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병 `폐섬유화증`...시민들, 조회장 사망에 관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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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병 `폐섬유화증`...시민들, 조회장 사망에 관심 `급증`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4.08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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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가는 병...증세 악화되면 폐조직 재생 불가능
▲ 폐가 딱딱하게 굳어가는 폐섬유화증의 원인과 치료법 등이 주목 받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폐질환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8일오전 긴급뉴스로 전해지자 많은 시민들은 대학병원에 폐질환 증세를 문의하는 등 사망이유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폐섬유화증`이 악화되어서 사망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퍼지자 이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폐섬유화증`은 "폐가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가는 병"이라는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폐섬유화증은 인체내 산소 교환을 담당하는 폐포의 염증(폐포염)으로 시작해 병이 진행됨에 따라 폐포가 파괴되고 흉터가 생겨 딱딱해진 뒤 제 기능을 잃어 결국 호흡 곤란 증세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폐포는 수많은 모세혈관으로 덮여 있으며 탄력 있고 얇은 한 층의 막으로 약 3억~5억 개로 이루어져 있다. 폐포의 면적을 다 합치면 70~100㎡로 테니스 코트 절반에 해당한다.

주로 40~70대 성인에게 많이 나타나는 폐섬유화증 환자는 발병 초기에는 폐 용적이 크게 줄지 않은 상태이기에 호흡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초기 발견이 어려운 병증 중 하나다. 하지만 폐섬유화증이 진행될수록 폐 용적이 좁아지면서 점차 호흡이 어려워진다. 2차 세균 감염이 없다면 객담(가래) 배출이 없는 건성 기침과 함께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나며 환자의 30% 정도는 미열이 동반되고 피로감이나 체중 감소 등을 경험한다.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자가 면역질환으로 판단하는 것이 최근의 연구 결과다. 자가 면역질환이란 외부 박테리아를 죽여야 할 우리 몸의 항체가 몸 속 정상 세포를 파괴해 병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현대의학에선 폐섬유화증이 진행된 폐 조직은 재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본다. 

치료 방법은 약물치료와 폐이식이다. 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측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폐섬유증 치료법을 설명했다. 경희대측은 "치료는 면역억제제가 주로 사용되는데 스테로이드나 세포독성약물 또는 항섬유화약물들을 사용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가 우선 사용된다"면서 "그러나 아직까지 이런 여러 가지 치료방법이 생존기간을 연장시키거나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약물치료에도 반응이 없으면 폐이식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이런 경험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역시 홈페이지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며 부신피질 호르몬이나 여러 면역억제제가 시도되고 있으나 대부분 환자들은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증상 발현 후 3~5년 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치명적 질환"이라며 "최근 감마-인터페론 등 몇 가지 가능성 있는 약제들이 개발됐고, 정확한 효과판정을 받기 위해 위약을 사용한 다국적 이중 맹검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수 년 내에 치료약제가 나오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산병원측은 조회장 사망으로 이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자 부리나케 홈페이지를 통해 `폐섬유화증`에 대한 설명을 올렸다.

▲ 폐섬유화증의 뚜렷한 치료법은 현재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pixabay.com

반면 한의학에선 폐섬유화증을 단기(短氣), 해수(咳嗽), 천증(喘症) 등의 범주에 속하는 병증으로 본다. 기가 허약한 상태에서 외사(外邪, 외부의 안 좋은 기운)가 폐 속으로 침투해 폐의 기운을 손상시킨다는 설명이다. 한의학에선 폐섬유화증에 대한 처방으로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방식을 채택한다. 염증 반응을 개선해 폐 섬유화 현상을 억제하는 효과를 발휘하는 한약재들을 치료에 사용한다. 

대표적으로 전호(前胡), 오미자, 반하(半夏), 길경(桔梗) 등이 있다. 전호는 미나리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 생치나물의 약명으로 유라시아 전역과 아프리카에 분포한다. 오미자는 진액을 생성하는데 도움을 줘 폐를 윤택하게 한다. 반하는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 '끼무릇', 길경은 도라지의 약명이다. 반하는 기침을 억제하고 가래를 삭이며 길경은 배농작용을 해 호산구 및 알레르기 항원을 줄이는 효능이 있다. 

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은 "폐섬유화증은 치료를 통해 병증의 진행을 늦추거나 줄이며 기침, 가래 등 증상을 개선하고 폐활량을 늘려 삶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도 "이미 섬유화된 조직은 원상회복이 불가능해 어떤 치료로도 돌이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권영빈 경희숨편한한의원 원장 역시 예방법이 최상의 치료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폐섬유화증은 보통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데 이미 섬유화(폐 벽이 두꺼워져 공급되는 산소량이 줄어드는 현상)된 부위는 돌이킬 수 없지만 속수무책으로 나빠지는 병은 아니다"라며 "합리적인 방법으로 진행 속도를 늦추고 안정화가 충분히 가능하며 질병의 진행도에 따라 경중을 나누고 증상에 맞는 올바른 치료를 시행하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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