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M&A가 유일한 대안?...제주항공 관심끄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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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M&A가 유일한 대안?...제주항공 관심끄는 이유
  • 문주용 기자
  • 승인 2019.04.04 18: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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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보다는 `시장의 검증` 중요...애경, 산업은행과 특별한 `인연`

[오피니언뉴스=문주용 기자]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앞날을 놓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MOU 체결 기한을 사실상 한달간 연장하고 그룹의 자구계획안 제출을 재촉하고 있다. 그러나 그룹 재무상황을 이미 파악한 산업은행은 그룹의 노력이  채권단의 동의와 별도로, 시장의 신뢰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깊어지는 산업은행의 고민

산업은행의 고위관계자는 4일 "그룹으로부터 자구계획 이행안이 아직 제출되지 않았으나, 이달말까지는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기대에 못미칠 수준이 될 것같아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위기 해결을 위해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 연합뉴스

 

이 관계자는 "계획안이 제출되면 채권단이 함께 검토하겠지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검증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산은은 오는 6일 만기되는 재무구조개선 양해각서(MOU)의 기한을 한달정도 연기했다.

이 관계자는 "6일이라는 시한은 큰 틀에서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약속한 MOU 시한일 뿐, 채권이 만기 도래하는 것은 아니다"며 "채권 연장이 필요하면 기간을 연장하는 것으로 쉽게 해결될 일이며, 기간이익의 상실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채권만기 연장이 근본적 해결책일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 반드시 살린다" 방법을 찾아라

이에 따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회장의 퇴진 수준이 아닌, 그룹을 `살릴` 확실한 방안을 염두에 두어야할 상황으로 산업은행이 몰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결국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인수합병(M&A) 절차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이 이자보상배율 1에 못미치는 등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일시적 금융 지원등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M&A를 통한 매각방법이 유일한 대안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같은 대기업을 회생시킨 성공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산업은행이 떠안는 방안에는 부정적이다.  

매각으로 방향을 정리한다면, 우량 계열사 지분매각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아시아나항공의 인적, 물적 분할 등으로 기업가치를 조정하는 작업이 선행될 때 새로운 주인을 찾는 게 쉬워진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박삼구 회장에겐 기회없다"...항공산업 노하우 있는 곳은?

이 경우 박삼구 회장이 퇴진후 복귀하는 방법은 완전히 차단된다. 지난 3일 이와관련,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과거에 박 회장이 한번 퇴진했다가 경영일선에 복귀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그렇게 한다면 시장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못박았다.

산은 관계자도 "박 회장이 퇴진후 복귀 의도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노회한 박회장에게 채권단이 워낙 많이 당했던 만큼,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한 말씀일 것"이라고 짚었다. 

아사아나 매각으로 방향을 잡더라도 풀어야할 숙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의 매수희망자를 찾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3조원이 넘는 채무중 ▲금융권 채무외에 시장성 채무를 줄일 방법 ▲특히 항공기 리스비용을 줄일 방법 ▲인건비가 높은 조종사, 항공관리요원등 근로자들의 반발을 무마해야 하는 등 어려운 과제가 산재해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유럽 등 해외사례를 본다면 국내 항공업계중 우량 항공사가 이를 인수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라며 "항공산업은 항공기 운항 노하우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제주항공이 주목받는 이유...산업은행과의 인연 `특별`

인수후보자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은 대한항공이다. 그러나 오너 갑질 경영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만큼 인수할 의지가 없어 보이고, 이미 국제 주요노선을 확보하고 있어 인수시너지 효과도 크지 않다. 매각과정에서 채권단이 일종의 `인센티브`를 제시해야 하는데, 대한항공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 국내 저가항공사(LCC) 1위인 제주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국제 장거리 황금노선을 그대로 물려받아 국제적인 메이저 항공사로 도약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사진= 연합뉴스

투자업계 관계자는 "가장 현실적이고. 의미있는 인수후보자로 국내 저가항공사(LCC) 업계 1위로 재무구조가 우량한 제주항공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며 "한때 유럽에서도 저가항공사들이 대형항공사들을 인수하는 붐이 인 적도 있기 때문에 낯선 그림은 아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설립초기 경영난을 탈피이후 성장세에 들어가 2015년부터 국내 1위 저가항공사에 등극했다. 자체 현금비축이 4000억원에 이르고. 항공기 운항에 노하우까지 갖췄다는 점이 장점이다. 무엇보다 허가를 따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국제 황금노선을 바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가항공사가 대형 항공사를 인수하는 것은 `절호의 기회`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제주항공을 포함한 애경그룹과 산업은행간의 특별한 인연.  

산업은행은 지난 2008년 제주항공의 지분 14.55%를 보유한 3대주주가 된다. 제주항공의 경영부진 등으로 애경그룹이 경영난을 겪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그룹과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맺었고 이때  산은이 출자전환해 보유하게 된 것. 2013년 애경유화에 주식 1백만주를 넘겨 5% 주요주주 지위에서 탈피했지만 산은은 약속대로 재무구조개선을 성실하게 이행한 애경그룹 경영진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인연을 소개하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 전, 다른 계열사들을 분리하는 등의 방법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제주항공을 갖고 있는 애경그룹 역시 사업확장 의지가 강한 만큼 가격만 좋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채형석 애경회장의 의지에 달렸다는 것.

애경그룹이 감당할 수 있을까...`금융의 예술` 발휘해야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 규모를 감안하면 애경그룹 수준의 중견그룹으로는 벅차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때문에 금호의 우량자산 매각 대상인 금호리조트,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개발, 아니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IDT등의 지분과 골프장, 아시아타운 등 부동산등을 조기 매각해 아시아나의 부채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또 애경그룹 단독인수보다는 산업은행 PE를 중심으로 대규모 PE를 구성하고, 여기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애경그룹을 끌어들여 위탁 운영사를 맡기는 방법도 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이 아이디어조차 노조 매각반대 가능성, 시장성 채무 해결등의 난제를 해결하긴 쉽지 않다. 

지난해말 기준 아시아나의 총 차입금이 3조4400억원인데, 이중 1년안에 갚아야할 단기차입금은 1조3200억원 가량이다. 차입금은 금융리스 부채(41%)와 매출담보채권ABS(36%) 등 시장성 채무가 대부분이고, 금융기관 차입은 14% 정도다. 금융리스 부채의 대부분은 외국계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것으로, 외국계 금융회사의 동의가 절대적이나 풀기 쉽지 않은 문제다.

채권단이 시장신뢰 및 검증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금융기관 차입금보다 월등히 많은 금융리스부채, ABS이기 때문이다.  

한편,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말 연결기준 현금및 현금성자산이 2227억원, 단기금융자산이 1130억원 등 유동자산을 4781.6억원을 갖고 있는 것으로 금감원 제출 사업보고서에 나와있다. 지난해 매출액이 1조2594억원으로 26.4% 증가하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애경그룹 전체 재무능력을 대변하는 지주사 AK홀딩스는 현금및 현금성자산 5114억원을 비롯, 유동자산 1조3067억원등 자산이 3조3979억원에 이른다. 부채는 1조924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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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2019-04-05 10:40:18
애경도 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