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티슈진, 해명에도 '투자자 불신'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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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티슈진, 해명에도 '투자자 불신' 충격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4.01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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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성분 아닌 세포 명칭이 바뀐 것" 해명
▲ 사진제공=코오롱생명과학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코오롱그룹주(株)가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판매 중지 소식에 하한가를 기록했다. 회사가 직접 유효성‧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으나 주가는 ‘요지부동’이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만2500원(29.92%) 급락한 5만2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오롱티슈진 또한 전일보다 1만300원(29.90%) 하락한 2만4150원에 마감했다. 지주사인 코오롱 역시 6550원(19.49%) 내린 2만7050원에 장을 끝냈다. 

◆ 장 초반 그룹주 동반 하한가 직행

전날 인보사의 유통·판매가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이날 장 초반부터 하한가로 추락했다. 인보사는 코오롱생명과학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국산 제29호 신약으로 세계 첫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다.

코오롱생명과학에 따르면 인보사의 미국 3상 임상시험 진행 중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가 생산한 제품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1개 성분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당시 세포와 다른 세포로 확인됐다.

인보사는 동종유래 연골세포(HC)인 1액과 TGF-β1(Transforming Growth Factor-β1·인체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의 일종으로 세포증식을 촉진) 유전자가 도입된 형질전환세포(TC)인 ‘2액’를 3대 1 비율로 섞어 무릎 관절강에 주사한다. 이중 2액의 세포가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세포가 아닌 ‘TGF-β1 유전자가 삽입된 태아신장유래세포주(GP2-293세포)’로 추정되고 있다. 2액 제조과정에서 연골세포가 신장세포로 대체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 코오롱생명과학은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인보사 판매중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기술적인 문제점을 밝히고 사과했다. 유수현 상무가 인보사 판매중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코오롱 “임상시험‧허가 취소 가능성 낮아”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업계‧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유수현 바이오사업담당 상무는 “인보사의 구성 성분은 바뀌지 않았다”며 “2004년 형질전환세포 특성을 분석했을 때는 연골세포의 특성이 발현돼 연골세포로 판단했으나 최신 STR 검사법으로 수행한 결과 293유래세포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인보사의 구성 성분이 바뀐 게 아니라 세포의 명칭이 바뀐 것이라는 설명이다. STR검사는 유전체‧유전자 검사법으로 친자 확인 등에 이용된다. 

앞서 식약처는 허가 당시 인보사를 단일 생산하는 충주공장 제품에 대해선 별도로 STR 검사를 요구하지 않았다. 반면 여러 고객사의 세포주를 생산하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 제품의 경우 STR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코오롱생명과학이 자체적으로 검사를 진행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또 인보사의 안정성‧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형질전환세포는 TGF-β1 유전자를 담아 매개할뿐 체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2액의 경우 약 2주 정도가 지나면 자연적으로 사멸하는 특성이 있다.

조정종 팀장은 “세포의 유래가 다르다고 밝혀졌지만 비임상부터 상업화 과정까지 사용된 세포는 바뀌지 않았다”며 “새롭게 나온 세포가 임상시험‧허가 과정에서 쓰이지 않거나 변경됐다는 정황이 있어야 임상시험‧허가가 취소될 수 있으나 세포의 명칭만 달라진 것이어서 그러한 위험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유수현 상무는 “비임상‧임상 시험에서 잔류량을 파악했을 때도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최초 임상시험 이후 현재까지 11년간 3548명에 투약했으나 주사 부위 동통 같은 이상 반응을 제외하고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식약처 역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개최 결과 안전성 측면에서 큰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11년간 안전성이 우려되는 부작용 보고사례가 없었던 데다 제조과정에서 2액에 방사선조사를 실시해 안전성을 확보했고 품목 허가 시 제출된 독성시험 결과에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회사 소통에도 주가 회복 실패

그러나 회사의 해명에도 주가는 장 마감까지 회복되지 않았다. 증권업계에서는 인보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투자심리가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임상시험·허가가 취소되지 않더라도 앞서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미국 임상 3상이 중단된 영향이 크다. 특히 IND(Investigational New Drug·임상시험용신약) 신청서에 기재된 주성분 역시 변경해야 해 임상 재개 시점도 확신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임상 중단의 영향으로 지난해 11월 글로벌제약사 먼디파마에 일본 판권을 67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중국, 홍콩, 마카오,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등 20개국과 체결한 1조원 규모 공급계약 역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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