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를 질주하며③] 정말 바다가 좋다!…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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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를 질주하며③] 정말 바다가 좋다!…귀항
  • 이효웅 해양탐험가
  • 승인 2018.12.3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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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도 없이 엔진 하나에 의지한 북한 배…우리 바다는 불야성

 

▲ 귀항하는 코리아나호 /사진=이효웅

 

< 9월 13일(목) >

매일 아침이면 블라디보스톡 해군기지 앞에 있는 러시아 정교회 신축 성당에 양파 모양의 황금색 지붕들이 모두 올라가는 광경을 볼 수가 있었다. 이 지붕은 러시아만의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러시아 정교회 신자들이 신에게 올리는 기도(촛불)를 시각적 돔 형식으로 형상화 한 것으로 눈이 많은 곳이라 형태가 원형이었다. 석양이 지면 정말 아름다운 형태로 변한다.

매일 같이 항구에 찾아오는 러시아 사람들의 밝은 미소와 눈빛을 마주치면서 "쓰빠씨바(신이여 구원하소서, 고맙다)"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었다.

오전에 블라디보스톡 도보 관광을 2시간하였다. 대회본부에서 연방대학교 한국어과 교수님을 보내어 블라디보스톡역과 광장을 보여주었다. 유창한 한국어로 블라디보스톡에 대하여 상세한 설명을 해주었다. 기념품도 사고 돌아오는 길에 신문을 구입하고 마트에서 부식도 사면서 출항 준비를 하였다.

오후에는 Vladivostok 연해주 주청사 옆에 있는 '아르셰니예프 향토박물관'을 방문하여 관람하였다. 귀중한 발해(渤海)유물들과 러시아 극동 남부 원주민의 생활상·연해주의 고고학(b.c.35000~3000) 유물·칼(단검) 컬렉션들은 ‘2018극동범선대회’ 기간 중에 만난 최고의 보물들이었다. 사진으로만 감상하던 7세기의 발해 왕국의 발자취와 놀라운 불교 조각상과 대웅전 치미·옥저 유물·여진(金)의 개국공신이었던 "에스쿠이" 무덤의 유물들은 정말 신비로웠다.

정채호 선장님의 제안으로 러시아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해군기지 앞에 있는 마드레스 카페에 들려 행사 사진을 정리하고 자료를 올렸다.

 

▲ 블라디보스톡 러시아 정교회 신축 /사진=이효웅
▲ 범선대회 구경하는 시민과 관광객들 /사진=이효웅
▲ 블라디보스톡역 증기기관차 /사진=이효웅
▲ 광장의 비둘기아저씨 /사진=이효웅

 

< 9월 14일(금) >

코리아나호 귀국 선원 7명(선장, 기관장, 이효웅, 궁인창, 장익희, 박창원, 남진국)이 러시아 출국신고를 마쳤다.

러시아 사람들의 환송을 받으며 배는 러시아 극동함대 부두를 출항하여 2차 해상퍼레이드를 준비하기 위하여 범장을 시작하였다.

해상퍼레이드는 지난 1차 퍼레이드와 같았지만 돛을 다 올린 배는 몇 척 없었다. ‘코리아나’호는 범장을 다하고 기적을 올리며 나아갔다.

한 바퀴 해상을 크게 돌고 인도네시아 해군 범선 ‘수지’는 항구로 되돌아갔다. 일본 범선 ‘아미’호는 동쪽 수로로 해서 홋카이도를 돌아 고향인 동경 쪽으로 점차 사라져갔다. ‘코리아나’호는 서쪽 수로를 이용하여 메인 세일과 지거 세일, 제노아 세일 3장만 범장하고 자동조타로 교대하며 귀국 항해를 시작하였다. 기적을 오랫동안 울렸다. 손을 흔들며 안전하게 항해하라고 기원했다.

오후 4시.

올 때 보았던 아름다운 섬들이 다시 보였다.

블라디보스톡 서쪽 수로와 아무르스키만을 나오면서 2곳에 해류병 각각 50개씩 투하하였다.

저녁 6시.

항해 중에 우리 범선 앞에 작은 물체가 보였다. 불빛 표시도 없는 작은 낚시 배로 보트에 엔진 하나를 달고 있었다. 항해 중에 정말 놀란 일이 많았지만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벌어진다.

 

▲ 귀항 준비하는 범선과 요트 /사진=이효웅
▲ 환송받으며 출항하는 수지호 /사진=이효웅
▲ 귀항 퍼레이드하는 범선과 요트 /사진=이효웅
▲ 아무르스키만의 해류병 /사진=이효웅
▲ 낚시하는 고무보트 /사진=이효웅

 

< 9월 15일(토) >

북한의 명천 앞바다를 항해하다가 북한 배들을 여러 번 만났다.

 

▲ 북한 오징어 조업선 /사진=이효웅
▲ 북한 쌍끌이 어선 /사진=이효웅

 

<9월 16일(일) >

범선 ‘코리아나호’는 울릉도 북쪽 40마일 해상을 항해하는데 8노트로 항해하였다. 주변 해역에 항해하는 배가 하나도 없다.

 

▲ 수평선과 피라미드구름 /사진=이효웅
▲ 울릉도에서 처음 만난 한국어선 /사진=이효웅

 

< 9월 17일(월) >

저녁 8시에 바람이 반대로 불어서 전체 세일을 내렸다.

저녁10시 ‘코리아나’호는 거제도 해상을 항해하였다. 해상에는 고기를 잡는 배들의 불빛이 아주 밝고 장관을 이렀다. 밤바다에 어선들이 많아 항해하면서 무척 조심하며 항해를 하였다.

 

▲ 갈치 조업하는 어선 /사진=이효웅
▲ 뱃전 파도에 빛나는 야광충 /사진=이효웅

 

< 9월 18일(화) >

블라디보스톡을 출항한지 5일 만에 범선 코리아나호(정채호 선장)는 여수 가막만에 들어와 백야도 등대를 보면서 향해하여 오전 9시 10분에 여수 소호마리나에 입항하였다. 세관심사를 받고 출입국 수속을 마쳤다.

마리나에 축하해주려고 나온 많은 사람들의 꽃다발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나니 20일간의 오랜 항해 기간 함께 한 여러 사람의 노력이 새삼 고마웠다.

동방포럼를 경축하는 '2018극동범선대회'에 참가하여 모두가 힘을 합쳐 어려운 난관을 지혜롭게 극복하고 국위를 선양한 범선대회였다.

항해를 마친지 여러 날이 지났지만 아직도 미친것처럼 부는 바람과 파도가 센 동해(東海)를 지나는 항해하는 꿈을 매일같이 꾸고 있다.

정말 바다가 좋다!

2020년, 한국(여수)–러시아(블라디보스톡)–일본(도야마)–중국(청도)를 항해하는 극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범선대회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진다. /이효웅 해양탐험가

 

▲ 여수에 귀항해 꽃다발을 받고 기념 촬영 /사진=이효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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