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핀테크·스타트업 지원 확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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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핀테크·스타트업 지원 확대 이유는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4.1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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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금융당국 주문·장기적 투자
최종구 금융위원장 우리·NH·신한 핀테크랩 릴레이 방문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금융권이 핀테크·스타트업 지원·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소기업과 상생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물론 디지털화되고 있는 금융 생태계와 금융당국 정책에 발맞추기 위한 행보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NH농협금융지주, 신한금융그룹 등이 잇따라 핀테크·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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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11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사에서 열린 신한퓨처스랩 제2출범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우리·NH·신한, '릴레이' 핀테크·스타트업 지원 발표 

우리은행은 지난 3일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인 '디노랩(DinnoLab)' 출범식을 가졌다. 디노랩을 통해 스타트업에 사무공간, 경영컨설팅, 투자 등을 비롯해 기술과 서비스 개발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아마존웹서비스와 협력해 클라우드 개발환경, 금융API, 기술자문 제공 등 다양한 형태로 금융 스타트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NH농협금융지주는 7일 'NH디지털혁신캠퍼스' 출범식을 가졌다.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통해 오픈API,  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신기술을 활용한 사업모델 발굴을 비롯해 유망 스타트업을 선정해 맞춤형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신한금융그룹은 11일 '신한퓨처스랩 제2출범식'을 개최했다. 퓨처스랩 육성 기업범위를 핀테크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 관련 유망기업으로 확대하고 향후 5년간 250개 기업을 발굴·육성할 예정이다. 육성 기업에는 ▲인프라 확장 ▲디지털 신기술 자문 지원 ▲인재발굴 ▲심화전문 교육 제공 ▲금융 솔루션 제공 ▲글로벌 진출 지원 ▲M&A·IPO 연계 등을 지원하고 향후 5년간 직접 투자를 250억원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밖에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각각 '원큐 애자일 랩', 'KB이노베이션 허비'를 통해 핀테크·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 "디지털화·금융당국 주문보다 장기적 투자 관점"

최근 금융권의 스타트업 지원 행보의 표면적인 이유는 디지털화되고 있는 금융 생태계에 있다.

4차산업 시대와 함께 디지털 또는 인터넷에 기반을 둔 기술이 발달하면서 디지털 금융은 금융권의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나란히 신임 은행장으로 선임된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모두 디지털 전환을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디지털 전환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지 행장은 2020년까지 1200명의 전문인력 채용과 외부 혁신 기술 도입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진 행장 역시 디지털 혁신을 위해 전문인력 채용과 관련 부서 개편을 예고했다. 

금융권은 내부 역량 강화는 물론 핀테크 스타트업과 상생을 통해 디지털 금융 상품을 비교적 수월하게 도입할 수 있다. 디지털 경쟁력은 물론 회사 이미지 제고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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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은행장(왼쪽에서 5번째)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에서 4번째)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 ‘디노랩’ 출범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우리은행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행보 역시 금융사들의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에 가속도를 붙이게 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우리은행, NH금융, 신한금융의 핀테크랩 행사를 잇따라 방문하며 금융사들의 스타트업 지원을 독려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서는 핀테크 기업과 금융회사가 상생의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도 전향적인 금융규제 샌드박스 운영, 예산·공간 지원, 적극적인 규제개혁 등을 통해 제2 벤처 붐 확산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 중에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융지주회사법·은행법 등 금융회사의 출자가능 회사 범위에 핀테크 기업이 포함되도록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부각되고 있는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 확대의 근본적인 이유는 '장기적인 투자'라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권의 스타트업 지원은 최근 일이 아니고 몇 년 전부터 투자 관점에서 진행돼 왔다"면서 "기본적으로 기업이 발전해야 금융사도 함께 성장한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과 금융사는 상생관계에 있으며 최근 정부 역시 핀테크 투자에 관심을 가지면서 지원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고 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스타트업 투자가 최근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적극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면서 "금융권에서는 장래가 촉망한 스타트업에 지원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대형 고객사를 만들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출혈 경쟁으로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 지원은 실패 확률이 적은 투자라는 것이다.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규제 역시 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사의 스타트업 지원 확대 기조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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