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총재, 기후변화-개도국 원조 문제로 美 행정부와 마찰
상태바
김용 총재, 기후변화-개도국 원조 문제로 美 행정부와 마찰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9.01.08 14: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우선주의와 세계기구 기조 사이에 불협화음으로 사임

 

김용 세계은행(World Bank) 총재가 임기를 3년여 남겨두고 갑작스럽게 사퇴한 이유는 무엇일까.

외신들은 김 총재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대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철학이 김용(Jim Yong Kim) 총재의 세계은행 기조와 여러차례 충돌했다는 것이다.

우선 기후협약 문제다. 트럼프 행정부는 파리 기후변화협정을 탈퇴하며 유럽 주도의 기후변화운동을 거부해왔다. 그런데 세계은행은 지난해 12월 향후 5년간(2021~25년) 2,000억 달러를 기후변화 대응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도 마침내 130억 달러의 자본 증액을 지지했지만, 그 과정에서 세계은행 측과 상당한 의견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는 세계은행의 개발도상국 지원이다. 세계은행은 지난해만 640억 달러를 개도국 지원에 투자했는데, 그 대상에 중국 지원액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자국이 돈을 내 중국을 도와주는 게 못마땅했던 것이다.

김용 총재는 2012년 버락 오바마 정부때 힐러리 클린턴 외무장관의 추천으로 세계은행 총재가 되었고, 2016년 연임할 때도 오바마 정부의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펼치면서 세계은행의 주도권과 건건이 마찰이 빚어졌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평가다. 김용 총재는 트럼프 행정부를 달래면서 세계은행을 이끌어 갔는데, 더 이상 그 괴리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게 돌연 사임의 배경이다.

2차 대전 직후 미국과 유럽은 국제금융단체로 IMF와 세계은행을 만들었고, IMF 총재는 유럽이,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이 임명하는 것으로 약속되었다. 따라서 김용 총재의 후임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명하게 된다.

김 총재는 2월 1일 자리에서 물러나는데, 미국 정부가 후임을 정하기 이전까지 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 최고경영자(CEO)가 임시로 총재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 김용 총재 페이스북 사진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