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반도체마저?”…삼성전기, 목표주가 줄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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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반도체마저?”…삼성전기, 목표주가 줄하향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3.2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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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수요부진에 주력 MLCC 물량 감소...갤럭시 S10 효과 기대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사진=삼성전기 홈페이지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삼성전기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Multi Layer Ceramic Capacitor) 업황이 악화되며 올 1분기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탓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업황 회복과 함께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오후 2시 15분 전 거래일 대비 1000원(1.0%) 내린 10만20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1월 2일 연초 종가 기준 10만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지난달 13일 11만7000원까지 상승했으나 다시 내리막을 탔다.

◆ 낮아진 시장 눈높이에도 ‘어닝 쇼크’ 전망

삼성전기의 올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1분기에 매출 2조2000억원, 영업이익 25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 전망치의 경우 올 초 3800억원 수준에서 지난달 초 2900억원에서 다시 한 번 내려왔다.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진 가운데 ‘어닝 쇼크’ 우려까지 제기된 셈이다.

무엇보다 삼성전기 전사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컴포넌트솔루션 사업부가 올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IT) 제품 수요가 위축되면서 반도체와 함께 MLCC의 업황 둔화가 예상된 탓이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030억원을 기록,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며 “IT 수요 부진에 따른 MLCC 물량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실적 우려를 반영해 이달 들어 주요 증권사는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증권은 27일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기존 16만원에서 14만5000원으로 내렸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기존 15만원에서 13만3000원으로, 하나금융투자는 15만원에서 13만2000원으로 낮췄다.

◆ 반도체 부진에 MLCC 수급 우려 높아져

MLCC는 전자기기 내 원활한 전류 흐름과 신호 전달을 위해 사용되는 초소형 부품이다. 금속판 사이에 전기 유도 물질을 넣어 전기를 저장한 뒤 필요할 때 안정적으로 회로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기 때문에 ‘제2의 반도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실제 MLCC 업황은 반도체와 비슷한 흐름을 보여 왔다. 지난해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이 이어질 당시 삼성전기 역시 MLCC 호황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 미·중 무역분쟁, 스마트폰 시장 등으로 반도체 업황 둔화가 가시화하자 MLCC 또한 수급 상황이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중국향(向) 저사양(low-end) MLCC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대만 업체들의 재고가 증가하면서 업황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MLCC에 대해 생산 부족과 수요 급증이라는 호재가 지속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며 “비슷한 환경의 메모리반도체의 가격하락도 MLCC 구매자 입장에서는 고려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 2분기 갤럭시S10 효과 기대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기의 올 1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 가능했던 만큼 향후 실적에 따라 주가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삼성전자 갤럭시S10 시리즈 관련 실적이 반영되는 2분기 실적이 주목받고 있다. 갤럭시S10 시리즈가 초반 흥행에 성공하면서 삼성전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특히 MLCC뿐 아니라 트리플 카메라를 공급하는 모듈 사업부의 실적 개선까지 기대된다.

이 연구원은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2분기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며 “4월부터 주요 중화권 업체들의 신형 스마트폰 출시가 시작되고 5G 스마트폰 관련 물량이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 또한 “컴포넌트솔루션 사업부 매출액이 1분기에 바닥을 기록한 뒤 계단식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전장용 MLCC 거래선 확대와 하반기 스마트폰 성수기 효과가 기대되고 산업용 MLCC 수요가 2분기부터 회복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MLCC 호황에도 2020년 신규 팹(fab) 확대를 감안할 때 상반기에는 매수·보유(Buy·Hold) 전략, 하반기에는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MLCC 업황의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삼성전기의 MLCC 대부분이 고사양(high-end)인 만큼 5세대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동차 전장화 등 IT 제품 성능 향상에 따라 MLCC 수요가 탄탄하게 유지된다는 분석이다. 삼성전기 측 역시 지난 20일 주주총회에서 “5G, AI 등 기술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IT 제품 고성능화로 고성능 MLCC의 신규 수요가 늘어나고 산업·전장용 MLCC의 공급 부족은 이어질 전망”이라며 “MLCC에 대한 장기 성장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저사양 MLCC 시장을 중심으로 업황 둔화가 예상되지만 고사양 MLCC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올 1분기 실적 우려가 제기되나 연간 실적은 양호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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