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 지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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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 지원 없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4.1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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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장, 조원태 대한항공사장 조카 지원의사 없다고 밝혀
메리츠 관계자 "법적으로 지원 불가능"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측은 16일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를 위해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측은 16일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에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를 지원하는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을 겁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 동생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조카인 조원태 대항항공 사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행동주의 펀드 KCGI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다. 

◆"개인지원은 또 다른 배임될 수도…금산분리 원칙 지킨다"

조정호 회장이 한진그룹 경영과 관련해 중립 의사를 공식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메리츠금융지주 관계자는 <오피니언뉴스>와 통화에서 16일 "조정호 회장은 금융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며 "한진칼 지분을 인수해 조원태 사장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메리츠금융그룹 뿐만 아니라 조정호 회장 개인 자격으로도 한진칼 지분 매집에 나서지 않을 것이며 법적으로도 나설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현행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24조는 대기업집단 금융회사가 비(非)금융 계열사 지분을 5% 이상 취득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형이 죽고 조카가 어려움에 처했으니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며 온정적 관점에서 보는 시각이 많지만 금산분리법 원칙에 따라 회사와 조정호 회장 개인 모두 지원이 불가능하다"면서 "만약 법적인 제재가 없다고 하더라도 조정호 회장의 많은 재산이 메리츠금융지주에 주식 형태로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식으로든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맨 오른쪽)을 비롯한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이 도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맨 오른쪽)을 비롯한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이 도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영권 방어 비상등 켠 한진그룹

조원태 사장 등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방어에 현재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조원태 사장이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상속 받으려면 2000억원 가량의 상속세를 내야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다른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도 상속세를 낼 여력이 크지 않다. 

한진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진칼의 지분은 조양호 회장이 17.84%, 조원태 사장이 2.34%, 조현아·현민 씨가 각각 2.31%와 2.30%를 갖고 있다. 반면 2대주주인 KCGI는 한진칼 지분 13.47%를 보유하고 있다. 7%에도 못 미치는 조양호 회장 삼남매보다 약 2배 가량 많다. 더욱이 KCGI는 적극적인 한진칼 지분 매입으로 한진그룹 경영 참여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조정호 회장이 중립을 선언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조원태 사장이 상속세 등 경영권 방어를 위해 대한항공과 협업 관계인 미국 델타항공 등 외국계 기업이나 금융지원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6일 서울 마포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엄숙됐다. 사진=연합뉴스
1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치러졌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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