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호텔롯데 상장, 연내 순환출자 80%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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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호텔롯데 상장, 연내 순환출자 80% 해소"
  • 오피니언뉴스
  • 승인 2015.08.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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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사과 벌써 3번째... 위기상황 해결 미지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호텔롯데를 상장하고 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를 연내에 80% 이상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최근 불거진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연합뉴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털 볼룸에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신 회장은 최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대(對) 국민 사과도 했다.

형제간 '진흙탕' 경영권 분쟁 와중에서 악화된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고,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경영권 다툼의 향배를 가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는 이달 17일로 결정됐다.

신 회장은 "최근 불미스러운 사태로 많은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최근 사태는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이번이 세 번째다. 일본 체류 중인 지난달 29일 롯데그룹 통신망에 대국민 사과문을 올렸고, 이달 3일 귀국하면서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허리를 숙였다.

신 회장은 "롯데호텔에 대해 일본 계열 회사들의 지분 비율을 축소하겠다"면서 "주주 구성이 다양해지도록 기업 공개를 추진하고 종합적으로 개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일 롯데의 지배 고리로 세간의 논란이 된 L투자회사들에 대해 "일본 롯데 계열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에 참여하면서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롯데호텔은 1972년부터 완공할 때까지 10억달러의 자금을 투자해 설립한 회사로, 그 돈을 한 개 회사가 감당할 수 없어 부친(신격호 총괄회장)이 설립한 일본 롯데제과 등 다수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롯데호텔은 국부가 일본으로 유출된 창구가 아니고 아버님의 뜻에 따라 일본 롯데 회사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투자창구 역할을 성실히 해왔다"고 해명했다

호텔 롯데는 과거에서도 수차례 상장 논의가 진행됐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승인하지 않아 불발에 그쳤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지분율 8.83%), 롯데알미늄(12.99%) 롯데리아(18.77%) 등의 주요 주주로, 사실상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다.

호텔롯데의 지분 구성을 보면, 일본 L투자회사 12개사가 72.65%, 일본 롯데홀딩스가 19.07%여서 사실상 일본계 회사다.

신 회장은 416개 달하는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와 관련해서도 "남아 있는 순환출자의 80% 이상을 연말까지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주회사 전환에 금융 계열사 처리 같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대략 7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그룹 순수익의 2∼3년치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 개발과 신규 채용 등 그룹의 투자활동 위축이 우려되지만 현 상황을 깊이 고민해 국가발전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이어 그룹 내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키는 한편 기업 문화 개선위원회도 설치하는 등 구체적인 후속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기업' 논란에 대해선 한국 기업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신 회장은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설립된 한국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에서 번 수익을 고국에 투자하겠다는 일념으로 설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국내 상장 8개 계열사 매출액이 그룹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그룹은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서비스산업이 제2경제 도약의 핵심인 만큼 이 분야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해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이 이처럼 대국민 사과와 지배구조 개선 발표에 나선 것은 롯데그룹 총수일가의 독단 경영과 일본풍 행태에 대한 비판이 일면서 정부와 여론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발표가 롯데그룹이 처한 위기상황을 해결해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많다.

한국 롯데의 지주사인 호텔롯데에 대한 상장을 핵심으로 내걸었지만 일본 지분율이 워낙 높아 상장만으로 단기간내 낮추기 어려운데다 일본 롯데가 한국롯데를 지배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전에는 '일본 기업' 논란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17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의 신동주·동빈 형제간 대결이 남아 있고, 이 문제가 일단락되더라도 형제간 또는 부자간 법적 소송이 지루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롯데그룹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지난달 27∼28일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 고리인 롯데홀딩스 임원진 교체를 두고 신격호·동주 부자와 신동빈 회장 간의 힘겨루기가 벌어진 직후 롯데 가(家)의 볼썽사나운 경영권 다툼이 세간의 화제로 떠올랐고, 이참에 재벌개혁을 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정부는 국세청·관세청·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원 등 사실상 모든 채널을 동원해 롯데그룹의 비밀스럽고 수상한 지배구조와 거래 관행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정치권도 재벌 개혁을 위한 입법을 준비하는 등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의 일본 기업 논란과 함께 정부 특혜가 과도했다는 여론이 비등하면서 '반(反) 롯데 정서'가 퍼져 롯데그룹 전 계열사를 겨냥한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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