급인 주요 그룹이 인수한다면 아시아나항공의 등급도 자연 올라가게 될 것"이라며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계열사의 등급에 따라 아시아나의 등급도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인수자 그룹내 아시아나항공이 차지할 위상에 따라서도 신용등급 상향이 가능하다.

이 경우는 차입금 이자 뿐아니라 항공기 금융리스, 운용리스 이자까지도 모두 낮출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갖게 된다.

투자시장 전문가는 "자산유동화채권(ABS)는 보통 담보 채권보다 1%P이상 이자가 높다"며 "해외로부터 빌린 리스부채도 인수기업이 나서 협상한다면 이자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수기업의 신용등급이 중요한 이유다.

인수기업 역시 인수후 경영진을 곧바로 교체하거나 급격한 구조조정으로 기존 인력과 마찰을 빚는 것은 피해야 한다. `노하우`와 인력이 가장 중요한 비지니스인 만큼, `스무드 오퍼레이팅`에 집중해야 한다.

◆최소 4천억에원~ 최대 8천억이면 성사 가능

현재 박 전회장측 아시아나항공지분 33.47%중 절반을 구주매입형식으로 인수하다면 그 금액은 4000억원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이전 주가 흐름으로 본다면)

이후 유상증자에 4000억원 안팎으로 참여한다면 최대주주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증자자금은 2~3년 이자비용을 감당할 재원이 된다. 구주매입에 4000억원, 신주인수에 4000억원 정도면 가능하다는 얘기다.

신주인수에만 자금을 투입하면 인수금액이 더 줄어든다. 신주인수에 5000억~6000억원을 투입하면 정상화도 가능하다. 이후에 박 전회장의 지분을 매입해주면 된다.  

첫번째 경우나 두번째 경우 모두 박 전회장이 새로운 인수자에 협조해야 가능하다는 전제가 붙는다. 그가 사실상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최대화하는 방법을 연구한다면 인수자의 제안을 심사숙고해야 한다.. 박 전회장이 인수 후보에 대해 비토권을 행사하도록 채권단이 양해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이자발생채무가 3조4000억원을 웃도는 만큼, 새로운 주인찾기를 통해 신용등급을 개선하고 이자비용을 줄이면 경영정상화는 더욱 빨라진다. 신용등급 A 이상인 대기업이 인수한다면 더 그렇다.

투자시장 전문가는 "관건은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이 참여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최근 사업 확장에 관심이 많은 건설업체라든지, 중견그룹은 채권단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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