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얼마나 어렵길래… '실적 밑돌 것' 이례적 예상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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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얼마나 어렵길래… '실적 밑돌 것' 이례적 예상 공시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3.2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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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황 부진 현실화...내달 5일 잠정실적 공시
▲ 삼성전자가 26일 올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삼성전자가 시장 눈높이 낮추기에 나섰다. 올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전망치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으나 ‘어닝 쇼크’를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특히 올해 실적 전망치 지속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6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00원(0.66%) 내린 4만52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주가는 강세로 출발했으나 장 초반 하락 반전했다. 전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급락한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 낮아진 시장 예상치도 부담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디스플레이 업황 악화로 올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시장 예상치는 매출 53조6000억원, 영업이익 8조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1.4%, 26.1% 감소한 수준이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이 조차도 부담스러운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실적을 이끄는 반도체 부문에서 업황 둔화가 현실화했다. 계절적 비수기 속 수요가 약세를 보였고 주요 제품 가격 하락폭이 커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디스플레이 부문의 경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든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생산능력(Capa) 증설, 공급을 늘리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당초 예상보다 LCD 가격 하락폭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대형 고객사의 수요가 감소한 데다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와의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삼성전자 측은 “어려운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제품 차별화를 강화하면서 효율적인 리소스 운용을 통한 원가경쟁력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주력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적 연구개발(R&D) 투자 등 핵심역량 강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 “'어닝 쇼크' 지속될 수도”

삼성전자는 다음달 5일 잠정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이번처럼 발표 열흘 전 자율공시를 진행한 건 이례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1분기 ‘어닝 쇼크’ 사안은 예상 가능했던 일이라고 판단했다.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8조원)에 부합하려면 반도체 부문에서 5조원 이상을 기록해야 하는데 업황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흑자를 내야 하지만 현재로선 적자가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가 계속해서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연초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는 11조9000억원이었으나 지난달 초 8조8000억원으로 낮아졌다. 이달 중순부터는 8조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또한 연초 42조2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38조원, 현재 35조8000억원으로 내려왔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부터 지속됐던 반도체 이익 둔화는 2월에 완화됐다가 3월부터 다시 확대됐다”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전망치가 어디까지 내려갈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데 하반기 수요 회복이 없다는 전제 하에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최저치는 28조2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낮아진 시장의 눈높이도 맞추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반도체 제품 가격 하락이 수요 증가를 촉진, 업황 저점 시기를 앞당겨 왔으나 이번 다운 사이클에선 그 원리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 반도체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치솟으면서 가격 하락하더라도 수요를 자극하기 어렵고 전체 수요 가운데 가격이 비탄력적인 서버용 비중이 늘어났다”며 “업황 둔화가 단기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여전히 2분기부터 반도체 수요가 되살아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또한 지난 1월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D램(DRAM)·낸드의 수요 감소를 예상하면서도 “올 2분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소진과 출하량 증가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성수기에 진입하는 하반기에는 모바일·서버용 수요가 회복,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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