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 보장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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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 보장 못해"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3.2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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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지분 확보할 재원 마련 관건...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사외이사에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주주총회에서 중간지주사 전환에 대해 "올해 안에 100% 완료한다고 보장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이 해를 넘길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지분 확대 등 거쳐야 할 절차가 많은 데다 하반기 거시경제 변수 불확실성이 확대된 탓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26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제35기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편 관련 주주의 질문에 “올해 100% 완료한다고 보장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앞서 박 사장이 지난 1월 미국 ‘세계가전전시회(CES) 2019’에서 “올해 안에 꼭 하려고 한다”고 밝힌 데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

◆ SK하이닉스 지분 확보 위한 재원 마련 관건

SK텔레콤은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중간지주사 전환을 추진해왔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회사를 투자회사(중간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물적분할하고 투자회사 아래 사업회사,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SK브로드밴드 등을 두는 개편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의 지분율 20.1%(지난해 9월 기준)에서 3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번주 국회 정무위원회에 상정되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은 지주사의 상장 자회사 지분율 보유 요건을 기존 20%에서 30%로 강화한다. 법 개정을 감안하면 안정적으로 3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셈이다. SK텔레콤은 지분을 늘리기 위해 추가 자금 5조원 가량이 필요하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질문한 주주 역시 “법이 바뀌면 SK하이닉스 지분율을 30%까지 높여야 하는데 앞으로의 진행 상황이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박정호 사장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면서도 아무런 빈틈이 없이 진행한다는 게 전제”라며 “복잡한 세부 사항까지 정리가 됐을 때 실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 지분율 상향을 위한 재원 마련, 이동통신(MNO) 사업회사 재상장 허가 등이 완벽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다행히 시장이 호의적으로 가고 있고 구성원 간에 논의도 긍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주식 시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을 확신할 수 없다는 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박 사장은 올해 안에 중간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피력했다.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그는 “시간적으로 내년으로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해선) 중간지주사에 ‘론(loan)’을 하거나 MNO 사업부 지분으로 하자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 SK텔레콤이 다음달 5일 5G 서비스를 출시한다. /사진=연합뉴스

◆ 박 사장 "5G의 원년...활력주는 서비스 만들겠다"

아울러 박 사장은 사업계획 발표에서 올해를 ‘5세대 이동통신(5G)의 원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네트워크 방식이 아니라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등 4차 산업혁명의 일환”이라며 “한국 국민에게 새로운 활력을 주는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쟁사 대비 가장 청정한 주파수를 확보한 점이 SK텔레콤 5G서비스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양자암호를 기반으로 한 5G 네트워크를 구축, 해킹의 위험을 낮췄다. 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5G 지능형 서비스를 구현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자체적인 양자암호 기술뿐 아니라 스위스의 기업을 인수해 양자암호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며 “또 SK텔레콤은 이동통신사 가운데 몇 안 되는 AI팀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라고 전했다.

특히 질의 시간에는 5G 서비스 상용화의 걸림돌이었던 요금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다른 주주는 “5G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물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5G 요금제 인가 재신청을 했다.

박 사장은 “SK텔레콤만 5G 요금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보편적인 접근을 위해 5만원대 요금을 해달라는 요구가 있어 논의를 진행했다”며 “4월 초 5G 서비스 시작되기 전까지 인가 절차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5G 시대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5G 서비스는 보편적이기보다 특정 고객층에 초점을 맞춰져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편적 서비스를 보강하기 위해 5만원대 요금제를 추가했는데 이 요금제는 (정해진 사용량에) 도달하면 끊어지게 돼 있어 반려됐다“며 “고객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서 그 부분을 보완했다”고 덧붙였다.

◆ 주주친화적 주총...“대표이사 연임 가능성 알려달라”

한편 SK텔레콤은 이번 주주총회부터 주주 친화적인 진행방식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박 사장을 시작으로 유영상 MNO사업부장, 윤원영 미디어사업부장, 최진환 보안사업부장, 이상호 커머스사업부장 등 4대 사업부장이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주주들에게 사업성과와 올해 계획을 설명했다. 의사봉을 두드려 안건을 승인하는 관행도 사라졌다.

발표 이후에는 즉석에서 주주들에게 직접 질문을 받았다. 한 주주는 박 사장에게 “역대 대표이사 중 가장 시장 친화적인 분이신데 연임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고 물어 분위기를 띄웠다. 박 사장은 크게 웃으며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선 ▲2018년 재무제표 승인 및 현금배당 확정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선임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등의 안건을 승인했다. 또 기존 사외이사 임기 만료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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