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채권단, 아시아나항공 자구안·자금요청 수용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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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채권단, 아시아나항공 자구안·자금요청 수용하는 게 맞다"
  • 문주용 기자
  • 승인 2019.04.11 15:0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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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현금창출능력 양호, 자금지원 가치 있다"
"박삼구 전회장측 전량 지분 담보제공, 경영권 배제 담보할 만"
"경영자 실패와 기업 존재 이유 분리해야...소액주주 피해 생각해야"

[오피니언뉴스=문주용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진정성을 의심했지만, 자본시장 전문가들의 반응은 정반대다.

한 전문가는 11일 "도와주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아시아나는 좋은 회사입니다.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고 강조했다. 박삼구 라는 사람과 아시아나항공이라는 기업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욱이 수많은 소액 주주들과 채권 보유자들이 있는 현실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채권단에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 이 계획에 대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회의를 열고 수용여부를 논의했다.

채권단은 그러면서도 `시장의 검증`이 어떻게 나올지를 먼저 파악하겠다며 자구안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자구안을 마련, 산업은행에 제출해 채권단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자구안을 마련, 산업은행에 제출해 채권단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자구안에 담긴 숫자 이상의 의미

전문가들은 자구안중 박삼구 전회장 일가가 내놓은 사재가 빈약하다는데는 동의했다. 그러나 그럴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한 전문가는 "이미 박 전회장측에서 내놓을 것은 다 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숨겨진 재산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애초부터 없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금호고속 지분 4.2%를 담보로 내놓은 것에는 숫자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지적도 했다.

사업보고서상 기재된 장부가액으로는 15억원에 못미치는 반면, 회사측은 141억원이라고 한다. 어차피 대주주 지분이 담보로 묶여 있는 이상 4.2%의 지분은 정상적인 거래가일 수 없다. 회계처리상 장부가액으로 한 것 역시 가치를 정확히 반영한 것도 아니다.

금호고속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상 최상위에 있는 기업이다. 금호타이어 지원을 조건으로 박 전회장과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금호고속 지분 42.7%를 이미 채권단에 담보로 맡긴 상태다. 아시아나는 이 지분을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지원의 담보에서 풀어주면 아시아나항공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총 46.9%의 지분이 채권단에 넘어가는 것으로, 50%에 못미친다는데서 부족감이 있지만, 의미는 다른데 있다는 것. 

전문가는 "박 전회장 일가가 가진 모든 금호고속 지분을 다 맡겼다는 뜻으로, 박 전회장이 지분을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간섭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상법상 주식 3%이상을 가진 주주는 회계의 장부와 서류의 열람, 등사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상법 제466조 주주의 회계장부열람권)

장부를 열람할 수 있다면, 법인계좌거래내역이나 법인카드내용을 볼 수 있어 대표이사 등 경영진의 업무상횡령, 배임등의 시비를 걸 수 있다. 또 임시주총소집권, 주주제안권, 집중투표청구권, 검사인선임청구권, 이사·감사해임청구권등 3%이상 주주로서 갖는 권리를 포기하는 셈이된다. 주식은 배당을 받을 권리와 주주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는데, 모두 행사하지 못한다. 

전문가는 "금호고속 지분 전량을 내놓은 것은, 사실상 백지수표를 제출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박 전회장의 퇴진을 물리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자연히 복귀 가능성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적은 사채출연이지만, 상징적 가치는 충분하다는 얘기다.

◆ 아시아나항공, 5천억원 지원 가치있나

시장 전문가들은 채권단이 5000억원을 신규 지원할 가치가 아시아나항공에 있느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지원에 앞서 판단해야 할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이 `부실 기업`인지 여부다.

한 전문가는 "단골 고객을 많이 갖고 있는 좋은 음식점을 생각해보자. 메뉴가 조금 비싸지만 서비스가 좋은 음식점인데 단골손님이 바글바글 하다면 좋은 음식점 아니겠는가. 문제는 그 음식점의 주인이 다른 데에 돈을 많이 써서 모아놓은 돈이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런 음식점이라 할 수 있다"고 비유했다.

손님이 바글바글 한다는 것은 기업경영으로 풀어본다면, 그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인 EBITDA(법인세·이자비용 차감전 영업이익)을 뛰어나다는 뜻이다. 실제는 어떤가.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2018년 282억원 ▲2017년 2456억원 ▲2016년2564억원이었다. 전년대비 매출은 높은 폭으로 늘었지만, 금융리스비용을 반영한 매출원가 역시 큰폭으로 늘어나 매출총이익이 격감했다. 판관비 역시 다소 늘어난 이유로 2018년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여기에 이자비용 2193억원을 더하고, 현금이 나가지 않는 감가상각 5297억원을 합칠 경우 EBITDA는 7772억원이나 된다. 법인세는 2017년에는 744억원을 냈으나 2018년에는 78억원의 수익이 발생했다. 2017년 수준으로 반영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은 7000억원대의 현금창출능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매출액 7조원에 부채 7조원(운용리스가 포함되면 9조원이 넘겠지만), 현금흐름 7000억원의 기업이라면 부실한 기업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더 늘어날 여지도 있다.

◆ 5천억원은 신규 지원일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사재출연과 함께 자회사 우량자산 매각, 인건비절감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 대신 유동성 위기를 진화하기 위해 500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성격이 신규자금 지원이라고 했지만, 상당한 부분은 기존 대출금을 연장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1년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1630억원이다. 이 가운데 금융기관 차입금은 1000억원 가량이고 나머지는 모두 금리 3.95~5.30%대인 기업어음이다. 채권단이 공급할 신규 대출금이 2금융권의 기업어음을 갚는데 쓰도록 할 것인가가 고민일 수는 있다.  

반면 회사채 상환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26일 도래하는 제86회 무보증공모사채 600억원을 갚고 나면 나머지는 자산유동화사채(ABS)가 대부분이다. 상환규모가 매우 크지만, 국제선 대리점계약등 장래매출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것이고,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 이상을 지킬 경우 큰 문제는 없다.

5000억원중 금융기관 차입금외에 2금융권 단기차입금과 일부 회사채 상환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신규 자금을 빚을 갚는데 쓴다는 것이지, 새로운 사업에 투자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럴 여유조차 없기도 하다.

금융시장에서는 박삼구 전회장은 과욕으로 인해 과다한 빚을 안게 된 `실패한 경영자`로 평가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금융시장에서 박삼구 전회장은 과욕으로 인해 과다한 빚을 지게 된 `실패한 경영자`로 평가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박삼구 전회장, 처벌받아야 할 경영자인가

박 회장의 과욕에 대한 증언은 자본시장 안팎에서도 쉽게 확보할 수 있었다.

그룹 고위직을 지냈다 퇴사한 한 인사는 "박 회장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경영진으로서 함 힘들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박 전회장은 대우건설 인수과정에서 협력했던 PE측에 약정된 보수를 지급하지 않고 버티는 바람에 `시장의 눈밖`에 났다. 대우건설 인수도 과욕이었지만, 인수후 약정된 보상을 하지않는 과욕으로 비난의 대상이 됐다.

시장 관계자는 "그런데 이상한 건 박 전회장이 횡령이나 배임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회장에 대한 채권단의 불신 뒤에는 이런 과욕으로 인한 채권단의 `넌더리`가 났겠지만, 정작 금호그룹과 몇차례 MOU를 맺는 동안 박 전회장의 불법행위가 오르내린 적은 없었다.

시장 관계자는 "그야말로 `좋은 음식점에 나쁜 주인`이 있는 사례지만, 그가 개인적으로 회삿돈을 빼돌리거나 도박같은 비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며 "경영을 잘못한 실패자일지는 몰라도 `경영을 못한 범죄자`로 보는 시각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파산법은 흔히 사업가가 부도내면 횡령 또는 배임으로 단죄하거나, 당좌수표를 부도낸 것에는 사기혐의를 씌워 처벌해왔다. 민법상 채권채무 문제를 형사법상 처벌하는 나라다. 그간 우리나라 국민정서가 대형 부도사건이 날 때마다 오너를 처벌할 것을 요구한 것인데,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과거 영국식 파산법 영향이 컸던 것이 한 이유였는데, 분명한 것은 개인 대 개인, 법인 대 법인의 채권채무 문제는 민법에서 다뤄는 것이 옳다.

이번 사재출연에서 확인가능하겠지만, 박 전회장이 개인의 자산증식을 위해 회삿돈을 빼돌려거나 대주주의 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배임을 하지 않았다면, 그저 `실패한 경영자`로 봐야 한다. 

박 전회장이 그룹을 키우고 국내 항공산업을 일찌감치 장악했던 경쟁자 `대한항공`과 맞서기 위해 무리한 경영을 했을 것이다. 이게 자본주의적 관점이고, 채무를 갚지 않았다고 범죄자로 모는 것은 채권자의 오랜 비난 방식이다. 자본주의는 작은 악(이윤추구)이 모여서 큰 선(창의적 가치 창출)을 만드는 시스템이라고 한다면, 그의 악을 비난하는 것은 자본주의적 접근이 아닐지 모른다.

◆"아시아나 자구안, 수용하는 것이 옳다...수정을 요구하더라도"

어쨌든 자구안 수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과욕의 박 전회장을 경영권에서 배제하는 장치가 분명한 지와 아시아나항공이 신규지원으로 3년내 경영정상화를 이룩할 수 있는지 예측하는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다소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은 아시아나그룹이 경영정상화에 3년의 시간을 요청했다는 것"이라며 "너무 긴 시간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충분한 시간을 줬다며 힐난했다.

일각에서는 이 기간내에 박 전회장이 경영복귀를 위해 모종의 작업을 벌이려는 게 아닌가 의심한다. 그러나 금호고속 지분 전량을 맡긴 점을 감안하면, 복귀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합리적 판단일 듯하다. 

이를 인정한다면 3년의 시간은 일단 현금흐름능력을 감안,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시간으로 조금 넉넉하게 요구한게 아닐까 하는 판단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이 3년내 경영정상화를 이룩한다면 더할 나위없이 다행스러운 일이 된다. 어차피 채권단이 정상화시킬 능력은 없지 않은가. 반대로 자구계획을 완벽하게 이행하지 못하더라도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인건비 축소가 이뤄진다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가치는 더 올라가게 된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난 기업을 살 희망자는 늘려있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은 많은 소액주주들과 함께 공모형 사채를 발행, 금융시장에서도 많은 이해관계자를 두고 있는 기업이다. 소액주주의 피해를 채권단이 `나몰라라` 한다는 건 경제정의에도 맞지 않다.

시장 관계자는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의 요청을 수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결정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국내 최고의 구조조정 전문가를 영입하거나, 정상화기간을 3년을 2년으로 당기도록 수정 제안할 수 있다. 또  아시아나항공을 그룹 자회사들에서 분리하라는 요구도 할 수 있다. 잦은 구조조정 실패로 악평이 높은 산업은행이 행여 나서서 해보겠다는 식은 아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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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ㅁㅁ 2019-04-12 00:21:40
소액주주들은 매각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구만 개소리를 길게도 늘어놨네 ㅋㅋㅋ

아냐 2019-04-11 16:20:59
그동안 안도와줘서 이 지경되었나...대우때 부터 박아넣은 돈이 얼마냐...대우건설..kdb생명..금호타이어..금호산업..아시아나...채권단이 안물려 있는곳이 한곳이라도 있던가...그정도 도와줫으면 회사 살릴 궁리를 해야지...200억 내놓고 5000억 도와주면 살아난다고 누가 그러던가. 현재 아시아나가 회장퇴진이나 몇푼안되는 자회사팔기...쥐꼬리만한 사재...불쌍한 직원들 정리 ..노선정리한다고 살아날거 같은가...기본적으로 수장이라면 회사를 생각해야지 개인욕심에 아직도 뭐가 뭔지 몰라 이런 기사를 부탁한거 같으니 참 안타깝소...

노욕은 이제그만 2019-04-11 16:13:11
음식점 아무리 잘되도 빚이 자산에 몇배라면 국밥 아무리 팔아도 망한다...계산서 장난쳐서 신뢰는 바닥을 쳐서 주변에서 돈빌려줄곳 하나없다 비유를 해도 몇조짜리 기업을 음식점에 비유하나. ..퇴진한다 했지만 아들내미가 딱 버티고 있고.. 안되면 매각한다고 했지만 3년간 뒤를 봐달란다...될 기업이었으면 그동안도 기회 많았다...금호터미널매각..기내식꼼수...금호타이어상표권..기타 빨대 꼽은걸로 치면 두말하면 잔소리다......성희롱..기내식...선산투입..금타원가조작. 금산매수때 계열사지원 등등 잘한거라곤 직원들사탕나눠준게 전부 .삼구덕분에 주주,,,직원,,,채권단이 흘린 피눈물이 강을 이룬다...아무리 불러주는데로 기사쓴다고 하지만 생각좀 하고 기사를 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