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튀니지] 사하라와 지중해 사이 `아랍의 봄` 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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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튀니지] 사하라와 지중해 사이 `아랍의 봄` 피어나다
  • 김수린 튀니지 통신원
  • 승인 2019.04.01 13:5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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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술 금기된 나라...전통음식 맛보기 `재미`
▲ 김수린 튀니지 통신원

“ 앗쌀라무 알라이쿰!(السلام عليكم ” 당신은 튀니지라는 나라를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튀니지는 아프리카 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중동국가이지만 아프리카에 있는 신기한 나라. 아틀란스 산맥을 따라 자리잡은 나라 중에 제일 작은 국가예요. 처음에 제가 튀니지로 유학을 간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들은 다들 “거기가 어디야? 무슨 나라야?”라는 말이 대다수였습니다. 솔직히 저도 학교 동기가 가지 않았다면 그저 전공책에 나오는 나라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튀니지는 아랍국가에서 유명한 반정부 시위운동 ‘아랍의 봄’ 의 시발점이 된 나라이기도 하면서, 작년 말 우리나라 이낙연 국무총리께서 방문하신 세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 튀니지는 남쪽으로 사하라사막, 북쪽으로는 지중해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나라다.

튀니지는 이슬람을 믿는 사람이 95%가 넘는 나라예요. 따라서 이슬람교 경전 코란에 따라 돼지고기와 술을 금기시합니다. 어느 마트를 가도 돼지고기를 팔지 않고, 술은 금요일을 제외한 날에 큰 마트를 가면 살 수 있어요. 튀니지에 사는 외국인들은 여권을 보여주면 자유롭게 살 수 있습니다. 물론 저희같은 아시아인들은 얼굴이 여권이기에 바로 들어갈 수 있지요.

튀니지는 19세기에 프랑스한테 지배를 받았습니다. 1956년에 독립했지만 철저히 외국인의 눈으로 보자면 사실 아직까지 프랑스의 문화가 정말 뿌리 깊이 자리했어요. 일단 공용어가 아랍어와 프랑스어 두 언어를 같이 씁니다. 그리고 어느 식당을 가던 아랍어보다 프랑스어로 적혀 있는 곳이 훨씬 많고 여기 사람들 대부분 말할 때도 프랑스어를 써서 처음에 혼동이 왔습니다. 간단하게 여행으로 오실 때에는 프랑스어 몇 마디를 배워서 오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예요.

튀니지는 알제리와 리비아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지중해를 접하고 있습니다. 저는 수도 투니스에 살고 있는데 차타고 30분만 가면 언제든지 바다를 볼 수 있어요. 지리적으로 살기 좋은 환경입니다.

하지만 나라의 40%가 사하라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 쪽에는 드넓은 사막과 한 쪽에는 푸르른 지중해라서 튀니지 여행을 오신다면 색다른 두 가지 경험을 한 번에 하실 수 있어요.

앞에서 말했다시피 튀니지는 아프리카에 있어서 여름은 정말 덥고 건조합니다. 40℃ 이상 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매우 건조해서 그늘에 들어가면 초가을같이 시원해요. 겨울에는 오후에는 섭씨 10~15℃ 선입니다. 한국만큼 추운 겨울은 아니지만 겨울에 비가 자주 내려서 비가 온 다음날에는 매우 서늘합니다.

튀니지의 음식 또한 흥미롭습니다. 전통적인 음식으로는 크게 ‘쿠스쿠스(Couscous)’ ‘브릭(Brik)’과 ‘오짜(Ojja)’ 그리고 ‘샤와르마(Shawarma)’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쿠스쿠스는 단단한 밀을 쪄서 만든 음식인데요. 보통 야채와 같이 쪄서 쿠스쿠스 소스와 함께 버무려 먹습니다. 닭고기를 넣어서 만들면 더 맛있어요. 처음에 좁쌀인 줄 알았는데 밀이라고 해서 놀랐습니다. 식당에서 팔기도 하지만 가정식이기 때문에 집에서 해주시는 쿠스쿠스가 정말 맛있습니다.

브릭은 간단하게 먹는 에피타이저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속재료에 계란이랑 소스를 넣어서 삼각형 모양으로 튀겨서 나오는 튀김입니다. 기본 재료는 위의 두 가지지만 기호에 따라 더 든든하게 양파나 참치같은 것을 넣어도 좋아요.

▲ 튀니지 전통음식중에 한국인 입맛에 가장 맞을 듯한 음식 `오짜`.

제가 생각하기에 오짜는 한국인의 입맛을 가장 잘 저격하는 음식같은데요. 토마토 소스를 기반으로 한 국물 요리입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현지인들에게 국물은 아니고 소스에다가 바게트를 찍어먹습니다. 토마토 소스에 닭이나 해물을 넣고 마지막은 계란 두 개를 넣어서 비벼먹는 스타일입니다. 저는 튀니지 와서 이 음식은 먹고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샤와르마는 터키의 케밥과 비슷한 종류입니다. 구운 얇은 빵에 원하는 재료를 넣고 닭가슴살이나 양고기를 넣어줍니다. 샌드위치 같은 느낌이라 가볍게 점심에 먹기 좋아요.

● 김수린 튀니지 통신원은 단국대 중동학과·영어과 재학중인 학생으로, 현재 튀니지 부르기바 어학원에서 수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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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드레곤 2019-04-04 09:07:36
"튀니지"라는 나라를 알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효고현거주자 2019-05-19 00:20:34
흥미로운 내용이네요!
미처 알지 못했던 정보들을 알게되어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