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매출 소폭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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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매출 소폭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4.0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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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 반도체 수출 부진 타격...영업이익은 제자리
▲ 지난해 상장기업들의 매출이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상장기업들이 매출 증대를 통해 몸집을 불렸다. 그러나 이익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내실을 제대로 다지지 못했다. 올해 역시 반도체 업황 둔화로 실적이 악화될 전망이다. 

3일 한국거래소·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540개사(금융업종 제외)들의 연결기준 매출은 1894조7000억원으로 2017년보다 4.76% 늘었다. 영업이익 또한 같은 기간 0.32% 증가해 15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108조원을 내며 1년 전 대비 6.72% 줄었다.

코스닥시장 상장기업들은 지난해 매출만 늘렸을 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감소했다. 거래소·코스닥협회가 분석한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911개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69조1000억원으로 2017년 대비 4.69%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경우 각각 8조4000억원, 4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58%, 8.66% 줄었다. 

또 지난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의 순이익을 합치면 112조3000억원으로 2017년(120조5000억원)보다 6.8% 감소했다.

◆ 반도체 업황 둔화에 상장기업 실적 타격 예상

2017년 상장기업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16년보다 27.8%나 늘어난 157조2000억원, 순이익은 1년 전 대비 40.1% 불어난 114조6000억원이었다. 코스닥시장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2% 증가한 9조5000억원, 당기순이익은 2016년 수준인 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순이익 합은 2016년(86조5000억원)보다 40.1% 증가한 119조3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2017년에 이어 상장기업 실적 개선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업황 둔화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전체 실적에 타격을 입혔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0조8000억원, 8조33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7%, 30.6%나 줄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반도체 기업들을 중심으로 IT업종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상장기업 실적 역시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당장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는 지난해 동기 대비 11.9% 줄어든 53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54.6%나 감소한 7조1000억원이다. 특히 오는 5일 실적 발표를 앞둔 회사 측은 지난달 26일 이례적으로 ‘어닝 쇼크’가 예상된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3분기까지 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의 부진 영향 등으로 올해 상장기업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일부 업종에서 실적 개선이 예상되지만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악화를 상쇄하기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유가 하락 압력을 가하는 등 석유화학 업종 역시 실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올해 실적 우려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있기는 하지만 주가의 움직임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에도 전체 상장기업 실적에서 IT업종 영향력이 두드러졌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실적이 더 불안할 수밖에 없다.

◆ 삼성전자 제외하면 유가증권시장 영업이익 감소세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연결기준 매출 중 삼성전자의 비중은 12.87%에 달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매출은 1650조원으로 2017년 대비 5.22%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7% 줄어든 98조8000억원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순이익 또한 1년 전보다 13.51% 쪼그라들어 6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를 포함했을 때보다 감소율이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도 IT업종이 강세였다. IT업종 344개 상장기업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4.21%, 18.0% 늘었다. IT업종을 제외한 상장기업(567개)의 매출은 4.95%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22.52%나 감소했다. 

한편 지난해 상장기업의 이익 지표 또한 2017년보다 악화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대비 0.37%포인트 하락한 8.32%, 매출액순이익률은 0.70%포인트 떨어진 5.70%였다. 코스닥 상장사의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순이익률은 각각 4.98%, 2.55%로 1년 전 대비 0.92%포인트, 0.38%포인트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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