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1.5억 가입자 눈 앞..."경쟁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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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1.5억 가입자 눈 앞..."경쟁 두렵지 않다"
  • 최원정 글로벌에디터
  • 승인 2019.04.1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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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애플 등 경쟁업체 등장에 각축전 예고
월가, "넷플릭스의 아성 쉽게 넘볼 수 없을 것"

[오피니언뉴스=최원정 글로벌에디터]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업체인 넷플릭스가 전세계 가입자수 1억5,000만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디즈니와 애플, 아마존 등 미국의 거대 공룡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선두주자인 넷플릭스는 향후 성장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선두주자 넷플릭스, “경쟁이 시장의 파이를 키울 것”

16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장 마감 직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전세계 가입자수는 1분기 기준 1억4,890만명으로 전분기보다 960만명 증가했다. 미국에서만 174만명, 해외에서 786만명의 가입자가 늘은 것이다. 900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다. 

넷플릭스의 가입자 추이. 출처=Statista
넷플릭스의 가입자 추이. 출처=Statista

 

1분기 수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 2억9,000만 달러에서 3억4,400만 달러로 증가했다. 매출은 22% 증가한 45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주당순익은 76센트로 시장 전망치인 57센트를 상회했다. 

넷플릭스는 다음 분기말(6월말)까지 500만명의 신규 가입자 확보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높은 성장세지만, 시장은 신규가입자 수가 둔화된다는 점, 넷플릭스가 서비스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며 매도로 돌아섰다. 넷플릭스 주가는 지난주 디즈니가 OTT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4% 가량 떨어진데 이어 이날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1% 가량 빠졌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앞으로의 성장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넷플릭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경쟁업체들로 인해 우리의 성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조바심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동영상 시청 방식(transition from linear to on demand entertainment is so massive)’과 ‘제공하는 컨텐츠의 차별성(differing nature of our content offerings)’을 꼽았다. 즉 미디어 시장이 선형 시청(linear viewing: 공급자가 송출하는 대로 시청하는 방식)에서 온 디맨드(on demand: 소비자가 원하는대로 미디어를 선택해 보는 방식)로 바뀌면서 전체 파이가 커지고 있는 만큼 경쟁자가 늘어도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경쟁사들이 각자 컨텐츠와 서비스 투자를 확대하면 소비자들이 ‘온 디맨드’ 시장으로 빠르게 넘어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모든 경쟁자들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새로운 경쟁자들의 등장에 대해서도 넷플릭스는 선두주자답게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리드 해스팅 최고경영자(CEO)는 “경쟁은 당신을 개선시킨다”며 “디즈니나 애플 같은 멋진 회사들과 경쟁하게 돼 흥분된다. 이들과 같은 리그에서 경쟁한다는 것에 매우 신난다”고 말했다. 

◆디즈니, 넷플릭스 넘어설까.  

디즈니+를 태블릿에서 구현하는 모습.
디즈니+를 태블릿에서 구현하는 모습.

지난주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를 발표하며 OTT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디즈니+는 올해 11월 12일 북미지역에서 공식 런칭한 후 2년 내 세계 주요지역으로 확장한다. 디즈니의 새로운 서비스 발표에 당일 주가는 12% 가량 상승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보여줬다. 

‘디즈니+’의 최대 강점은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꼽힌다. 서비스 이용료는 월 6.99달러이며, 1년 구독료는 이보다 조금 저렴한 69달러다. 영화 한 편 보는 것보다 싼 가격에 한 달 내내 디즈니의 컨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넷플릭스의 스탠더드 플랜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디즈니의 또다른 강점은 막강한 컨텐츠다. 7500편의 TV 시리즈와 500편 이상의 영화 컨텐츠가 디즈니+를 통해 서비스될 예정이다. 대표적인 독점 컨텐츠로 스타워즈 시리즈의 하나인 ‘더 만달로리안(The Mandalrorian)’, 마블 스튜디오의 블럭버스터인 ‘팔콘과 윈터솔져’, ‘스칼렛위치와 비젼’ 등이 예고되고 있다. 이 밖에도 픽사필름과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즈니의 전통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디즈니+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게 된다. 디즈니는 또 양질의 컨텐츠 확보에도 막대한 투자를 감행한다. 이미 지난달 710억 달러에 21세기 폭스를 인수했고,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을 위해 내년에만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디즈니는 또 2019년 하반기 넷플릭스에 자사 컨텐츠 공급을 중단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이미 외부로부터 공급받는 컨텐츠가 줄어드는 것에 대비해왔다”며 “자체 제작 컨텐츠에 더욱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응수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방대한 제작 규모 뿐 아니라 최근 작품성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영화 ‘로마(Roma)’는 올해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 촬영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다. TV 시리즈물도 여러차례 에미상을 수상하거나 후보에 오르는 등 제작 컨텐츠의 품질 면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디즈니+가 가격과 컨텐츠 경쟁력으로 새로운 시청자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지만 당장 넷플릭스를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우선 디즈니가 자사 컨텐츠를 독점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컨텐츠 권리를 정리하자면 시간이 필요하다. 또 이미 넷플릭스에 가입해 있는 시청자들이 몇 달러의 가격 차이 때문에 잘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를 해지하고 디즈니로 갈아탈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주 타켓층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월가의 테크 애널리스트인 매튜 트론튼은 “디즈니+의 컨텐츠는 가족 중심적이지만, 넷플릭스의 컨텐츠는 더 광범위하다”며 “디즈니+가 넷플릭스의 강력한 대체재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JP모건의 더그 앤무스 애널리스트 역시 “디즈니+는 넷플릭스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지만, 넷플릭스 컨텐츠의 양과 질을 감안할 때 디즈니+가 넷플릭스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공룡들의 각축전에도 여전히 투자 매력

미국 TV보유 가구의 넷플릭스 가입자 비율 추이. 출처=Statista
미국 TV보유 가구의 넷플릭스 가입자 비율 추이. 출처=Statista

 

시장의 성장과 함께 그동안 넷플릭스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해왔다. 넷플릭스의 주가는 360달러 수준으로 CNBC 는 2007년 넷플릭스에 1,000달러를 투자했을 경우 현재 자산은 11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만%의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는 100% 상승하는데 그쳤다. 또 디즈니의 경우도 10년전인 2009년 4월 15일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현재 7,600달러를 손에 쥘 수 있다. 660%의 수익률로 같은 기간 S&P500지수의 상승률인 240%를 크게 상회한다. 

디즈니 뿐 아니라 애플, 아마존 등 다른 거대 IT 기업들까지도 OTT 시장에서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지만, 넷플릭스 CEO 해스팅의 예상대로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만큼 모든 경쟁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넷플릭스가 이미 확보한 소비자를 울타리에서 단기간에 쉽게 빼낼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BOA와 도이체방크, UBS 등 증권사들도 넷플릭스에 여전히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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