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유니폼 AtoZ] ④ 다저스와 에인절스의 라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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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유니폼 AtoZ] ④ 다저스와 에인절스의 라라랜드
  • 김서나 패션에디터
  • 승인 2019.03.2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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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다저스와 붉은 에인절스, LA 팀들의 상반되는 매력
▲2019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선발로 나와 첫 승을 올린 LA 다저스의 류현진 (사진=다저스 인스타그램)

천사들의 도시, 로스 앤젤레스(LA)의 이름 아래 경쟁하는 내셔널 리그의 다저스와 아메리칸 리그의 에인절스.

LA 야구 팬들을 서로 더 빼앗아오기 위해 오랜 전통의 다저스와 후발주자 에인절스가 어떤 매력으로 승부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 LA를 먼저 차지한 로얄 블루의 다저스

LA의 메이저리그 구단으로서 그 위치를 선점한 다저스.

비록 뉴욕 브루클린에서 창단되었지만, 1958년 과감하게 LA행을 택한 다저스는 서부 리그의 활성화를 리드한 팀이기도 하다.

다저스라는 이름은 ‘트롤리 다저스(trolley dodgers)’에서 유래되었는데,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던 시기, 전차들이 지나가는 혼잡한 거리를 보행자들이 날쌔게 피해 다니는 모습에서 붙은 닉네임으로, 이후 팀의 이름으로 자리잡았다.

브루클린 시절 초기엔 알파벳 ‘B’를 가슴에 새긴 유니폼을 입었던 다저스는 1938년부터 흰색의 저지 위에 선명한 로얄 블루 컬러의 다저스 로고를 장식하기 시작했고, 1952년엔 로고 아래에 빨간 색으로 선수 번호를 넣으면서 현재의 저지와 가까운 모습을 갖추었다.

사선으로 흘려 쓴 다저스의 레터링에 날아가는 공을 그려 넣은 팀 로고는 속도감과 진취적인 느낌도 전해지는데, 이 역시 1930년대부터 다듬어 쓰는 것. LA 이주에 맞춰 ‘L’과 ‘A’를 교차시켜 만든 로고는 모자에 사용하고 있다.

오래된 디자인으로는 보이지 않을 만큼 세련된 룩의 다저스 유니폼은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아름다운 풍광의 ‘다저 스타디움’은 관중 동원력 1위의 인기 구장으로 자리매김했다.

▲ 왼쪽부터 팀 로고 변천, 다저스 위 (오른쪽은 모자 로고), 에인절스 아래

◆ 디즈니랜드의 붉은 천사, 에인절스

1961년 메이저리그가 확장 방침을 정하면서 LA의 아메리칸 리그 팀으로 입성한 에인절스.

사실 에인절스는 다저스보다 먼저 LA를 터전으로 하고 있던 마이너리그 야구팀이었는데, 메이저리그 구단이 신설되면서 같은 이름으로 재 창단되었다.

에인절스(Angels)답게 천사의 날개와 링을 디자인 모티브로 정하고, 다저스 블루와 대비되는 강렬한 레드로 팀 컬러로 선택하며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에인절스는 LA에 이미 정착한 다저스에 밀릴 수 밖에 없었고 구장 사정마저 여의치 않아 다저 스타디움을 빌려 쓰는 설움까지 겪었다.

드디어 1966년 캘리포니아 남부 오렌지 카운티의 애너하임에 현재의 홈 구장을 열게 된 천사들.

LA가 아닌, ‘캘리포니아 에인절스’로 구단 명을 변경하면서, 팀 로고에 캘리포니아 지도 모양을 넣는 등 새롭게 변신했다.

1997년 에인절스 구단은 디즈니 사에 인수되었는데, 애너하임에 바로 세계적인 관광 명소 디즈니랜드가 위치하고 있기 때문.

이 때 ‘애너하임 에인절스’로 또다시 팀의 이름이 달라졌고, 디즈니 만화와도 같이 귀여운 날개가 달린 디자인이 만들어졌다. 이후 2000년대에 접어들어 팀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유니폼 스타일도 클래식한 레터링과 ‘A’에 링을 두른 디자인 위주로 어른스럽게 정리되었다.

자신감을 키워가던 에인절스는 2005년 다저스와 LA 쟁탈전을 시작했다.

LA라는 빅 마켓을 다시 탐내면서, 팀 명에 LA를 넣어 ‘LA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으로 바꾼 것.

이는 다저스와 에인절스의 팬들 모두 달갑지 않은 결정이었고, 애너하임 시 측에서 소송도 벌였으나, 결국 차츰 현재의 ‘LA 에인절스’라는 이름이 받아들여졌다.

▲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 (사진=AP-연합뉴스)

◆ 팀의 기반을 다진 ‘명예의 전당' 구단주들

다저스와 에인절스 모두 LA에서 자리잡기까지 걸출한 구단주들의 노력이 있었다.

1950년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다저스 구단을 맡았던 월터 오말리는 브루클린에서 팀을 운영하던 중 구단 소유의 새 구장을 세우려 했지만 시 당국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에 홈 경기 스케줄을 조정하고 원정 경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던 오말리는 때마침 LA에서 새 팀을 준비한다는 소문을 듣고 재빨리 의사를 전했고, 뉴욕 시와 달리 협조적이었던 LA 시와 손을 잡았다. 뒤늦게 뉴욕 시가 내놓은 중재안을 뿌리친 오말리는 서부리그의 구성을 위해 뉴욕 자이언츠에게도 이웃 도시 샌프란시스코로 옮길 것을 설득하기도.

LA 이주 후 오말리의 추진력으로 1962년에 완공된 다저 스타디움은 지금 보아도 손색이 없는 멋진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한편 에인절스의 역사를 쓴 초대 구단주 진 오트리는 카우보이 역할을 주로 맡았던 배우 겸 가수.

야구에도 관심이 많았던 오트리는 LA에 아메리칸 리그 팀이 신설된다는 소식을 듣고 그 팀의 방송권을 따기 위해 접촉했는데, 협회 측으로부터 구단을 맡아보라는 제안을 받고 이를 수락했다.

LA 다저스 구단주 오말리로부터 당시 마이너리그 팀 ‘LA 에인절스’의 이름 사용권을 인수한 그는 1966년 현재의 홈 구장인 ‘에인절 스타디움’을 건립했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 그리고 다저 스타디움에 이어 4번째로 오래된 구장.

당시 제작된 대문자 ‘A’에 천사 링을 두른 모습의 붉은 탑 ‘빅 A(Big A)’는 애너하임 홈 구장의 위치를 알려주는 랜드마크로서 사랑을 받고 있다.

▲ 왼쪽부터 에인절스의 ‘빅 A’, 다저스 스타디움 (사진=에인절스, 다저스 인스타그램)

LA의 두 팀이 맞붙는 게임은 일명 ‘프리웨이 시리즈’로 불리며 관심을 끈다. 양팀 홈 구장 사이의 5번 고속도로를 의미하는 것.

아직 포스트시즌에선 만나지 않은 두 팀의 전적은 현재 에인절스가 앞서 있는 가운데, 다저스에는 한국의 류현진이, 에인절스에는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가 뛰고 있어 팀 승부와 함께 두 선수의 활약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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