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대우조선 인력감축 없다"...장담하는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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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대우조선 인력감축 없다"...장담하는 근거는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3.1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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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호전, 인력감축으로 경쟁력 키우는 시기 지나"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현대중공업이 다음 달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실사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업계 안팎의 우려 속에서도 줄곧 '고용안정'을 자신하고 있다.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업계 안팎의 우려 속에도 현대중공업으로 인수되는 대우조선해양의 고용안정을 자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날(18일) 경남도청을 방문해 박성호 도지사 권한대행에게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 인력 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의 고용안정, 협력업체의 기존 거래선 유지 등 공동발표 사항에 대한 약속 이행 방안을 찾겠다"며 "이번 인수 계획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안정이라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고려된 사안으로 인력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두고 현대중공업과 협상 과정은 물론 매각 발표 당시에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 이동걸·산업은행 "업황 호전…인위적 구조조정 시기 아냐" 

이 회장과 산업은행은 인수 절차 이전에 양사가 구조조정을 이미 마쳤고, 최근 업황이 호전되고 있기 때문에 인위적인 인력감축을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모두 그동안 인력 구조조정을 상당부분 진행했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인력을 감축해서 경쟁력을 키우는 시기는 아니다. 오히려 설계 쪽에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시기적으로 조선업계는 암흑기를 지나면서 업황이 좋아지고 있어 인수·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지난 8일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약 체결 이후 담화문을 통해 '생산성이 유지되는 한 대우조선해양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보장은 기존 현대중공업그룹과 동일한 조선으로 지켜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생산성이 유지되는 한'이라는 문구를 두고 "언제라도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를 보내고 있다. 

이 회장은 '생산성 유지' 의미에 대해 "노조는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 감축을 할 것으로 우려하는데 그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최근 업계가 정상화되고 있다"며 "기존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개선에 노력해 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18일 오후 부산 중구 산업은행 영남지역본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퇴와 대우조선해양 매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노조 "이 회장 발언 믿지 않아"·업계 "당장은 보장할 수 있겠지만…"

이 회장, 산업은행, 현대중공업은 우려하는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노조와 업계 관계자들은 업무가 중복되는 부문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인력은 물론 설비 감축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발언과 행보를 두고 "당장의 노조 달래기용"이라는 목소리까지 들리고 있다. 

매각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 회장의 고용안정 보장에 대해선 단 1%도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담화문을 자세히 보면 생산성이 떨어지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뉘앙스를 볼 수 있다"며 "이 회장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노조, 지역 협력업체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질 실사에 대해서는 "회사 모든 기밀이 드러나게 돼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며 "사실상 노동자의 생존권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에서도 이 회장의 고용안정 확신에 큰 신뢰를 하지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가능할 수 있지만, 경영환경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업계 상황에서는 '노조 달래기용'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것이지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며 "이런 측면에서 두 회사 모두 구조조정이 완전히 끝났다고는 보기 힘들다. 향후 인력뿐 아니라 설비 감축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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