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콩 수입재개…무역전쟁 해결 실마리 될까
상태바
중국, 미국 콩 수입재개…무역전쟁 해결 실마리 될까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9.02.02 1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럼프, 아킬레스 건 해결에 만족 표시…2월중 베이징 협상이 관건 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이례적으로 중국의 대두(콩) 수입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중국이 큰 결정을 했다. 중국에 감사드린다. 대단한 신뢰의 표시다.”고 말했다.

앞서 1월 30~31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장관급 협상에서 중국은 미국산 대두 500톤과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미국 농업인을 대신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것은 아주 큰 주문이다.”고 말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콩 수입국으로 매년 3,000만~3,500만톤의 미국산 대두를 수입했다. 500만톤은 연간 수출량에 비해 큰 규모는 아니지만, 지난해 중국이 미국산 콩에 대해 25%의 관세율을 매긴후 처음으로 미국산 콩을 수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으로써 트럼프의 마음을 녹였다.

중국은 워싱턴 협상 직후 다음날인 지난 1일 미국산 콩 100만톤을 수입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 그래픽=김현민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 전방위 압박을 넣는 가운데 발목이 잡힌 부분이 미국산 대두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었다.

전세계 콩 무역량 가운데 최대 수출국은 브라질이고, 그 다음이 미국이었다. 브라질은 중국에 역간 4,800만톤의 콩을 수출하고, 미국은 3,500만톤 가량을 수출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산 콩을 규제해도 필요한 물량을 브라질에서 충당할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농산물은 연간 200억 달러인데, 이중 콩이 60%를 차지했다. 미국의 콩 주산지는 오하이오, 일리노이, 아이오와, 미주리등 공화당 지지층이 두터운 주들인데, 이곳 농민들이 중국의 대두수입 보복에 가격 폭락의 피해를 입었다. 중국이 트럼프의 아킬레스 건을 건드린 것이다.

지난해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25%의 보복관세를 물린후 선물시장에서 미국산 콩 가격은 14%나 폭락하고, 브라질산 콩 가격은 상승했다.

 

▲ 그래픽=김현민

 

그러면 중국의 콩 수입 재개가 앞으로 한달 남은 미중 무역협상 휴전 기간에 타결을 위한 촉매가 될 것인가.

지난 2018년 12월 1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90일간의 통상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그후 올들어 1월 7~8일 베이징에서 차관급 협상을 개최한데 이어 1월 30~31일 워싱턴에서 장관급 협상을 열었다. 워싱턴 회의에서는 미국측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부총리가 수석대표로 참석해 기술이전, 지식재산권, 무역장벽, 사이버 침해, 국영기업, 과잉 생산, 환율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했다.

여기서 중국측은 트럼프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대두 수입 재개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실무진들은 휴전 시한인 3월 1일까지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301조 규정을 적용해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할 것이라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코트라 워싱턴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1월 30~31일 회담에서 대두 수출 500만톤 이외에 미중 간에 합의된 내용이 없다고 한다. 중국의 산업보조금, 국영기업, 기술유출, 경제구조 개선 등 중요한 쟁점에서 미중간에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중국의 대미 수입량 증가는 미중 통상 분쟁 해결로 이어질 수 없으며, 중국의 비시장적 경제구조 개선 없이는 중국의 대미 지식재잔권 침해와 같은 불공정무역행위 근절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장관급 회의에서 미중 양국이 3월 1일까지의 협상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직후 기자회견에서 협상 기한 연장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트럼프는 추가 협상을 위해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2월중 중국을 방문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베이징에서 열릴 3월 미중 협상에서 최종적인 합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