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中전승절 참석, 고차원 외교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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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中전승절 참석, 고차원 외교게임
  • 정리=김인영
  • 승인 2015.08.10 16:0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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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하자니 미국 눈치 보이고, 불참하자니 중국이 서운해 하고

청와대가 오는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의 항일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방안과 관련, "제반사항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관측통들은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일 행사 참석 여부가 8.15 광복 70주년 행사 이후 발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의 고민이 큰 것 같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가장 많은 경제 교류를 하는 나라이고, 북한 핵문제에 대해 결정적인 압력을 넣을수 있는 나라이므로, 대승적 차원에서 6,25 전쟁의 구원(舊怨)을 풀고 관계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한국전에서 총부리를 겨눈 중공군의 행사에 국가원수가 참여하는데 대한 보수층의 반발이 예상되고, 우방인 미국이 꺼리는 행사에 참여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에는 새누리당 윤상현(정무특보) 의원을 대통령 특사로 파견한 바 있어,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든지, 그렇지 않을 경우 특사를 보낼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박 대통령의 중국 승전일 행사참여의 득실을 따져보자.

▲ 과거 톈안먼 광장에서 개최된 중국의 대규모 열병식. /연합뉴스 <바이두 이미지 캡처>
아베 총리, 김정은 참석 여부를 본 뒤 결정할 듯
중국과 동북아의 복잡한 외교적 의미 고려해야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 여부에 따라 복잡한 외교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중국 측은 이번 행사에 이미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을 공식 초청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참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베 일본 총리의 참석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불참한다면 득보다 실이 클수 있다. 아베 총리는 열병식을 제외한 나머지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전제로 방중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가 방중하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으면 우리 정부가 외교적 부담을 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베 총리가 방중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일 정상회담까지 하게 되면 우리 정부의 '외교적 고립'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4월 반둥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일 정상이 손을 잡는 모습이 연출돼 우리 정부가 동북아의 급박한 움직임에 순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북한 김정은의 참석 여부도 고려 사항이다. 그동안 악화일로를 걸어온 북중 관계를 감안할 때 김정은의 참석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북측은 지난 5월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김정은의 참석 가능성을 열어놓은 듯하다 막판 불참을 결정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김정은의 참석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는 카드다. 중국 인민해방군 소장 출신인 쉬광위(徐光裕)는 지난달 홍콩 봉황(鳳凰)위성TV가 주최한 좌담회에서 "그(김정은)가 만약 오지 않는다면 치러야 할 정치적 대가가 너무 크다"며 방중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점치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박 대통령의 중국 항일승전 기념행사 참석 여부를 아베 총리의 오는 14일 아베 담화와 중국 방문 여부,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방중 여부 등 최대한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기대를 저버릴 경우 한중 관계 악화를 감수해야 하는 아픔이 있다.

중국 언론들은 미국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중국의 열병식에 불참할 것을 요구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부 언론은 "미국이 또다시 고약한 심보를 드러냈다"며 반감을 표출했고, 대다수 누리꾼은 "소인배 가슴을 지닌 대국" 등의 거친 표현으로 미국을 비난했다. "중국정부는 '한국이 오고 안 오고는 스스로 결정해야지 미국이 다른 나라 외교를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박 대통령이 선택의 기로에 섰다"는 반응도 찾아볼 수 있다. 

중국당국은 아직까지 이번 보도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공식 또는 비공식적인 항의를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서방 지도자들의 '대거 불참'이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어느 때보다 박 대통령의 방중을 고대하는 상황이다.

 

오바마 美행정부, 중국 열병식에 강한 경계감 표출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에 균열 일으킬 우려 제기

동맹국인 미국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는 관측도 있다.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측에도 참석을 요청했지만 서방국가들 가운데 참석의사를 표시한 나라가 드믈다. 중국의 항일승전 기념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지 말 것을 미국 측이 외교 경로로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이 같은 복잡한 외교적 신경전속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는 현재까지 오바마 대통령이나 고위급 대표단의 중국 전승기념일 행사 참석 여부를 묻는 말에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침묵'은 이번 행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서방 측의 여론을 투영하고 있다는 게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의 설명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번 행사에 '열병식'이 포함된 데 대해 강한 경계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기념 퍼레이드 차원을 넘어 군사적 패권을 대외에 과시하려는 의도가 짙다는 게 미국 정부당국자들의 인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의 기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전쟁을 끝내는 것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군사적 위용을 뽐내는 열병식을 갖는다는 것은 다른 저의를 지닌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놓고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미국으로서는 상당한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우려하는 또 하나의 대목은 중국이 '일본 때리기'를 통해 한·미·일 3국 사이의 '틈새'를 벌리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항일전 전승기념일을 대대적으로 치름으로써 아시아 주변국 사이에 '반일'(反日) 전선을 형성해내고,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에 균열을 일으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을 것으로 의심이 된다는 얘기이다.

 

중국, 임시공휴일로 정해놓고 사상 최대의 군사퍼레이드 준비

중국은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즘 전쟁 승리'의 날로 기념하는 9월 3일을 임시공휴일로 잡았다. 중국 공산당은 1949년 집권한 이후 열병식을 치른 것은 14번 뿐이다. 중국에서 외국 정상이 참석한 열병식은 없었다.  

중국은 이미 70주년 열병식 준비를 위한 총력 태세에 돌입했다. 중국은 열병식을 앞두고 보안수위를 강화하는가 하면 교통 통제와 대기오염 방지책 등 각종 대책을 쏟아내며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대대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중국 당국은 열병식 당일인 내달 3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공항과 난위안(南苑)공항을 임시폐쇄키로 했다. 또 베이징시 당국은 8월 1일부터 21일까지 베이징에서 항공기 관련 제품의 판매와 운송 등을 전면 금지하고 22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헬리콥터와 활공기, 패러글라이더, 열기구 등을 띄우는 것을 일절 금지키로 했다.

베이징은 오는 20일부터 9월 3일까지 15일간 기존의 요일제(5부제)를 중단하고 홀짝제(2부제)를 실시한다. 중국 당국은 APEC 때처럼 베이징(北京)을 비롯한 수도권 주변 6개성(省)을 대상으로 공장 가동 중단 등 대기질 개선을 위한 공동방안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 7월 2일에는 베이징 교외인 퉁저우(通州) 상공에서 육·해·공군 항공병과 소속 189대의 군용기와 헬기가 리허설을 진행했다. 1949년 건국 이후 최대 규모의 군용기가 열병식에 투입된 것이다. 리허설 당시 젠(殲)-15, 젠-10S, 훙(轟)-6K, 가오신(高新)-8호, 우즈(武直)-10, 우즈-19 등의 모습이 확인돼 열병식 참가 가능성을 높였다.

중국이 열병식에 이처럼 큰 공을 들이는 것은 일본의 '과거사 역주행'을 겨냥하면서 중국 공산당이 2차대전 승리와 전후 국제질서 형성에 크게 기여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각국 정상의 참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각국의 호응도는 중국의 기대와는 달리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의 참석을 확정지은 국가는 러시아를 비롯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과 몽골 정도가 꼽힌다.

서방의 경우는 프랑스가 불참을 통보한 가운데 미국, 독일, 영국 등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더더욱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을 기대하는 눈치며, 아베 일본 총리의 방중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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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맘 2020-11-29 23:46:12
갈곳과 가지말아야할 곳이 있는데.....
그걸 구별 못했다.
경제살리는것은 다른방법으로 모색했어야했다
국군과 미군이 희생된. 전쟁의 그날
왜 거길가서 축하하냐고 모양세도 웃기도 은인의 대한. 나라의수장의 모습이 아니지.
나라를위해 싸우다 희생된 국군과 유가족에게도. 국가대통령이 그러면 안되었다.

지혜로운 맘 2020-11-29 23:38:23
중공 승전일이라면 625전쟁때 국군과미군이 북한군을 북까지 밀고 올라가고있을때 중공군이 갑자기 내려와 수많은 국군과 미군이 사망하고 미대통령아들도 이 전쟁에서 사망하였다던데.... 그런데 중공산국가 항일70주년 승전일을 왜 남한 대통령이 축하하러 가냐!!! 외교문제걸린다면. 다른사람을 보내면 되지 굳이 대통령이 거길 왜가냐!!!! 그건 아니지 경제살리기위해?? 그래도 그건 아니지않냐!!! 우리국군과 우리나라 지키러 온 미군이 그때 엄청 많이 죽었다던데 국군과 미군희생자들을 생각해서라도 그건 아닌거지 .
참 생각이 없다.
아니 남의 나라 도울려고. 희생해가며 온 은인들 앞에다두고. 은인을 죽인 적군 한테가서 잘죽였더고???한 꼴아닌가!!!!! 야 ~~~국군유공자유족들과 미국입장에선. 얼마나 기가막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